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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육성 증언까지... 후보님, 특검 동의하십니까?

[대선 이슈 칼럼] 이 시점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답해야 하는 질문

등록 2022.03.07 11:33수정 2022.03.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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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격돌한 두 후보, 이재명 "대통령 걸고 특검! 동의하나!" vs 윤석열 "이거 보세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선후보 TV토론회가 열렸다. (주관 방송사 KBS) * 오마이TV 정기후원 전화가입: 010-3270-3828 직접가입: http://omn.kr/5gcd * 오마이TV 일시후원 계좌후원: 농협 003-01-196121 (예금주: 오마이뉴스) 그 외 방식(신용카드, 휴대폰, 계좌이체, 가상계좌): http://omn.kr/1xec9 * 광고 문의 : ohmynewstv@gmail.com ⓒ 김윤상

 
이재명 : "제안 드리겠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대장동) 특검해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책임지자. 동의하십니까?"
윤석열 : "이거 보세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서 수사도 다 회피하고, 대통령 선거가 국민학교 애들 반장선거입니까? 정확하게 수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덮었잖습니까."


지난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3차 TV토론의 백미는 방송이 거의 끝날 무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마지막 주도권 토론에서 등장했다. 이전 토론과 달리 비교적 정책 이야기를 많이 하던 윤 후보가 또다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대장동 관련 공세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토론을 지켜보던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또 대장동이라니. 윤 후보는 국민들에게 할 말이 대장동 밖에 없는 건가. 오죽하면 세간에서 이를 일컬어 '또장동'이라고 하지 않던가.

게다가 윤 후보의 공세가 더 치졸하게 느껴졌던 건 그것이 윤 후보의 마지막 주도권 토론 시간으로서, 이 후보에게는 30초의 답변만 허락된, 결코 공정하지 않은 공격이기 때문이었다. 전에도 대장동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30초가 태부족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윤 후보가 현직 검사처럼 이렇게 몰아붙이면 이게 제대로 된 토론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반전이 이어졌다. 윤 후보의 길고 긴 질문을 이 후보가 아주 간단하게 받아친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도 특검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어도 책임을 지자는 반박.

당황한 것은 오히려 윤 후보였다. 그는 공적인 자리에서 어울리지 않는 '이거 보세요'라는 말을 두 번이나 언급하더니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후보가 연거푸 특검에 동의하냐고 물었지만, 윤 후보는 끝내 특검을 수용하지 않았고, 정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만 했다. 왜 윤 후보는 특검을 수용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자신 있으면 그 자리에서 특검을 수용하면 될 텐데 왜 회피했을까?

그러나 이 궁금증은 다음날이 되어도 풀리지 않았다. 그날 새벽에 일어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뉴스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토론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대장동 공방은 그렇게 9일 본 투표일까지 양측의 일방적인 공세만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뉴스타파>의 대장동 관련 보도 전 까지는 말이다.

<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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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공개 ⓒ 뉴스타파

 
지난 6일 밤 <뉴스타파>는 대장동과 관련하여 중요한 보도를 했다.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자신의 동료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나눈 대화 음성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대화 내용은 그동안 우리가 접해왔던 '정영학 녹취록'의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과 관련된 사건은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묻으려 했고, 대장동 사업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때문에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가 주장한 바와 거의 일치한다.

다음은 <뉴스타파> 보도 중 김만배씨가 윤석열 당시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언급하는 내용이다.

김만배 : "박OO(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신학림 : "박영수 변호사가 윤석열 검사와 통했던 거야?"
김만배 :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지."
신학림 :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만배 :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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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의 수상한 흔적 ⓒ 뉴스타파

 
<뉴스타파>의 보도가 충격적인 것은 실제 김만배씨가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조작과 편집의 가능성이 있는 녹취록보다는 음성파일이 더 설득력을 지니고, 이는 자연스레 김만배씨를 상갓집에서 한 번 밖에 보지 못했다는 윤 후보의 증언을 떠올리게 만든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김만배씨가 밝히고 있는 이번 대장동 사업의 수혜자들이다. 그는 대화에서 그들이 누군지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처음에 잘 팔렸으면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었는데. 천화동인 1호부터 18호까지 해서. 그런데 안 팔렸지. 하나도 안 팔렸어. 왜냐하면 성남시가 너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공모 조건을 만들어서... 법조인도 엄청나게 여기에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성남시에서) 3700억 원 선 배당 받아가겠다니까 법조인들이 '아, 우리는 그러면 안 해' 이렇게 해서 내가 많이 갖게 된 거지. 원래 천화동인은 다 팔 계획이었는데."

이는 민간 사업자 화천대유가 누구를 대상으로 '돈 잔치'를 벌이려 했는지 보여준다. 그들은 바로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고위 법조인 카르텔이다. 대장동 50억 클럽과 관련하여 몇몇 고위 법조인이나 그 출신들이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우연일까?

김만배씨는 이어서 이재명 당시 성남지사 때문에 화천대유가 수익을 많이 내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이재명이 난 놈"이라며, 성남시가 너무 많은 추가 부담을 지웠다며, 이 지사에게 욕을 했다고 말한다. 이재명 후보의 주장대로 이 후보의 설계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됐음을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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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가 생각하는 이재명 ⓒ 뉴스타파

 
특검, 동의하십니까?

사실 이번 <뉴스타파>의 보도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다스뵈이다> 등에서 김어준 총수나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이 주장하던 사실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물증 없이 심증만 있었기에, 또 그동안 보수 언론들이 그들을 마냥 음모론자로 몰고 갔던 탓에 많은 이들이 설마 하며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았을 따름이다.

그러나 이제는 김만배씨의 음성파일까지 나온 이상 윤석열 후보는 답해야 한다. 자신이 김만배씨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부산저축은행 대출 사건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대장동은 과연 누구의 돈놀이인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그냥 그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많은 우연들이 겹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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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진술 ⓒ 뉴스타파

 
윤 후보는 토론회에서 특검 대신 제대로 수사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대놓고 검찰공화국을 선포한 대통령 밑에서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며, 제2의 BBK가 될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적지 않은 이들이 '대장동' 때문에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대장동' 예를 들며 이재명 후보가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금, 새롭게 밝혀진 '또장동'을 다시 생각해 본다. 윤석열 후보님, 특검 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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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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