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중부내륙선, 31일 개통합니다... 어딜 가나 8400원

한국철도공사 요금 및 운행 방식 고시... 일률적 요금에 아쉬움

등록 2021.12.22 16:49수정 2021.12.24 18:00
5
원고료로 응원

한창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부내륙선 철도의 모습. ⓒ 박장식

 
이천 부발역에서 여주 가남, 음성 감곡 등을 거쳐 충주역까지 향하는 중부내륙선 철도의 운행 방식과 요금이 확정되었다. 

지난 21일 한국철도공사는 중부내륙선 부발-충주 구간의 요금을 고시한 데 이어 22일에는 운행 횟수와 방식을 고시했다. 중부내륙선은 KTX-이음 열차가 오는 12월 31일부터 1일 4회 운행하고 요금은 전 구간 8400원으로 책정되었다.

부발-충주 구간의 요금은 KTX-이음 운행에 맞추어 KTX 최저 운임으로 책정된 것으로 부발-충주 중부내륙선 구간 56.3km가 KTX의 최저 운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운임은 감곡장호원-부발, 가남-앙성온천 등 모든 구간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하루 4번 왕복 운행하는 중부내륙선은 충주역에서 오전 6시 41분 첫차를 시작으로 11시 2분, 오후 1시 52분, 6시 30분에 부발로 가는 열차가 출발한다. 부발역에서 충주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전 7시 52분, 오후 12시 39분, 오후 3시 35분에 출발하고, 마지막 차는 오후 7시 30분 출발한다.

가남역, 감곡장호원역, 그리고 앙성온천역에 모두 정차하는 KTX는 부발과 충주 사이를 35분만에 잇는다. 기존 자동차로 1시간 걸렸던 이천과 충주 사이의 거리가 절반 가까이 좁혀지는 셈이다. 아울러 부발에서 가남은 8분, 가남에서 감곡장호원은 8분, 감곡장호원에서 앙성온천은 9분, 앙성온천에서 충주까지는 10분이 소요된다. 
 

중부내륙선에는 KTX-이음 열차만이 단일 운행된다. 열차는 하루 4회 운행한다. ⓒ 박장식

 
중부내륙선 요금은 어딜 가나 8400원이다. 중부내륙선에 KTX만이 운행되기 때문에 현행 요금체계가 확정되었다. 이천에서 충주 일대로 향할 때에는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하이닉스-충주 간 시외버스 운임인 8700원보다 저렴한 데다 소요시간 역시 버스의 3분의 1 정도인 30여 분에 불과해 철도가 높은 경쟁력을 갖는다.

하지만 '중간역'에서는 열차를 이용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천에서 여주 태평리, 장호원이나 감곡 등으로 향하는 시내버스는 중부내륙선보다 자주 다니는 데다, 요금 역시 2000원을 넘지 않는다. 8400원을 받는 중부내륙선 열차를 시간 맞추어 타느니, 환승 할인도 되는 시내버스를 타는 것이 나은 셈이다.

열차가 처음으로 들어오는 앙성온천역 일대, 감곡장호원역 인근 지역도 현행 요금 체계가 적용될 경우 환영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부내륙선 KTX가 시외버스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비싼 요금을 받는 데다, 서울이나 대전 등 인근 대도시로 향하지 않고 이천과 충주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앙성 용포터미널, 감곡터미널에서 충주까지의 시외버스 요금은 각각 4200원과 5600원. 시내버스 역시 시외버스보다 자주 다니지만, 시계외요금이 적용되어 시외버스보다 약간 낮은 운임을 받는다. KTX 요금이 기존 교통수단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싸다 보니 새로운 승객을 유인할 가격 경쟁력이 낮다.

따라서 이천, 여주 가남 일대에서 충주로 바로 가거나, 앙성, 충주 등에서 이천으로 바로 가는 수요를 제외하고는 높지 않은 가격 경쟁력 탓에 모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개통에 앞서 철도 활성화를 노렸던 지자체들 역시 높은 KTX 운임 탓에 활성화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철도공사 "형평성 고려한 운임... 프로모션 진행할 것"
 

중부내륙선 KTX의 종점이 될 충주역의 모습. ⓒ 박장식

 
KTX의 최저운임 기준은 준고속선에서 60km. 하지만 56.3km인 중부내륙선은 최저운임에 미달하는 탓에 '요금 체계를 바꾸거나 중부내륙선에 한해 운임을 저렴하게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는 목소리가 중부내륙선 지역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음성군 관계자는 "철도 요금이 비싸다고 느끼실 것"이라면서도 "중부내륙선 요금과 같은 부분에서는 군에서 관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나 개통 이후 주민들의 불편, 타 지자체의 사례 등을 파악한 뒤 주민들에게 혜택이 되는 방향으로 한국철도공사에 건의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중부내륙선 개통을 맞아서 기초 지자체 등과 함께 활성화 대책 논의를 하려고 하는데 이때 지자체와 요금 관련된 부분도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면서 "논의에 따라 필요가 있다면 한국철도공사와도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대책을 알렸다. 

요금 문제에 대해 한국철도공사는 "KTX 최저운임은 운행거리에 상관없이 열차 운행 시 최소한의 비용이 반영되는 성격이 있다"면서, "전라선, 중앙선 등 타 노선과의 형평성과 향후 중부내륙선 개통 구간 확대 여건 등을 고려해 KTX 최저 운임을 중부내륙선 등 특정 노선에서만 할인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구간에 일반 열차 운행 계획은 현재로서는 검토한 바 없으나, 중부내륙선이 신설 노선인 점을 고려해 많은 지역 주민들이 KTX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개통 초기 프로모션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

중부내륙선 1단계와 2단계가 그려진 지도 ⓒ 국가철도공단

#중부내륙선 #철도 #KTX #충주시 #음성군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2. 2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