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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고왕'에 닥친 난관... 18년 관록으로 극복한 협상전문가

웹 예능 <네고왕2> 새로운 MC 맡은 장영란, 특유의 흥 제대로 발휘

21.02.09 11:17최종업데이트21.02.0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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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예능 '네고왕2'의 한 장면. 황광희에 이어 방송인 장영란이 새 MC로 출연중이다. ⓒ 달라스튜디오

 
지난해 유튜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웹 예능 한편을 손꼽는다면 단연 <네고왕>(달라스튜디오 제작)을 가장 먼저 거론할 만하다. 앞뒤 가리지 않는 MC 황광희 특유의 막무가내식(?) 진행 방식과 B급 감성 풍만한 자막과 편집 기법이 어우러졌던 이 예능은 당초 기대를 뛰어넘어 회당 수백만 조회수를 달성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비싸다, 양이 적다" 등 불만사항이 접수된 각종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를 직접 찾아가 제품 가격할인 및 사은 행사 등을 이끌어 내면서 소비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그런데 시즌1을 종료하고 시즌2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빚어졌다. <네고왕> 인기에 절대적 역할을 담당한 MC 황광희가 하차하고 새로운 진행자로 방송인 장영란이 낙점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구독을 취소하는 등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비슷한 과정을 겪은 프로그램들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되어왔던 터라 <네고왕>으로선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이한 셈이었다.

"광고를 많이 찍다보니..." 성공해서 떠난 전임 MC
 

방송인 장영란이 진행을 맡은 인기 웹예능 '네고왕2'의 한 장면 ⓒ 달라스튜디오

 
이와 같은 구독자들의 불만을 제작진 측도 염두에 뒀던 모양이다. 제작진은 <네고왕2> 방영에 앞서 마련한 '0회' 티저 영상을 통해 MC가 바뀌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새 진행자 장영란은 TV조선 <아내의 맛>,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등 주로 주부 대상, 가정 소재 예능의 패널로 활약중인 인물이다. 그동안 장영란은 메인 MC 역할 보단 스튜디오 안에서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TV와 유튜브를 통털어 생애 첫 단독 MC 낙점에 장영란도 제작진과의 미팅 현장에서 기쁨 반 긴장 반의 감정을 감추진 못했다.  

특히 전임 황광희가 교체되고 본인을 부른 이유를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제작진의 답변은 무척 간단했다. "(황광희가) 광고를 6개나 찍어서." <네고왕>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황광희는 TV, 유튜브용 등 다수의 CF를 촬영하는 등 신흥 '광고왕'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네고왕>은 다양한 업종의 회사를 찾아가 협상을 해야 하는데 광고 모델 계약 특성상 타업체 상품을 언급할 수 없다는 조항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제작진의 설명에 장영란도 마음의 부담을 덜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고 시청자들 또한 오해했던 부분을 다소 해소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황광희는 '성공해서' 이 프로그램을 떠나게 된 것이다. 

<네고왕2>의 첫번째 주인공은 유명 피자 브랜드​
 

방송인 장영란이 진행을 맡은 인기 웹예능 '네고왕2'의 한 장면 ⓒ 달라스튜디오

 
지난 5일 첫 공개된 <네고왕2>의 공략 대상은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P업체였다. 국내 피자 시장에선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데 가격면에서 늘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모처럼 스튜디오를 벗어나 야외 공간으로 나선 장영란은 촬영 초반 현장 상황에 다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녹화 당일은 영하 18도의 매서운 날씨였기에 거리엔 인적조차 드물었고 그나마 지나가는 시민들도 인터뷰를 거절하고 제 갈길을 가기 바빴다. 장영란은 어렵게 인터뷰를 성사시킨 뒤 진행에 나서지만 무슨 프로그램인지, 자기 소개도 없이 곧장 마이크를 들이대는 등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나 장영란의 프로그램 적응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피자 매장을 찾아가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하며 인터뷰를 유도하는 등 어느새 프로그램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이사와의 담판(?)에서도 장영란은 전임 MC 황광희 못지않게 거침없는 언변으로 피자 1+1 판매, 4만 명 콜라 무료 등의 '네고' 성과를 거둔다.

방송 18년 관록, 기대 이상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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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장영란이 진행을 맡은 인기 웹예능 '네고왕2'의 한 장면 ⓒ 달라스튜디오

 
<네고왕>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대신 나서서 해결해 준다는 점이었다. 방송 매체라는 특수성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업체 측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주는 등 마치 소비자 옴부즈만 프로그램 같은 역할까지 담당해줬다. 기업체 입장에서도 <네고왕> 출연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실제 매출 상승으로 연결될 정도로 긍정적 효과가 컸다. 

​전임 MC 황광희의 맹활약이 후임 MC 장영란에겐 부담이 될 수 있었겠지만 방송 경력 18년 관록은 그냥 쌓이는 게 아니었다. 호기심과 불안감이 뒤섞인 상태에서 <네고왕2> 첫회를 지켜본 구독자들도 대체로 '대만족'이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최적화 연예인", "바쁜 조카 대신 이모님이 나서서 해결해주시네요", "시장에서 가격 깎는 울 엄마 보는 것 같아요" 등의 댓글로 장영란의 맹활약을 칭찬했다.

다소 과도한 흥 때문에 비호감 이미지를 지닌 적도 있었지만, 장영란은 솔직한 화술로 점차 시청자들을 사로 잡으며 호감형 연예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생애 첫 단독진행의 기회를 맞아 유튜브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본인의 끼를 마음껏 분출한다. 지금처럼 해준다면 '성공해서 떠난' 황광희처럼 장영란 또한 좋은 결과를 얻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네고왕2 장영란 웹예능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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