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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있는데, '서대구역'은 왜 없었냐고요?

오랜 설왕설래 끝 서대구역 31일 개통... 고속열차 일 38회 정차

등록 2022.03.30 13:27수정 2022.03.3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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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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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첫 열차가 멈춰서게 될 서대구역의 모습, ⓒ 대구광역시청

 
KTX를 타고 동대구역을 지나가다 보면 일행과 꼭 이런 질문을 키득이며 주고받곤 했다. "동대구역은 있는데 서대구역은 왜 없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질문 아닌 질문도 옛말이 될 것이다. 서대구역이 진짜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열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와 한국철도공사는 오는 31일부터 대구광역시 서구 이현동에 위치한 서대구역의 문을 열고, 이에 앞서 30일 개통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KTX를 비롯해 SRT 열차까지 하루 최대 38회의 고속열차가 정차하게 될 서대구역은 오랜 기다림, 그리고 건설을 두고 둘러싼 설왕설래를 딛고 드디어 열차를 멈춰세우게 된다.

대구광역시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서부 대구 지역은 공업단지가 여전히 많아, 대구 중부나 동부 지역에 비해 낙후되었다는 이미지를 떠안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열리는 서대구역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하지만 서대구역 정차에 따른 기존 열차들의 소요시간 증가, 일반열차 미정차 등은 쟁점으로 남는다.

'화물역'에서 KTX역까지... 30년 끌어온 '서대구역'

'동대구역은 있는데 서대구역은 없다'는 이야기 뒤에는 딱 하나의 역을 두고 30년을 이어왔던 논쟁이 있었다. 화물역으로 처음 건설이 구상되었지만, 대구 서부 지역의 공업이 쇠락하면서 그 부지를 여객철도역으로 사용하느냐, 아니냐를 두고 오랫동안 지역 내에서 이야깃거리를 낳았던 역이 서대구역이었다.

1990년대 화물역으로 처음 구상된 역이었던 서대구역은 1996년부터 이른바 '복합화물터미널'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다. 다른 역보다도 널찍한 부지를 잡아둔 서대구역은 대구·경북 지역의 화물 물동량을 흡수할 역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곤 했다. 하지만 IMF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성대한 기공식까지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려던 1997년, 서대구화물역 복합 화물 터미널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청구그룹이 부도를 맞으며 서대구 복합 화물터미널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IMF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서야 화물역 건물이 세워지는 등 사업이 느릿느릿 추진되기는 했지만,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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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구역의 계획이 취소되었던 2009년의 역 건물 모습. 화물 야적장이 널찍하게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CC-BY-SA 3.0) ⓒ Av3037, Wikimedia Commons

 
물류 트렌드도 2000년대 들어 많이 바뀌었다. 도로 교통망이 발전하고 철도로의 화물 수송이 매력을 잃는 등 역에 인접해 복합 터미널을 설치할 이유가 없어진 것. 그런 탓에 '서대구 복합역' 사업은 '여객 기차역을 짓네', '민자역사를 짓네', '아예 사업을 엎어버리네' 하는 입방아 위에 오르곤 했다.

결국 서대구역 화물 터미널 사업이 2009년 백지화되면서 서대구화물역은 반쯤 완성된 플랫폼만을 남긴 채 '미개통역'이라는 찝찝한 모양새로 공단 한 가운데 박혀 있었다. 2012년에는 넓은 부지를 활용해 대구 지하철 3호선의 모노레일 기둥을 조립하는 건설현장으로 쓰이는 등 뒷맛이 찝찝한 일을 마주하기도 했다. 

여러 정치인들의 공약 속에만 하마평에 올랐던 서대구역이 여객 기차역으로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이었다. 당시 대구권 광역철도 계획에 서대구역을 광역전철역으로 개량하는 안이 포함된 것. 화물역으로만 구상되었던 서대구역의 역할이 여객전용역으로 다시 거듭나는 첫 번째 순간이었다.

그러자 계획도 급물살을 탔다. 내친 김에 고속철도 역사까지 건설하자는 계획이었다. 같은 해 10월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1.08로 나왔다. 사업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1969년 개업 이후 오랫동안 '짝꿍'이 없었던 동대구역에도 드디어 짝꿍이 생겨난다는 이야기였다.

2019년 서대구역 신축역사가 드디어 착공되어 2년의 공사 레이스에 들어갔다. 화물 야적장으로 예정되었던 부지는 환승주차장과 버스환승센터가 되었고, 선로 위를 널찍하게 덮는 커다란 역 건물이 들어섰다. 2021년 공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서대구역은 몇 번의 개통 연기를 거쳐 31일 첫 운행에 들어간다.

대구 서부 지역 되살리는 계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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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던 2021년의 서대구역 모습. ⓒ 박장식

 
대구 지역민들이 서대구역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 대구의 모든 교통망이 집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동대구역의 수요를 분산하고, 경공업이 쇠퇴하면서 오랫동안 답보 상황에 빠진 대구 서부 지역의 재생에도 큰 역할을 하리라는 그런 기대가 서대구역에 걸려 있다.

특히 대구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고속철도역, 주요 터미널 등 대구의 주요 교통시설은 대구의 동부 지역에 몰려 있던 상황. 동대구역까지 가는 시간이 길어 불편을 겪었던 성서, 칠곡 등 지역에서는 더욱 빠르게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은 전철역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지만, 오는 2024년 구미에서 대구를 거쳐 경산까지 향하는 대구권 광역전철이 개통하면 교통 편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도 나왔다. 대구광역시에서는 대구 서부 지역에 퍼져 있는 서대구고속버스터미널·북부정류장 등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합해 복합환승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동대구역 일대가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통해 대구의 주요 상권으로 떠올랐듯, 서대구역 역시 공업지대라는 편견을 뒤로 하고 복합환승센터 개설을 통해 날아오를 준비가 된 셈이다.

향후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건설되는 철도도 적지 않다. 서대구역에서는 달성군 대구산업단지까지 연결되는 대구산업선이 분기되어 광역전철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추진되고 있는 광주와 대구 간 '달빛내륙철도' 역시 서대구역에서 출발한다는 계획. 서대구역이 동대구역 못지 않은 철도의 중요한 분기점 자리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정차로 인한 소요시간 증가, 일반열차 미정차 문제 해결해야

물론 서대구역이 '장밋빛' 미래만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대구역의 개통에 따라 따라붙는 논란도 적잖다. 가장 먼저 서대구역에 KTX가 정차하면서 소요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논란이다. 서대구역은 구조상 고속선을 통과하는 KTX가 정차할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이기도 하다.

서대구역에는 고속열차 전용선이 통과하지만, 하지만 지하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도중에 서대구역을 맞닥뜨리는 탓에 정작 열차가 정차할 수 없다. 그런 탓에 서대구역을 이용하는 열차는 약 10km 전에 위치한 경북 칠곡에서 경부고속선을 빠져나와 경부선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 탓에 증가되는 시간은 열차 당 8분에서 10분 정도로 추산된다. 물론 고속선을 이용하지 않으니 열차 운임이 400원 정도 저렴해지기는 하지만, 서울 - 동대구 간 KTX 운임이 43,500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늘어나는 시간에 비해 '새발의 피'만큼 할인이 되는 모양새다.

물론 한국철도공사와 (주)SR은 개정을 통해 서대구역을 정차하는 열차의 정차역을 조정해 전체적인 소요시간에 큰 차이가 없도록 했지만, 향후 개정이 지속되면서 소요시간이 크게 늘어날 우려도 있다. 향후 철도 관계기관의 슬기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새마을호나 무궁화호와 같은 일반열차가 멈춰서지 않는다는 것도 일각에서 문제로 짚고 있다. KTX는 정차하는데 무궁화호는 통과하는 조금은 이상한 그림이 그려진 것. 특히 복합환승센터 구축에 있어서 일반열차 정차는 필수적인 요소인만큼 이른바 '서민 열차'의 서대구역 정차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필요성이 대두된다.

대구의 두 번째 고속열차역, 북적일 모습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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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은 복합환승센터 사업을 통해 대구의 새로운 상권으로 거듭났다. 서대구역 역시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박장식

 
한국철도공사와 (주)SR은 31일부터 운행할 서대구역의 정차 횟수를 확정지었다. KTX의 경우 월~목요일 하루 13회의 열차가 왕복으로 오가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14회 오간다. SRT는 하루 5번의 열차가 멈춰선다. KTX는 서울까지 1시간 40분에서 50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서대구역에 붙는 재미있는 타이틀도 있다. 바로 경부선에 오래간만에 등장한 새로운 중간정차역이라는 점, 그리고 서대구역의 개통으로 광역시에서는 대전에 이어 두 번째로 두 개 이상의 고속열차 정차역을 보유한 도시로 대구광역시가 거듭난다는 점이다.

서대구역을 하늘에서 바라다보면 마치 날개를 닮았다. 대구광역시는 이를 "서대구역 일대와 동대구역 일대의 균형잡힌 발전'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그런 바람처럼, 대구의 두 번째 고속열차역인 서대구역이 여느 고속열차역 못잖게 시민들로 북적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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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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