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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습 드러낸 GTX-A 차량, 먼저 보고 왔습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차량 품평회... 편의성 신경 썼지만 아쉬운 점도

등록 2021.04.28 18:59수정 2021.04.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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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말]

품평회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GTX-A선 차량의 모습. ⓒ 박장식

 
수도권 주민들의 숙원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모습이 드러났다. 지난 20일부터 국토교통부와 현대로템이 GTX A노선(파주 운정~경기 동탄)에 투입될 철도차량의 실물모형(목업)을 공개하고 품평회를 했기 때문이다.

품평회의 첫 번째 장소였던 동탄여울공원에서 20일부터 22일까지, 그리고 두 번째 장소인 수서역에서 27일부터 29일까지 시민들에게 공개된 GTX 목업은 실제 차량과 거의 흡사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GTX 열차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손잡이의 방향, 모양, 그리고 좌석의 시안 중 어떤 것이 좋을지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기존의 열차와 사뭇 다르게 생긴 GTX 열차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더욱 나아지면 좋을까. 처음으로 마주한 GTX 차량 모습을 담았다.

널찍한 실내, 시인성 높아진 차 내 안내

품평회 현장에서는 커다란 열차가 방문객을 반겼다. 푸른색과 하얀색의 도색이 섞인 시원한 모습에서 다른 열차와 차별된 듯한 인상이 느껴졌다.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답게 앞머리가 일반 전동차에 비해 더욱 곡선을 살려 설계되었고, 혹여나 있을 사고 발생 시 충격을 줄이기 위한 충격 완화 장치도 열차 아래쪽에 삐쭉 튀어나와 있는 점이 보통 지하철 차량과 달랐다.

열차 안에 들어가자 기존의 다른 지하철 차량보다 훨씬 개방감이 있고 널찍한 차내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차분해 보이는 하얀색 내부에 차량 외관을 닮은 푸른색 계열로 포인트를 준 좌석과 손잡이, 그리고 객실 말단부가 눈에 띄어 단조로운 느낌을 피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더욱 널찍해진 GTX-A 차량의 승강문, 그리고 LCD 모니터가 눈에 띈다. ⓒ 박장식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열차 내에 설치된 안내용 LCD와 LED였다. 객실 말단부에는 다음 정차역을 한국어와 영어 등으로 알리는 LED 전광판이 설치되어 멀리서도 편리하게 다음 역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출입문 위에는 널찍한 LCD 모니터가 설치되어 열차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특히 좌석 위에도 보조 모니터가 설치되어 뉴스와 생활정보 등을 알 수 있게 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열차 한 칸에 들어가는 출입문도 보통 수도권 전철이 4개인 것과 달리 3개 정도로 줄었지만, 대신 폭을 1.5배 정도 넓혀 승객들이 승하차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문의 형태도 보통 지하철처럼 두 개의 문이 열렸다 닫히는 '포켓 슬라이딩' 방식이 아닌 KTX, 일반열차를 닮은 '플러그인'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렇게 출입문의 디자인이 보통 열차와 다른 이유는 객실 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막으면서도, 고속열차와 공용하는 구간에서 차폐성을 유지해 객실 내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고속열차가 반대편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생겨나는 충격 등을 막아주기 위해 이런 문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GTX 차량이 대심도 지하터널을 운행하기 때문에 마련된 것도 있다며 천장을 가리켰다. 천장에는 이산화탄소를 조절하는 기기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 관계자는 "GTX 차량이 공기 순환이 어려운 대심도 지하 터널을 운행하지만, 승객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줄여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 열차와는 다른 공조 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GTX 품평회에 전시된 차량 목업의 내부 모습. ⓒ 박장식

 
좌석의 폭도 일반 지하철의 45cm에 비해 10% 정도 넓어지고, 다른 승객들과 살을 맞대지 않을 수 있는 철제 팔걸이가 장착되어 더욱 편의성을 높였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자리를 찾아 앉기는 쉽지 않겠지만, 자리에 앉을 경우 다른 지하철 차량보다 더 나은 장점을 갖게 된 셈이다.

하지만 좌석의 재질이 아쉬웠다. 일반 지하철과 비슷한 플라스틱 재질의 좌석을 장착했는데, 일반 지하철에 비해 비싼 요금을 내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이용객이 많은 GTX의 특성과는 반대된다. 좀 더 푹신하거나 편안한 재질의 좌석을 장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객실 디자인, 직접 참여도 할 수 있네

목업 차량의 곳곳에는 서로 다른 디자인의 좌석, 손잡이, 그리고 객실 통로 봉이 달려 있다. 품평회를 찾은 방문객들이 직접 세 가지 종류의 시안을 평가해보면서 열차 제작에 참여할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좌석의 시안은 하얀 배경에 하늘색 등받이를 장착한 안, 그리고 하늘색 배경에 하얀 등받이가 마련된 안이 마련되어 있었고, 파란색 배경에 하얀색 등받이를 가진 안 역시 차량 내에 준비되어 방문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손잡이나 객실 통로 봉에 대한 투표였다. 손잡이는 진행 방향과 수평으로 둘 것인지, 아니라면 수직으로 둘 것인지를 두고 방문객들이 투표할 수 있게끔 했다. 객실 통로 봉 역시 Y자형, 申자형 등 세 가지 시안을 두고 방문객들이 직접 잡아본 뒤 투표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GTX 품평회에서 열린 객실 내 디자인 시안 투표에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 박장식

 
목업 열차 한쪽에 마련된 시안 투표에는 시민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에 스티커가 가득 붙어 있었다. 이용하기 편리하거나, 눈에 보기 편하다고 여겨지는 시안에 더 많은 스티커가 붙은 모습이었다. 객차 밖에서는 설문지 작성도 이루어져, 직접 시민들이 원하는 열차를 위해 조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GTX A노선에 투입되는 실제 차량은 언제 볼 수 있을까. 현대로템은 남은 품평회 등을 마친 뒤 9월까지 방문객 평가 등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설계를 하고 10월부터 제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4년으로 예정된 GTX-A선 개통에 맞추어 실제 열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품평회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수서역 주차장과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정발산역 앞 일산문화공원에서 진행된다. 가상현실(VR) 체험 등 흥미를 끄는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더욱 많은 시민들이 GTX에 들어가는 열차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광역전철 #수도권 전철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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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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