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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재명 "일본, 전후 독일을 좀 배울 필요가 있다"

외신기자토론회서 '실용노선' 강조하며 일본 보수세력 비판... "징용판결, 상대국 현실 인정해야"

등록 2021.11.25 17:31수정 2021.11.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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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11.25 [국회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선 과거사와 경제·사회문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일본 보수세력의 태도변화도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일본이 전쟁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국가들에게 사죄했던 독일을 배워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25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초청 토론회에서 일본 <교도통신> 기자로부터 "일본에서는 후보가 그동안 (일본에 관해) 강경발언을 해왔고, 대통령이 되면 한일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일본에 있는 게 사실이다. 실용외교를 대일관계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았다. 손해배상소송을 이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자산 압류를 신청한 상황 등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냐는 물음도 있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외교 현안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또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물었다. 제가 꽤 시간을 써서 답변을 나눠서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매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문화적 교류도 많다"면서도 "근세사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공해서 아주 오랫동안 한국 민중들에게 엄청난 가해행위를 했던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 정상화해야 하지만 특정 정치권력들이..."

이 후보는 "국가와 국가간 관계, 국민과 국민간 관계, 정치집단과 정치집단의 관계는 분리돼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일본 국민과 국가 자체를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현실정치세력들은 한때는 사과하기도 하고, 한때는 그걸 부인하면서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 한 번 잘못했다고 얘기했는데 뭘 자꾸 사과하냐'는 집단도 있다"며 "전후 독일이 유럽국가들에게 취했던 태도를 일본은 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일본 정치세력 일부는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경향도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내적 필요 때문에 불필요하게 대외적 긴장관계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며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그는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 국민들 간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는 정상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특정 정치권력들이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좀더 부합되도록 의사결정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는 "과거사, 영토 문제와 사회·경제 교류 문제는 분리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해나가는 '투트랙'으로 접근해나가면 좋겠다"며 "이런 입장을 잘 관철해주면 충분히 쌍방이 합의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징용문제 관련 판결의 강제집행 문제는 (일본이) 상대국가의 현실적 문제들을 좀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입법, 사법, 행정이 명확히 분리돼 이미 이뤄진 판결을 집행하지 말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전제 위에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산케이신문> 기자는 추가로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과거 일본을 '군사적으로 적성국가'라고 표현한 적 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인지를 묻자 이 후보는 재차 일본 보수세력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안보협력 역시 충분히 가능하지만, 과거사와 독도, 우경화 등을 볼 때 "우리로선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2~3년 전 소위 '수출규제'란 방식으로 한국에 대한 일종의 경제공격을 시도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외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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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25 [국회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중국 <인민망>기자는 한중관계를 더욱 공고화할 방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반도국가는 강력한 국방력을 포함한 국력, 그 기초 위에 국가 리더가 뚜렷한 의지를 갖고 자주적인 외교, 균형잡힌 외교를 해나갈 때 번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한미동맹을 계속 심화·발전시켜야 하고, 가깝고 경제교역 규모가 커지는 중국과의 관계도 경시하기 어렵다"며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외교의 원칙은 국익 중심의 실용적 외교를 기조로 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을 강요당할 게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게 우리 외교의 방향이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되 지난해 6월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문제는 "매우 아쉬운 일임이 분명하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우리가 합의한 건 지켜내고, 잘못은 명확히 지적하고,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거기에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겠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외교 #한일관계 #민주당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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