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윤여정 "아카데미는 올림픽 아냐, 모든 배우가 승자"

<포브스>와 인터뷰... "아카데미 시상식 가고 싶지만 증오범죄 걱정"

21.04.13 09:06최종업데이트21.04.13 09:06
원고료로 응원

<포브스>의 윤여정 인터뷰 기사 갈무리. ⓒ 포브스

 
올해 가장 유력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떠오른 윤여정이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가 승자라고 강조했다.

미국 유력 매체 <포브스>는 현지시각으로 12일 윤여정을 인터뷰하며 그의 연기 인생을 소개했다.

꿈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 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미국배우조합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이 매체는 "윤여정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면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최근 미국배우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으며 오는 25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에서도 선두주자(frontrunner)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영화팬들에게 윤여정은 갑자기 떠오른 스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평생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배우"라고 설명했다.

윤여정은 "나는 '미나리'에서 한국어로 연기했고, 한국에서와 비슷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환영을 받게 될 줄 몰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배우들 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후보에 오른 5명의 배우가 저마다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았고, 이를 비교할 방법이 없으니 사실상 모두가 승자"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는 것을 보기 좋아하지만, 이것은 올림픽이 아니다"라며 "모든 배우가 훌륭한 연기를 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배우로 첫 아카데미 후보, 슬프기도 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말하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갈무리. ⓒ BAFTA

 
윤여정은 결혼과 미국 이민, 이혼 경험 등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결혼하고 미국에서 살다가, 이혼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를 떠올리며 "나는 연기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지만, 과거 한국에서는 여배우가 결혼하면 경력이 끝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나 다름없었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라며 "이혼한 여자는 남편에게 순종하겠다는 결혼 약속을 어긴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끔찍한 시간이었고,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과거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어떤 역할이라도 맡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지만,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노린 증오 범죄가 급증하면서 두 아들이 걱정한다는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인데,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라며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더 위험하다면서 경호원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이런 사태를 빗대어 사회적으로는 물론이고 영화계에서도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윤여정은 "지금까지 나 말고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한국 배우가 없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고, 어떻게 보면 슬프다"라면서도 "나는 (후보에 오른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인생은 나쁜 것이 아니라 놀라움으로 가득하다"라고 말했다.
 
윤여정 아카데미 미나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