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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오세훈 단일후보 확정, 머리가 맑아졌다"

'MB 판박이, 낡고 실패한 시장' 평가절하... '박원순 피해자 2차가해' 논란엔 여전히 미온적

등록 2021.03.23 17:40수정 2021.03.2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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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의미를 두진 않는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보수야권 단일후보 확정 소식에 "선거 구도가 명확해졌다"고 23일 평가했다. 그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개혁과 공정의 참일꾼, 새 시장 박영선이냐 아니면 낡고 실패한 '재탕 시장(오세훈)'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몇 시간 전 정리된 야권 단일화 상황을 두고 "MB(이명박씨)를 똑 닮은 후보가 돼서 두 손을 불끈 쥐게 된다"고 했다. 또 "상대 후보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출마부터 시작해서 계속 말을 바꾸고 있고, 콩밭 가서 다른 일을 하려다가 잘 안 되니까 다시 서울로 돌아온 후보"라며 "시대는 새로운 서울시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 후보가) 내곡동 땅 관련해서 말을 세 번째 바꾸고 있다"며 "계속 말을 바꾸는 게 MB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 시절인 2009년 배우자와 처가 가족이 소유한 내곡동 땅의 보금자리사업지구 지정에 관여, '셀프 보상'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 후보는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당시 내곡동 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는 해명과 달리 2000년부터 재산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국장 전결사항이라 몰랐다"는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한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최대 약점, 무상급식 문제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오세훈 후보는 아직도 보편적 무상급식에 반대하고 있더라"며 "결국 시민을 차별하는 시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실제로 오세훈 시장 시절 무상급식 대상자였던, 지금 20대가 된 청년을 만났는데 '만약 그때 우리가 선별적인 무상급식을 먹으며 컸다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컸을 거다. 지금도 동의하기 힘들다'고 했다"며 "저는 특히 아이들 관련 정책에선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에겐 단호했지만, 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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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후보와 차별화할 때는 한없이 단호했던 박영선 후보였지만,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피해자나 서울퀴어문화축제 관련 질문에선 태도가 달랐다. 그는 다시금 머뭇거렸다. 

23일 오전 고 박원순 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란 글을 올리면서 또다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박영선 후보는 '정의당에선 이 일을 2차 가해라고 비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임종석 전 실장과 최근에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에둘러 답했다(관련 기사 : 우상호 이어 임종석도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http://omn.kr/1sjv8 ).


그는 '2차 가해 논란에 명확하게 생각을 밝혀달라'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2차 가해 논란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차 가해라는 이야기를 자꾸 하면서 뭔가 자꾸 얘기하는 것 자체가 피해 여성에게는 오히려 상처가 되지 않을까"라며 또 한 번 조심스러워했다. 
 
- 질문 "최소한 직접 당 인사들에게 자제해달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예컨대 임종석 전 실장 글만 봐도 그 내용(성폭력 의혹 관련)은 없지만, 2차 가해 논란이 자연히 불거질 수밖에 없었는데."
- 박영선 후보 답변 "그런데 그분은 지금 당에 오지도 않고, 저는 그분과 전화한 지가... 전화한 적도 없기 때문에 그걸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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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박 후보는 멋쩍게 웃었다. 이어 "상식, 뭐랄까 집단지성이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모든 짐을 짊어지겠다'고 표현한 것은 "제가 민주당 후보로서, 선장이기 때문에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하고 제가 해결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제가 시장이 되면 (피해자와) 반드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관훈토론회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진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던 태도 또한 변함없었다. 박 후보는 당시 발언이 집회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기본권에 관한 차별은 있어선 안 되고,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기본권과 사회적 공감대를 같은 선상에 놓고서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회적 공감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성소수자와 관련된 부분에선 시민들의 생각이 얼마나 허용하는가, 다양한가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지향을 0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겨 낮을수록 진보, 높을수록 보수라고 할 때 몇 점인가란 물음에 "저는 살짝 진보적인 사람이죠? 4점에서 4.5점"이라고도 답변했다.
#박영선 #박원순 #오세훈 #4.7재보선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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