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데이에 법원 앞에서 캐럴 부른 동물권 활동가들

[현장] 삼겹살데이, 동물해방을 노래하다

등록 2021.03.04 08:45수정 2021.03.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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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는 해방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동물해방 오는 그 날을 만들어가요."

지난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졌다. 크리스마스가 훌쩍 지난 3월에 캐럴이 울려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산타와 예수 복장을 한 활동가들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디엑스이코리아


2019년 12월 25일 직접행동 DxE(Direct Action Everywhere – Korea, 이하 디엑스이)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방해시위를 진행했다. 시민과 활동가로 구성된 30여명은 VIPS라는 식당에서 개사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렀다. 이로 인해 디엑스이 활동가 섬나리와 은영은 지난 3일 업무방해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디엑스이 활동가와 시민들은 법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섬나리 활동가는 "우리는 가려져 있는 도살장과 농장에 있는 동물의 거대한 고통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산타와 예수의 이름을 빌어 동물해방을 전했습니다. 사랑과 해방을 전했습니다"라고 말하며 동물해방 메시지를 전했다.

뒤이어 은영 활동가는 "우리의 노래는 전혀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동물의 현실을 함께 마주하고 노래하기 시작한다면 세상은 금세 변화할 수 있습니다. 동물해방이 오는 그날까지 직접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직접행동의 '비폭력성'에 대해 연설했다.
 

동물해방을 외치는 활동가들 ⓒ 디엑스이코리아


기자회견을 마치고 활동가들과 재판에 방청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법정에 함께 들어섰다. 검사는 "개인의 신념을 주장할 수 있지만 영업장 내에서 소란을 피운 행위는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며 각각 벌금 50만 원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동물권 활동가이며 해당 행위가 '공장식 축산'의 진실을 알리려는 목적이 있었고 이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라고 변호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검찰에 기소 내용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기소의 근거로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돼지 가면을 착용한 시민 ⓒ 이현우


묘하게도 재판이 열렸던 3일은 삼겹살 데이였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할인하는 삼겹살을 구매하고 구워먹는 날이다. 축산업 철폐와 육식사회가 종말하는 그날까지 디엑스이 활동가 및 시민들의 동물해방 노래와 직접행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 계정에도 게재하였습니다.
#디엑스이코리아 #동물권 #삼겹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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