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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홈런' 최주환, 화끈했던 이적 신고식

[KBO리그] 4일 롯데와의 개막전 2홈런3타점2득점 폭발, SSG 창단 첫 승

21.04.05 09:47최종업데이트21.04.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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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인수한 SSG가 창단 첫 공식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홈런4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5-3으로 승리했다. SSG는 야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구단주가 참석한 가운데 치른 첫 공식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새 팀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SSG는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가 6이닝7피안타(1피홈런)3탈삼진무사사구2실점으로 SSG의 역사적인 첫 번째 승리투수가 됐고 김태훈과 이태양, 김상수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석에서는 간판타자 최정이 멀티 홈런과 함께 2홈런2타점3득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지난 겨울 SSG가 인수한 SK가 영입했던 'FA거포' 최주환이 결승 홈런과 함께 2홈런3타점을 몰아치며 SSG의 중심타선이 달라졌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정근우 이후 나타나지 않은 SK의 붙박이 2루수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왕조 시절'까지만 해도 2루수는 SK가 자랑하던 포지션이었다. 세 번이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정근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주전으로 도약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야무진 타격과 재빠른 수비, 그리고 빠른 발을 두루 갖춘 리그 최고의 2루수로 맹활약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무려 8년 연속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SK 내야의 간판스타였던 정근우는 2013 시즌이 끝나고 4년70억 원을 투자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SK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8년 동안 연평균 117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붙박이 2루수 자리를 책임지던 정근우의 갑작스런 이탈에 SK는 미처 대안을 준비하지 못했다. 10년 가까이 한 번도 걱정해 본 적이 없었던 2루수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SK는 2014년부터 유틸리티 내야수 나주환(KIA 타이거즈)에게 2루를 맡겼지만 2년 간 주전 2루수로 활약한 나주환은 2016년 단 24경기 출전에 그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SK는 2016년 유격수를 소화하던 김성현이 2루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16년은 한화 이적 3년째를 맞은 정근우가 타율 .310 18홈런88타점121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SK팬들은 정근우의 성적을 보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SK의 길었던 2루수 고민은 2018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강승호(두산 베어스)를 영입하면서 해결되는 듯 했다. SK 이적 후 37경기에서 타율 .322 2홈런21타점으로 활약한 강승호는 그 해 가을야구에서도 2홈런5타점7득점을 기록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SK는 병역의무를 마친 20대 젊은 내야수의 등장에 환호했고 강승호는 정근우의 뒤를 잇는 SK의 붙박이 2루수로 자리를 물려 받았다.

하지만 강승호는 2019년 4월 음주운전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며 임의탈퇴 처리됐고 SK의 2루는 다시 주인을 잃고 말았다. 염경엽 감독과 박경완 감독대행은 2019년과 작년에 걸쳐 나주환, 안상현, 최항, 김창평 등 베테랑부터 중견 선수, 신예들까지 골고루 기회를 줬지만 누구도 2루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결국 SK는 구단 역대 외부 FA 영입 최고액을 투자하면서 두산의 왕조시대 주역 중 한 명인 검증된 2루수 최주환을 영입했다.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와 부산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말 SSG 공격 1사 상황에서 SSG 최주환이 우월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면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승 홈런과 쐐기 홈런으로 창단 첫 승 견인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최주환은 일찌감치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음에도 좀처럼 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했다. 두산은 2루에 오재원, 3루에 이원석(삼성 라이온즈)과 허경민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주환이 주전급 선수로서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은 지명타자로 활약했던 2017년이었다. 타율 .333 26홈런108타점87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2018년에도 최주환의 포지션은 2루가 아닌 지명타자였다.

그렇게 두산의 주전 지명타자로 자리를 잡아가던 최주환은 2019년 호세 페르난데스의 영입으로 다시 포지션이 애매해졌고 2019년 타율 .277 4홈런47타점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FA를 앞두고 철치부심한 최주환은 작년 2루수로 109경기에 선발출전하며 타율 .306 16홈런88타점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신인왕' 소형준에게 결승 홈런을 터트리며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최주환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2루수 최주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 SK구단과 4년 총액 42억 원에 계약하며 이적을 선택했다. 최주환은 타자친화적인 새 홈구장에서 30개 가까운 홈런을 칠 수 있을 거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1월 신세계 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슈퍼스타 추신수가 SSG와 계약하면서 최주환은 상대적으로 야구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최주환은 첫 경기부터 SSG의 새로운 간판타자로 급부상했다. 2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홈관중들에게 이적 인사를 한 최주환은 1-1로 맞서던 4회 롯데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우측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7회 초 수비에서 안치홍의 강습타구를 잘 처리하며 실점을 막은 최주환은 8회 최정과 함께 시즌 1호 백투백홈런을 터트리며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많은 기대 속에 홈팬들 앞에서 첫 번째 공식전을 치른 추신수는 5회 볼넷 하나만을 고르며 3타수 무안타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4,5번 타순에서 최정과 최주환이 '홈런쇼'를 펼치면서 추신수의 부진은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이렇게 개성 있는 선수들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면서 시너지를 폭발하는 것이야말로 정용진 구단주와 김원형 감독, 그리고 인천의 야구팬들이 바라는 SSG의 첫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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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최주환 멀티홈런 창단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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