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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놓친 도쿄행 티켓, 미래 확인한 여자축구

[도쿄올림픽 PO 2차전] 한국, 중국과 2-2무… 합계 3-4로 올림픽 진출 좌절

21.04.14 09:29최종업데이트21.04.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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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 대표팀 공격수 최유리가 중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낸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한 끝이 부족했다. 비록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은 좌절됐지만 한국여자축구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13일 오후 5시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중국에 2-2로 비겼다.
 
홈 1차전에서 1-2로 패한 한국은 중국과의 원정 2차전에서 90분 승부 끝에 2-1로 승리,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연장 전반 통한의 실점으로 합산 점수 3-4로 패하며, 중국에게 올림픽 티켓을 내줬다.
 
잘 싸운 한국, 연장 접전 끝에 아쉬운 탈락
 
이날 한국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정미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스리백은 심서연-이영주-홍혜지로 구성됐다. 허리는 장슬기-조소현-지소연-임선주, 전방은 최유리-강채림-이금민이 포진했다.
 
2골 이상이 필요한 한국은 초반부터 공격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전반 중반까지는 매우 팽팽했다. 한국은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수의 짜임새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마침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1분 왼쪽에서 조소현이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왼발로 크로스했고, 강채림이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선을 잡은 한국은 전반 45분 추가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상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강채림이 크로스한 공을 놓고 최유리와 중국 수비수가 경합했다. 혼전 끝에 리멍원의 발에 맞고 중국 골문으로 들어가는 자책골이 터졌다.
 
2-0을 만든 한국은 이대로만 끝나면 올림픽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 세밀한 공격 전개, 역동적인 플레이로 중국을 압도했다. 후반 9분 홍혜지, 14분 임섬주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추가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중국은 후반 장신 공격수 양만을 교체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4분 한 골을 만회했다. 세트피스에서 왕쉬리의 크로스를 왕만이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합산 점수 동률을 이루자 두 팀은 조심스런 경기 운영을 펼쳤다. 벨 감독은 후반 32분, 42분 최유리와 이금민 대신 추효주, 여민지를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별다른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체력 열세를 드러낸 한국은 연장 전반 뼈아픈 실수로 무너졌다. 연장 전반 13분 실수를 틈 타 왕슈앙이 왼발 슈팅을 골문에 꽂았다.
 
한국은 연장 후반 이영주, 강채림 대신 권하늘, 손화연을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끝내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 진출 실패했지만 청사진 제시한 콜린 벨호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는 세 차례 출전했지만 정작 올림픽에는 본선 진출이 없다. 언제나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지 못한 결과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올림픽 본선에 나갈 적기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19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벨을 선임하며 이번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했다.
 
이번 대표팀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을 비롯해 강채림이라는 신예 스트라이커의 등장으로 탄탄한 스쿼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또, 벨 감독은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동안 팀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른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는 중국과 0-0으로 비기며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1차전에서 한국은 매우 선전했다. 1-2로 아쉽게 패했지만 허리 싸움에서 대등함을 보인 데다 많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벨 감독은 1차전의 약점을 보완해 2차전에서 다른 전술을 들고 나왔다. 포메이션을 4-3-3이 아닌 3-4-3으로 바꿨고, 지소연의 제로톱 대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시켜 중국의 허를 찔렀다.

중국 원정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한국은 90분 동안 중국을 압도했다. 선수들의 투지와 정신력도 빛났다.
 
이번 중국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한국은 과거와는 180도 다른 전력을 선보였다. 이제 중국과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전력을 키워낸 것이다. 2023 월드컵,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축구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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