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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검찰총장)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에 관한 비판 논평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당시 논평은 미디어아트 작가인 문씨가 지난해 강원도 양구군청이 지원한 미술관 사업에 작품을 전시하는 과정에서 7000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게 '특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공예산으로 미술 등 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것 전체를 폄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황급히 논평을 주워담는 모양새이다.
윤석열 후보의 '국민 캠프' 공보실은 22일 오전 기자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내 "21일 문준용씨에 관한 김인규 부대변인의 논평은 캠프의 공식입장과 이견이 있어 철회되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전했다.
후보 측은 "비록 대통령 아들의 지원금 수령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있더라도, 해당 논평으로 문화 예술인 지원에 관한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가 심화되어선 안 된다는 캠프의 판단이 있었다"라며 "기 삭제된 논평을 인용하여 캠프의 입장이 대변되는 일이 없도록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국민 캠프 "세금 지원 안 받고도 전시할 수 있어야" vs. 진중권 "천박하다"
전날(21일) 김인규 부대변인은 "문준용씨가 미디어 아트계에 세계적인 예술인이 맞다면, 도대체 왜 국민의 혈세로만 지원받는 것인가?"라며 "문씨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그가 외국에서 평가받을만한 어떤 실적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청와대가 '세계적'이라고 말하면 국민은 군말없이 믿어야 하는 건가?"라며 "국민세금으로 지원되는 돈을 받지 않고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어야 세계적이진 않더라도 국내에서 호평받는 작가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코로나로 전시할 기회가 사라져 수입이 거의 없는 예술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며 "정부 지원금으로 고작 몇 백만 원을 손에 쥐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또 어떨까?"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또한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특혜를 받아서도 안 된다"라며 "문씨에 대한 지자체기관 등의 지원 과정에서 '대통령의 아들'이란 점이 작동했는지 국민은 궁금해 할 것"이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문씨에 대한 이런 지원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이뤄지고 있으니 수상하지 않은가?"라는 의혹 제기였다.
그러나 이 같은 논평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곧장 이어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21일 관련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윤캠이 심심한 모양"이라며 "이런 거나 물고 늘어지고 있으니"라고 꼬집었다.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일천하고 천박"하다며 "캠프의 정비가 필요하다"라고도 이야기했다.
문준용씨 직접 반박... "미술관이 전시 위해 작품 구매"
문준용씨 역시 직접 반박에 나섰다. 문씨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받았다는 지원금은, 미술관이 전시를 하기 위해 제 작품을 구매한 비용을 말한다"라며 "왜 제게 공공예산을 주느냐? 미술관이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 아들 작품을 왜 세금으로 사느냐? 원래 모든 작품은 세금으로 사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기관에선 이런 것을 뭉뚱그려 '지원'이라고 부른다"라며 "예를 들어 박수근 미술관이 작품을 살 수 있게 양구군청이 '지원'한다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 용어에 불과한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이 단어를 보고 신이 났다. 국민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마치 제가 코로나 생계 지원을 받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 수준 참 한심하다"라고 포스팅을 마쳤다.
윤석열 "논평 게시 과정 몰랐다... 일일이 스크린하지 않는다"
막상 윤석열 후보 본인은 관련 이슈에 대해 선을 긋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한 그는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관련 질문을 받자 "부대변인의 논평이 게시되는 과정에서도 저도 몰랐다"라며 "그런 것까지 일일이 후보가 다 스크린하지는 않는다"라고 거리를 뒀다.
그는 "저는 기본적으로 아무리 옳은 얘기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선거조직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정말 관심 가질만 한 아주 중요하고 큰 이슈에 대해서 논평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며 "이게 강원도에 있는 어느 박물관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 박물관, 그게 어디 정부 박물관인가 아니면 민간 박물관인가?"라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그 부분을 정확히 모르겠다. 그래서 그것이 적절한지 아닌지도 지금은 잘 모르겠다"라는 것.
이어 "남들이 비판한다고 해서 저희 국민 캠프가 또 같이 다 달려들어서 비판하고 하는 것은 좀 잘 판단해서 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그냥 특별한 의견은 없다"라고 구체적인 입장이 없다는 투로 이야기했다.
반면,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감사원장)은 22일 "작품은 세금으로 사는 것이라는 문준용씨에게 우려와 염려를 보낸다"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를 세계적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문준용씨는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그동안 자신에게 지원된 세금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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