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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교통 핵심 GTX, '통과 갈등' 해결 방안이 먼저

[환승센터] 정거장 매우 적은 데 비해 공사 구간 지역 피해 적지 않아... 대책 필요

등록 2022.03.18 06:07수정 2022.03.1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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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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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5년을 책임질 정부의 교통 정책 핵심은 'GTX'이다. ⓒ 박장식

 
새로운 정부의 교통 핵심 공약이라면 단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우리에게는 'GTX'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교통 시스템의 확충을 들 수 있다. 특히 수도권의 통근 시간을 크게 줄이는 획기적인 역할을 해낼 GTX는 언급만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기대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곤 했다. 

특히 새로운 정부에서는 GTX 사업을 현재 건설되고 있는 동탄-운정 간 A노선을 포함해 기추진되고 있는 B·C노선을 1기 GTX로, 공약사업인 D·E·F노선을 2기 GTX로 명명하는 등 광역급행철도 노선 확충에 대한 의지를 크게 드러내고 있다.

GTX의 강점은 적지 않다. 이미 포화된 도심 철도의 수송량을 분산하고, 이미 세계 기준으로도 긴 편인 수도권의 출퇴근 시간 및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급행철도'라는 말 이면에는 살펴보아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이미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통행'에 따른 문제 때문이다.

지하 통과 두고 진통 겪는 지역들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첫 노선인 GTX-A 노선은 공사 도중에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GTX 터널이 한창 공사되고 있는 청담동, 부암동 등 지역에서는 GTX 공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고, 공사 지역 위 주택에서 균열과 누수 문제를 겪는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GTX는 지하 40~50m 아래의 암반층에 대심도 터널을 뚫어 기존 지하 터널이나 하수관, 통신로 등과 접촉되지 않는데다, 지상과도 간섭이 없다는 것이 공사에 나선 기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발파 공사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고 나선다. 특히 종로구 부암동에서는 GTX 공사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발파 작업 등으로 인한 주택 붕괴 가능성으로 인해 GTX 통과를 반대한다며 2년 전엔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시위에 나선 주민들은 자신들의 우려가 2년 뒤 공사 과정에서 현실이 되는 씁쓸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발파작업이 벌어지는 지상의 주택가에서 담벼락에 균열이 생겼다는 민원이 나오는가 하면, 가정집의 문이 뒤틀리는 등 하자가 발생했다는 항의가 곳곳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하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GTX-C 노선이 지나게 될 강남구 대치동 역시 '지하 통과'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해당 노선이 노후 주거단지인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주민들이 결사 반대에 나서기도 했다. 곳곳에서 GTX와 관련된 갈등이 터져나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불편을 감내할 이유도, 그에 따른 보상도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도심 공사구간에서 생기는 문제, 문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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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노선의 공사가 이어지고 있는 종로구 홍지동의 공사 초기 모습. 홍지동·부암동 일대는 GTX 선로가 지나지만 정차역이 없는 지역이다. ⓒ 박장식

 
GTX 통과 지역의 주민들은 공사 기간동안 불편을 겪고, 공사 이후에도 환풍구 개설 등으로 인한 대기질 저하 등의 피해를 본다 해도 그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 보통 공사에 대한 불편을 보상할 방법으로는 정거장의 개설이 있지만, GTX는 '광역급행철도'라는 특징 탓에 정거장을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사 기간 중 불편은 불편대로 겪고, 공사 기간 이후에도 공기질 저하나 소음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GTX 공사에 따른 피해를 오롯이 통과 지역 주민들이 입는 셈이다.

이미 대심도 터널에서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경인고속도로 서울 구간의 정체를 덜기 위한 신월여의지하도로 공사 과정에서 목동 지하 통과 구간의 환풍구 개설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결국 서울특별시는 이른바 '바이패스' 방식으로 내부에서 공기를 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탓에 GTX 사업이 새로운 님비현상(자신이 속한 지역에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반대하는 것)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온다. 실제로 GTX 선로를 마련하기 위한 지하터널 공사는 재산에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데다, 공사 이후에도 환풍구 등 지상설비가 그대로 남아 불편을 준다.

문제는 또 있다. 토지 소유권의 지하 범위를 40m로 제한하는 '대심도 특별법', 이른바 'GTX 특별법'으로 불리는 '교통시설의 대심도 지하건설·관리에 대한 특별 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중인 것. 현재는 심도에 따라 토지 가격의 0.2%에서 1% 정도의 비율을 보상하고 있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보상을 할 필요가 없다.

대심도 도로와 철도 사업을 편리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법이 통과된다면 노선이 지나가는 구간의 경우 GTX, 지하화 도로 등으로 어떠한 편익도, 심지어 금전적인 보상도 얻을 수 없는 탓에 반발이 큰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른바 '대심도 특별법'의 통과 여부에도 새 정부의 GTX 추진의 동력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선 늘어나는만큼 늘어날 갈등, 지혜로운 해결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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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호쿠 신칸센의 공사에 대한 시민 보상을 위해 지어진 '뉴셔틀'의 모습. 뉴셔틀 옆 교각이 신칸센 선로이다. ⓒ 박장식

 
당장 비슷한 갈등을 겪은 곳이 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항 해저터널 구간 공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던 인천 삼두아파트가 그렇다. 삼두아파트 주민들은 해저터널을 관통하기 위한 발파 탓에 누수·균열·파열 등의 문제를 겪은 데다, 아파트의 기울어짐 현상이 벌어졌다고 호소했다.

특히 삼두아파트 주민들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지만 패소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GTX-A 노선을 넘어 향후 건설될 5개의 GTX 노선 공사 과정에서도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이는 비단 GTX에서만 터져나올 일이 아닌 탓에 노선 개설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당국은 주민들의 피해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해당 문제를 보완하고 보상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갈등을 조정하는 정부로서의 역할도, 특히 건설 과정의 피해를 더욱 전방위적으로 보상하는 정부로서의 노력도 더욱 많이 필요하다.

일본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토호쿠 신칸센을 만들 당시 지역에서 소음 등의 문제로 건설을 반대하고 나서자, 신칸센 노선과 병주하는 통근 전철 노선인 '사이쿄선'과 '뉴 셔틀'을 건설했던 바 있다. 신칸센 노선과 함께 다니는 두 노선은 교통 음영지역의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GTX 사업을 추진할 때 '통과 지역'을 그대로 버리기보다는, 새로운 병주 교통수단의 개설, 공공기관 보강 등 다른 지역 시민들이 얻는 편익 못잖은 편의를 통과 지역 주민들에게 안겨야 한다. 그것이 GTX와 대심도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보상을 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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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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