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인터뷰] 6·25 전쟁 참전 용사 모복동 어르신

등록 2022.06.29 17:56수정 2022.06.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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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참전용사로 참전한 올해 93세의 모복동 어르신은 어떤 경험을 했을까?
산서면에서 93년을 살고 있는 모복동(93) 어르신은 21살 나이에 아내 곽계순(92) 씨를 만나 결혼을 했다. 결혼생활 1년 후에 6·25전쟁이 일어나 22살에 군산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논산 훈련소에서 총검술 훈련을 받았다는 모복동 어르신.

모복동 어르신은 73년 전에 받은 군번 번호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92로 시작하는 군번과 93으로 시작하는 군번 두 가지 군번이 나왔는데 92로 시작하는 군번은 제주도로 가서 훈련을 받고, 93으로 시작하는 군번은 논산에서 훈련을 받았지. 군번은 내 생명이고 내 목숨인데 외우고 있어야지."

논산에서 전투훈련을 받은 모복동 어르신. 간판을 세워 놓고 엎드려 총을 쏘고, 총 끝에 칼을 달아 막 찌르는 훈련도 했다.

"지금은 그런 훈련을 받는지 몰라 그때는 훈련도 무서웠는데..."

그때 받은 훈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모복동 어르신은 직접 총검술 모습을 보여준다.

훈련을 받은 후 강원도 인제로 자대배치를 받은 모복동 어르신은 기차를 타고 854고지로 향했다.


"854고지는 강원도 인제에서 제일 높은 산이야. 백마고지는 우리 좌측에 있었고 우리 854고지는 중동부 전선에 있었어. 저녁이 되어 캄캄해지고 적군들이 올라오면 후방에서 미군들이 조명탄을 쏘아 올리는데 환하게 전부 보여 그러면 총으로 일제 사격을 시작하지."

조명탄을 쏘아 올리고, 일제 사격을 하고, 양쪽에서 포탄을 쏘면 아군도 적군도 많이 죽었다고 한다. 모복동 어르신은 다시 6·25 현장에서의 겪었던 일을 이어 이야기한다.

"호를 파놓고 돌아가면서 보초를 서지. 밑으로 300m까지 내려가서 호를 또 파놓고 보초를 서는데, 통신병 한 명하고 보초하고 내려간다. 통신병은 전화선을 등에 메고 내려가는데 통신병과 보초병은 적군들이 올라오면 무전을 하고 전화선을 자르면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지. 보초병들이 다 올라오면 조준 사격을 시작한다. 전화선을 자르는 이유는 적군이 전화선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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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복동(93)어르신 아내 곽계순(92)어르신 두부부가 세상에도 없는 값진 자녀들한테 받은 감사장을 들고 있다. ⓒ 고재영

 
6년 만의 살아서 가정으로

결혼생활 1년 하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나고 6년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모복동 어르신. 부인 곽계순(92) 할머니는 집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모복동 어르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6년 만에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 어머니께서 우리 아들이 살아 돌아왔다며 좋아하시고 부인도 눈물로 나를 반겨 주더라."

70여 년간 부부가 함께 한 곳에서 살고 있는 모복동 어르신 부부는 지난 2019년 훈장보다 더 값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을 받았다. 그것은 자녀들이 부모에게 주는 감사장이다.

'모복동, 곽계순 위 두 분은 평소 맡은 바 가정에 충실하고 잉꼬부부로 결혼 70주년을 해로 하였기에 자식들에게 귀감이 되며,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고 90 평생을 희생하였기에 사랑과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그 공로를 인정하여 감사장을 드립니다. 엄마, 아버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2019년 4월 14일 자녀 일동 드림.'

"이런 상을 받은 사람은 대한민국에 우리 밖에 없을 거여. 앞으로 우리 동네가 잘되고 건강히 살다가 가고 싶네."

모복동 어르신 같은 6·25 전쟁 참전용사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따뜻하게 보내고 있지 않을까?

이제는 우리가 그분들을 지키고,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장수신문(http://www.jangsu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어르신이야기 #인물탐방기사 #한국전쟁이후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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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지역에서 직접 찾아다니며 발로 뛰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고재영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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