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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이어 임종석도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정의당 즉각 비판 "찬양·두둔 발언 참담... 2차가해가 선거전략이냐"

등록 2021.03.23 14:32수정 2021.03.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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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 오마이뉴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란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임 전 실장은 해당 글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두고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은 즉각 "서울시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 호텔 밥 먹지 않고 날 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인사동을 걸을 때, 연대 앞과 연남동을 지날 때, 널직해진 덕수궁 앞 인도를 지나 서울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광장 확장공사로 불편해진 광화문을 지날 때도 주행보다 보행을 강조하던 박원순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와 여기저기 숨쉬는 마을 공동체, 그리고 생활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찾아가는 동사무소, 찾동에서도 박원순의 향기을 느낀다"라고 추켜올렸다.

임 전 실장은 "서울을 문화와 역사가 살아있는 국제관광도시로, 세계 최고의 마이스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서울시 행정을 전파하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글로벌 리더들과 열띠게 토론하던 그의 모습도 그립다"라고 썼다. 임 전 실장은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라며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을 용산 공원의 솦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 넣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의당 "2차가해가 선거전략이냐... 임종석 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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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 ⓒ 남소연

 
정의당은 즉각 "참담하다. 우상호 의원의 박원순 계승 발언을 잇는 찬양·두둔 발언은 성폭력에 대한 민주당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우상호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막판이던 지난 2월 "박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관련 기사 : 우상호, 박원순 부인 손편지에 "얼마나 힘드셨을까" 논란 http://omn.kr/1s1k9).

정 수석대변인은 임 전 실장의 페이스북 글 게재 직후 논평을 내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임종석씨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어떤 이유로 치러지는지 모르지 않을 텐데,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기까지 하다"라며 "임종석씨야말로 참으로 '몹쓸 사람'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들이 잇따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 사과를 했다"라며 "그런데도 여전히 고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찬양과 두둔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이냐"라며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방해하는 정당이 천만 서울시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정 수석대변인은 "결국 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후보의 사과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마지못해 한 시늉에 불과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공허한 사과가 부른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지속적 2차 가해는 범죄"라며 "민주당은 즉각 2차 가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임종석씨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라"라면서 "그것이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시장 재임 시기인 2014~2015년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 측에 합류하기 전까진 박 전 시장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됐었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 돌연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정계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정치적 발언을 시작하며 당내에서도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임종석 #우상호 #정의당 #박원순 #4.7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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