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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타석 3점포' 노시환, 스윙 두 번에 6타점... 거포 유망주

[KBO리그] 한화 노시환, 2홈런 6타점 2득점 대활약... 7-0 승리

21.04.10 09:58최종업데이트21.04.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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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홈 개막전에서 두산에게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한화는 이후 3경기에서 두 번의 팀 완봉승을 포함해 2승 1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떨어질 수 있었던 팀 분위기를 바꿀 계기를 마련했다(2승3패).

한화는 선발 김민우가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고 주현상, 윤대경, 윤호솔이 이어 던진 불펜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작년 팀 타율 1위(.293)였던 두산을 무실점으로 막은 마운드도 불방망이를 내뿜은 이 선수 만큼 빛나진 않았다. 연타석 3점 홈런을 터트리며 한화가 올린 7득점 중 6타점을 홀로 책임진 '한화의 차세대 간판타자' 노시환이었다.

2차 지명에서 아마추어 1순위 지명 받은 유망주
 

한화 노시환 ⓒ 연합뉴스

 
작년 18연패 수모와 함께 46승 3무 95패(승률 .326)로 시즌을 마친 한화는 '전면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무려 11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사실 신인 선수들이 입단하고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합류하면 매년 선수단 정리는 불가피하지만 한화의 방출 명단에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였던 이용규(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송광민, 최진행 등 2010년대 한화를 대표했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특히 송광민의 방출은 지나치게 섣부른 결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비록 작년에는 타율 .235 9홈런 43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송광민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120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하며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이성열과 함께 한화 타선을 이끌었던 간판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한화 구단에는 핫코너에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송광민 이상의 잠재력을 갖췄다고 믿은 유망주 노시환이었다.

부산 경남고 출신으로 185cm 90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노시환은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이후 경남고에 등장한 또 한 명의 거포 유망주였다. 1학년 때부터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재능을 자랑하던 노시환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2라운드까지 해외파 선수가 4명이나 지명된 드래프트에서 당당히 순수 아마추어 선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것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신인왕 자격을 얻지 못하면서 노시환은 서준원,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김기훈(상무) 등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분류됐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노시환의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노시환은 루키 시즌 대선배 송광민과의 경쟁에서 밀려 주로 대타요원과 백업 내야수로 91경기에 출전했다. 성적은 타율 .186 1홈런 13타점 19득점.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타격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가 무색해지는 부진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노시환은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5안타 4홈런 10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내며 자신에 대한 실망을 다시 기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아무리 루키 시즌에 부진했다고 해도 역시 노시환의 파워와 재능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한화 팬들은 프로무대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을 노시환의 2년 차 시즌을 더욱 기대했다.

홈 개막전에서 연타석 3점홈런으로 6타점 수확

노시환은 작년 시즌 몸무게를 8kg이나 감량하면서 더욱 날렵해진 몸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한용덕 감독은 노시환을 3루는 물론 유격수까지 병행시키며 타선의 힘을 극대화하는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노시환의 유격수 도전은 20경기 146이닝 만에 막을 내렸다. 노시환은 작년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220 12홈런 43타점 46득점으로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시즌을 보냈다.

아무리 프로 2년 차의 경험이 적은 선수라 하더라도 중심타선에서 타율 .220은 만족하기 힘든 수치다. 하지만 노시환은 작년 한화 타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리 수 홈런을 때려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두 자리 수 홈런을 친 타자가 아무도 없었던 한화 타선에서 유일하게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가 노시환이었다는 뜻이다. 노시환에 대한 한화팬들의 기대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20여 년간 한화 타선을 이끌었던 '출루머신' 김태균이 현역생활을 마감하면서 노시환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노시환은 올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타율 .385(13타수 5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까지 약점으로 지적되던 정확도가 한층 나아졌다. 5안타 중 2루타가 3개나 될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도 여전했지만 시원한 홈런포가 터지지 않아 아쉬워 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노시환은 홈관중들이 모여 있는 첫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그것도 두 타석 연속으로 터트리며 홈팬들에게 대전의 새로운 간판타자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1회 2사 1, 3루에서 유희관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포를 터트린 노시환은 3회 2사 1, 2루에서는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3점 홈런을 터트렸다. 단 두 번의 스윙으로 단숨에 6타점을 쓸어 담은 노시환은 시즌 장타율이 무려 1.059로 상승했다.

작년 시즌 9타점을 기록하기까지 무려 38경기가 필요했던 노시환은 올 시즌 단 4경기 만에 시즌 9타점을 올렸다. 타점 부문에서도 10타점의 나성범(NC다이노스)에 이어 이대호(롯데), 양의지(NC)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노시환이 이제 프로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00년생, 만 20세의 젊은 선수라는 점이다. 이 재능 넘치는 우타 거포 유망주는 이미 한화의 간판타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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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한화 이글스 노시환 홈 개막전 연타석 3점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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