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노원구청에 옐로우카드를 붙인 이유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 구청에 “세금페이백 온전히 이행하라" 규탄 목소리

등록 2021.04.14 17:45수정 2021.04.14 17:46
0
원고료로 응원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가 13일 오후 5시, 노원구청 앞에서 세금페이백 정책을 온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조직위 소속 회원들과 주민 60여 명은 코로나 방역지침을 고려해 구청 앞 사거리에 분산 집결해 규탄 목소리를 냈다. 

노원구청은 작년 남은 순세계잉여금 일부와 서울시 재정을 합친 선별적 긴급재난지원금을 '세금페이백'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에 대해 '남은 세금을 주민 모두에게 돌려주라는 것이 세금페이백의 취지'라며 '구청은 주민과의 약속을 온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원주민들은 세금페이백이 구청과 주민 간의 약속이라며 온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 강여울


   
차봉은 보건의료노조 을지대학교 을지병원지부장은 보궐선거 결과에 빗대어 구청장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보궐선거의 교훈은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는 정치권이 어떤 선택받는지 여실히 보여준 선거"라면서 "오승록 구청장이 1만 7천 명과의 약속을 이렇게 외면하면 계속 구청장직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상계동 주민 양명수씨도 "주민이 선출한 구청장이 주민과의 약속도 이행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주민들이 이토록 강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제2회 노원주민대회에서 오승록 구청장이 직접 밝힌 약속 때문이다. 당시 오 구청장은 "1만 7천 명 주민들이 선택해주신 결과를 받아 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투표 결과를 주민들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며 세금페이백 이행을 약속한 바 있다. 

세금페이백 요구의 단초가 된 '순세계잉여금'은 구청이 처음 예산을 편성할 때 수입을 제대로 예견하지 못해서 발생하게 된다. 주민들은 그러한 예산 운용행태를 지적하며 '주민 세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면 쌓아놓거나 쪼개어 쓰지 말고 도로 돌려달라'며 세금페이백을 압도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면담과정에서 오승록 구청장은 "현재 남은 순세계잉여금을 일괄 지급하면 일인 당 2만~3만 원 밖에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면이 안 선다"고 입장을 바꿨다.

월계동 주민 김성은씨는 세금페이백 본 취지를 언급하며 "주민 입장에서는 세금페이백으로 많은 금액을 돌려받는다 해서 기뻐할 수 없다. 그만큼 구청이 우리 예산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금액이 적다고, 면이 안 선다고 이행하지 않는 건 구청이 세금페이백의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고 비판했다. 

작년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였던 노원 서비스공단 노동자 방성만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방씨는 "그때에도 구청장이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파업까지 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하며 "코로나 상황에도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구청 앞에 나오는 건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청장은 약속을 이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종석 전노련 북서부지역장은 우선 주민들이 일군 성과를 강조했다. 김종석 위원장은 "주민의 힘으로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100% 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보고하며 "주민들이 지적해주시던 보도블록 갈아엎던 예산이 줄어들었습니다. 다 주민 여러분 덕"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3회 노원주민대회 이행 계획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우선 노원구 예산이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지 주민과 함께 알아보는 '노원구 예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3회 주민투표에 작년 1만 7천명보다 더 많은 참여인원을 모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세금페이백에 대해서는 "세금페이백 정책을 완전히 제도화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연구하여 근본적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노원구청 사진이 붙은 큰 그림판에 옐로우 카드를 붙이며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는 경고의 뜻을 표현했다. 
 

주민들은 노원구청에 옐로우카드를 보냈다 ⓒ 강여울

#노원주민대회 #세금페이백 #노원구 #순세계잉여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