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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땐 미워하기도 하고"... 적나라한 '현실 모녀' 담았다

[현장]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

21.03.15 17:10최종업데이트21.03.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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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연 감독과 남지현, 박지영 배우가 15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엄마와 딸 사이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지 않나. 어떨 땐 미워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존재이기도 하고."

엄마와 딸 관계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15일 오후 첫 방송되는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는 지난 밤에 죽을 듯이 싸우다가도 금방 아무렇지도 않게 마주 앉아 이야기 하는 '현실 모녀'를 그린 작품이다. 

15일 오후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15일, 16일 오후 9시에 방송 예정인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는 결혼식날 뒤통수를 치고 도망간 신랑을 찾기 위해 신부 수지(남지현 분)와 그의 엄마 경혜(박지영 분)가 함께 잡으러 가는 코믹 추격 로드 드라마다. 늘 엄마의 뜻대로 살아온 90년대생 딸과 열심히만 하면 승승장구 했던 시대를 살아온 엄마가 처음으로 단둘이 의도치 않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신인 감독과 신인 작가들을 발굴·육성하는 JTBC 드라마 페스타는 앞서 <한여름의 추억> <루왁인간> <안녕, 드라큘라> 등을 통해 기발한 소재와 섬세한 연출로 많은 호평을 얻은 시리즈다. 연출을 맡은 장지연 PD와 최이소 작가 역시 이번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를 통해 데뷔하는 신인들이다.

장지연 PD는 "작가님과 제가 동갑인데 우리가 인생에서 이 순간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뛰어난 테크닉이 있는 건 아니니까.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사랑하는 대상인 어머니와 딸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골랐다. 30대에 느끼는 고민들도 담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남지현 배우가 15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 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남지현은 결혼식 날 갑자기 신랑이 오지 않는 날벼락을 맞은 신부 수지로 분한다. 그는 "가진 게 많은 90년대생이지만 속에 공허함과 허전함을 많이 느끼는 캐릭터"라고 인물을 설명했다. 이어 주변의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20대 친구들을 언급하며 드라마 속 수지에게 공감했다고 털어놨다.

"저도 20대 중후반이니까. 어른들은 (20대에게)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하시고, 사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많은 게 갖춰져 있지만 요즘 뭔가 잃어가는 느낌을 계속 느낀다. 수지도 그렇다. 엄마 덕분에 감사하게도 좋은 교육을 받고 배고프지 않게 자랐는데도 나아갈 동력이 없다. 스스로 찾지 못했고 기회도 잃고 있고 여러 기준들에 치이고 그런 방황하는 청춘이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지만 취업 전선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을 옆에서 많이 봤다. 그 고통을 실감하게 되더라. 극 중에서 수지는 엄마랑 여행을 떠나 의외의 장소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 성장과정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나 처음으로 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엄마 역을 맡은 박지영은 "이 드라마가 미니 시리즈가 아닌 게 아쉬울 정도"라며 "대본을 너무 유쾌하게 읽었다. 경혜라는 인물을 보면서 많이 공감했다. 제게도 수지같은 비슷한 딸들이 있어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식이 제 마음대로 안 되지 않나. (극 중에서) 경혜도 '내가 딸을 마음대로 하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드라마를 보면 '내 이야기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혜는 혼자 딸을 키우려니 자신의 삶은 포기했을 것이다. 열심히만 하면 내 손에 뭐든 주어졌던 시대의 사람이기도 하고, 딸이 배부른 소리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여행을 통해 가까워지고 딸의 고민을 알게 되고 저 또한 딸을 통해 성장한다. 경혜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렸다면 딸의 결혼식과 이런 사건사고를 통해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된다. 요즘 주변 지인들과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요즘 친구들처럼 공부했으면 (예전에는) 하버드에 갔을 거'라고. 요즘 애들은 정말 치열하지 않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그런 세대가 오지 않았나. 경혜도 수지를 통해 어른스러워지는 드라마다."
 

박지영 배우가 15일 오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드라마 페스타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온라인 제작발표회 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TBC

 
마지막으로 장지연 PD는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를 통해 '잘할 수 있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리 세대가 가장 독립이 늦은 세대라고 하더라. 주거 문제도 그렇고 경제적 여건도 그렇고. 제가 어렸을 때 생각한 30대도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누구든 인생에서 한번쯤은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익숙했던 것들, 고마웠던 것들을 뒤로 하고 혼자서 나아가야 할 시기가 오는 것 같다. 그런 순간에 더디고 힘들더라도 조금씩만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수지도 경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서로 밖에 없었던 두 모녀가 건강하게 홀로서기 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잘할 수 있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
경로를이탈하였습니다 드라마페스타 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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