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윤석열에 줄서냐"-"직무행위" 권영진 '꽃다발' 의전 뒷말

대구시장 깜짝 방문에 국민의힘에서도 "자존심 상해" 목소리... 권 시장 "식사 대신 인사"

등록 2021.03.04 19:11수정 2021.03.05 16:05
32
원고료로 응원
a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3일 오후 대구고검·지검을 찾은 윤석열 총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조정훈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3일 대구고등·지방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꽃다발을 건네고 응원한 행동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고검·지검 주차장에서 약 20여 분을 기다려 만난 윤 총장에게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총장님의 노력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나중에 따로 연락하겠다. 제가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이다"라며 윤 총장에게 명함을 건넸고, 윤 총장도 명함을 권 시장에게 건네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SNS에 "윤석열 검찰총장님의 대구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며 꽃다발을 건네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관련기사 : 대구 방문 윤석열 "'검수완박'은 부패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 http://omn.kr/1sa3e).

"윤석열에게 줄 서는 것처럼 보여" - "정치인으로서 충분히 가능"
 

하지만 권 시장의 이날 행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옳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권 시장이 혼자 구애하러 가는 것 같이 보였다"며 "시장이 윤 총장에게 줄 서는 것처럼 보여 자존심이 상했다. 아직 윤 총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대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권 시장이 업무시간에 윤 총장을 만나러 가서 응원한다고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하게 보인다"며 "누가 보더라도 정치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민주당) 역시 "지금 코로나19 극복과 공항문제 등 산적한 사안들이 많은데 업무시간에 20분을 기다려 꽃다발을 건네는 게 대구의 수장으로서 옳은 것인가"라며 "조국 사건때도 그렇고 지방정부 수장이 정파적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권 시장이 어떤 의도로 윤 총장을 만나러 갔는지 모르겠다"며 "제3자인 내가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당사자에게 물어보라"고 말을 아꼈다.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권 시장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권 시장의 행동이 적절하다 부적절하다 그런 것으로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지역 시민단체의 시선 또한 곱지 않았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장이 왜 그 자리에 갔는지 의아하다.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행위로 볼 수 있지만 시장이라는 신분으로 보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지방자치단체장이 정치적 액션을 취하는데 여러 쟁점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250만을 대표하는 시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숟가락 하나 얻으려다 밥상을 걷어차일 수도 있다는 우를 안 범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지역 인사는 "대구경북은 유독 단체장에 대해 관료화된 선입견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단체장의 직무범위 안에서 하는 행위는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의 외로움, 검찰의 외로움과 닮아"

 
a

권영진 대구시장 SNS 갈무리. ⓒ 조정훈

 
이런 여론과 관련해 권 시장은 "김진태, 김수남 전 총장이 대구에 왔을 때도 따로 만나 관례적으로 식사를 했으나 코로나19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환영인사만 한 것일 뿐"이라며 "당초 검찰청 앞 도로에서 잠깐 보려고 했는데 윤 총장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어 주차장으로 옮겨 잠깐 만났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의 한 측근은 "대구경북이 현재 당하는 외로움과 검찰이 겪는 외로움이 닮았다고 볼 수 있다"며 "동병상련의 마음에서 권 시장이 윤 총장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만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수사지휘권 발동을 앞두고 추미애 전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던 윤 총장을 향해 "힘내라 윤석열"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영진 #윤석열 #국민의힘 #민주당 #대구시장
댓글3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3. 3 "총선 지면 대통령 퇴진" 김대중, 지니까 말 달라졌다
  4. 4 민주당은 앞으로 꽃길? 서울에서 포착된 '이상 징후'
  5. 5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