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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강행' 박지현 "후보등록 막을 명분 없다, 내로남불 깰 것"

'586 용퇴' '조국사태 반성' '팬덤과의 결별' 강조... 당대표 경선 출마 가능할지는 미지수

등록 2022.07.15 12:14수정 2022.07.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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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민주당이 변하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집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결국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강행했다. 민주당은 '당원 가입 6개월'이 지나야 피선거권을 갖는 당규에 따라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불허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14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등록을) 반려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 받아들여질 것이다"라고 밝히며 당대표 후보로 등록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의 후보 등록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이미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지난 4일 "예외를 인정할 만한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무위원회에 부의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당무위원회에서도 역시 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밝히며 다시 한 번 '불허' 의사를 전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 13일에도 박 전 위원장을 만나 피선거권 재논의는 어렵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 강행 결정에 대한 당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당초 박 전 위원장은 국회 분수대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 측이 "국회 경내에서는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회견이 불가피하다"라고 공지하고, 국회 정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 원외에서 출마하는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현역 국회의원 이름으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빌려서 출마 선언을 한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에게 기자회견장을 잡아주는 의원은 없었다.

"왜 의원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냐"라는 질문에 박 전 위원장은 "같이 기자회견에 서야 한다니까 부담감을 느끼신 분도 있었다. 대놓고 지지하는 건 어렵지만, 마음 속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의 출마를 바라보는 당내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출마를 밀어붙였다. "왜 지금 출마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민주당은 3연패를 했다. 하루라도 빨리 쇄신과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예정된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서도 "이번 전당대회에선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의원이) 차기 대선에서도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면서 "(이 의원이) 출마하면 우리 당도, 이 의원도 엄청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5대 혁신안 확장한 박지현... 다시 '586 용퇴'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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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박지현 전 위원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비대위원장 재임 당시 발표한 '5대 혁신안'을 구체화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먼저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역량 있는 청년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만들겠다. 아름다운 용퇴로 미래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해달라고 정치선배들을 설득하겠다"라고 밝혔다.

'아름다운 용퇴'가 곧 당내 '586(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1960년대생) 세대'에 대한 얘기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라며 "당내에서 앞으로 우리 당이 가지고 나가야할 새로운 의제에 조금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더 엄격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성범죄 근절도 약속했다. 그는 "민주당의 몰락은 성범죄 때문이다. 성범죄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서 민주당에 다시는 성폭력이 발붙이지 못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조국 사태'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 모두 기득권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조국을 넘지 않고선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제가 대표가 되면 조국의 강을 반드시 건너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팬덤과 결별하고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릇된 팬심은 국민이 외면하고, 당을 망치고, 협치도 망치고, 결국 지지하는 정치인을 망친다"라며 "욕설, 문자, 폭탄, 망언과 같은 행위는 강력히 제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팬덤이 장악하지 못하도록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라며 "1년에 1회 지역당원 총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이를 평가에 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기존 5대 쇄신안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겠다'라는 항목을 발전시켜 '진보적인 복지국가 정책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주40시간 노동'으로 단축 등 삶의 질 향상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 노동권 향상 ▲여성 차별 해소 및 디지털 성범죄 근절 ▲지방분권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는 우리 정치가 선배들의 경륜과, 새로운 인물의 과감한 도전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전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청춘은 빗물 위에서도 탁탁 튀어 오르는 불꽃과 같다. 제가 누군가에게 매우 불편할 수 있는 낯선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마지막에 그는 "여성과 남성, 노인과 아이, 성소수자 그 누구나 평등하게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이 꿈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민주당의 꿈"이었다며 "제가 도전하겠다. 기회를 주시고 응원해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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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박지현 #당대표 #더불어민주당 #조국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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