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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1억원의 주인은 진해성... 열세 예상 딛고 선전 '트롯전국체전'

[TV 리뷰] TV조선 대비 화제몰이 약세 + 쉽지 않은 젊은층 유입 과제도 남겨

21.02.21 12:07최종업데이트21.02.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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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 KBS '트롯전국체전'의 한 장면. ⓒ KBS

 
KBS의 트로트 오디션 <트롯전국체전>이 지난 20일 방영된 Top 8 결승전을 끝으로 3개월여의 여정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팔도 대표 대항전 형식을 취하면서 시작된 <트롯전국체전>은 '트로트 경연 예능' 후발 주자의 열세를 딛고 꾸준히 10%대 시청률을 올리는 등 선전을 펼쳤고 결승진출자를 가리는 13일 준결승전 2부에선 18.2%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또 트로트 오디션"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편성을 결정한 KBS의 선택은 나름 현명해 보였다.

우승 상금 1억원 주인공은 진해성
 

지난 20일 방영된 KBS '트롯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진해성. 그는 그동안 tvN '더 짠내투어', '어쩌다 어른', '인생술집'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초대손님 또는 고정출연자로 맹활약한 바 있다. ⓒ KBS, CJ ENM

 
상금 1억원이 수여되는 영예의 1위, 금메달의 주인공은 진해성이었다. 이 프로그램 출연 이전부터 트로트 분야에선 인지도 높은 젊은 가수였고 tvN <더 짠내투어>, <인생술집>, <코미디빅리그>, <어쩌다 어른>, <놀라운 토요일> 등 각종 예능 초대손님 또는 고정으로 맹활약했던 그였기에 문자 투표 비중이 높았던 결승전 선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총 2차례의 결승 경연에서 진해성이 받은 전문가 평점은 8명 중 신승태, 재하에 이어 3위에 그쳤지만 결승전 총점 8800점 중 절반에 해당하는 4400점 비중을 지닌 문자투표에서 만점을 획득해 그는 대역전극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을 받은 진해성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이 프로그램 처음 할 때 개그맨 조세호 형님이 전화해서 계속 나가라고 하더라. 저는 마음에 상처 받을까봐 망설였는데 세호 형님께 고맙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3000만원 상금이 수여되는 2위 은메달은 재하가 차지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주인공 임주리의 아들로 알려진 그는 매 경연 꾸준히 좋은 평가 속에 선전을 펼쳤고 결승전 전문가 평점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이를 끝까지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2000만원이 수여되는 3위 동메달은 초등학교 5학년 재학생 오유진에게 돌아갔다. 결승전 출연자 중에선 유일한 미성년자였기에 심야 방송 출연 불가라는 관련 법률에 따라 오유진 어린이는 경연 참가 후 귀가 조치, 최종 순위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밖에 KBS 인기 개그맨 이상민, 이상호 형제가 6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고 전문가 평점 1위에 오른 신승태는 문자 투표 열세 속에 4위로 경연을 마감했다.

기대 이상 시청률 선전...화제몰이는 글쎄?
 

지난 20일 방영된 KBS '트롯전국체전'의 한 장면. ⓒ KBS

 
앞서 소개한 것처럼 <트롯전국체전>은 꾸준히 10% 중후반대의 시청률로 당초 열세 예상을 뒤집고 선전을 펼쳤다. 그동안 KBS는 <탑밴드>, <더 유닛> 등 오디션 예능에서 변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표면적으론 성공적인 프로그램 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원조집' TV조선과 비교해선 화제몰이 측면에선 어쩔 수 없는 열세를 드러냈다.

현재 진행중인 <미스트롯2>가 연일 기록적인 시청률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과 달리, <트롯전국체전>은 체감될 만큼의 인기몰이에선 물음표를 남겼다. 연령대 높은 이용자 중심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여전히 <미스트롯2> 및 관련 참가자들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트롯전국체전>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이러한 측면을 의식했는지는 몰라도 KBS는 <트롯전국체전> 종영 이후에도 각종 미공개 영상 및 메이킹 방송으로 꾸며진 <트롯 전국외전>, 선배 가수들과 Top 8이 꾸미는 스페셜 갈라쇼 등 관련 프로그램을 매주 선보이며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으려면...트롯 경연 예능의 과제
 

지난 20일 방영된 KBS '트롯전국체전'의 한 장면. 유일한 미성년자 결승전 진출자 오유진 어린이가 3위 동메달을 차지했다. ⓒ KBS

 
TV조선의 대약진 이후 각 방송사 마다 너도나도 트로트 경연 예능을 신설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미스-미스터트롯>에 견줄 만한 후발주자 프로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MBN <보이스트롯>, MBC <트로트의 민족>이 그럭저럭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종영 이후 해당 프로 우승자의 위상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 편이다. 뒤늦게 MBN이 <트롯파이터>를 만들어 입상자 및 기존 연예인의 대결 구도를 형성시키고 있지만 기존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와 유사성 시비만 불러 일으키고 있다. MBC는 <트로트의 민족> 이후 별다른 움직임 조차 목격되지 않는 실정이다. SBS 역시 <트롯신이 떴다2> 입상자들을 활용한 후속 기획은 전무한 상태다.

본인의 이름을 드높이고 스타로 발돋움하는 건 당사자의 능력이 절대적이라지만 오디션 예능을 만들고 입상자를 배출했다면 해당 방송사로선 이에 걸맞는 연이은 기획물을 만들어 붐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는 장르는 다르지만 <보이스코리아 2020>, <캡틴>, <포커스> 등 가수 오디션 경연을 연달아 제작한 엠넷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저 우승자 선정하고 상금만 수여하는게 전부라면 이러한 경연 예능은 결국 1회성 이상의 의미를 마련하지 못한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건물을 지었다면 유지 및 보수가 더 큰 중요성을 지닌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에게도 비슷한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젊은 시청자 유입이 여전히 쉽지 않았다는 점 역시 트로트 경연 예능의 향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시청률 자체는 분명 높긴 하지만 1020세대에겐 아직까진 큰 매력과 관심을 부여하진 못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출신 일부 인기가수를 제외하면 젊은 층에선 이들 예능은 여전히 관심 밖의 대상이다. TV 시청자들의 노령화를 희석시켜줄 저연령대 신규 시청자 유입이 원할히 이뤄지지 못한다면 "트로트=어르신들의 음악"이라는 고정된 틀은 더욱 굳건해질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트롯전국체전 진해성 트로트 오디션 경연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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