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티가 나서..." 프로파일러의 한 마디, 유재석도 웃음 터졌다

[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추리극으로 영역 확장, 색다른 웃음 성공

21.02.07 11:10최종업데이트21.02.07 11:15
원고료로 응원

지난 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최근 '예능 유망주' 찾기에 나선 <놀면 뭐하니?>가 잠시 색다른 내용을 선보였다. 지난 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에선 지호경찰서 내 천덕꾸러기 부서인 '강력3팀'의 범죄 추리수사극을 다뤄 눈길을 모았다. 지난주 방송 말미 잠시 등장한 유반장(유재석)을 중심으로 마형사(데프콘), 김형사(김종민)으로 구성된 강력3팀은 변변한 실적 하나 거두지 못하면서 해체 위기에 급기야 해체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이에 유반장은 긴급히 인력을 충원하고 사건을 해결, 팀을 지키기 위한 일련의 작업에 돌입했다. 면접을 통해 특채로 경찰에 들어왔다는 인물들을 만나 인력 충원부터 시작하지만 유반장 의도대로 쉽게 진행될 수 있을까.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 출연... 예능 유망주급 맹활약
 

지난 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수사반장 유반장'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놀면 뭐하니> 방영분에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비롯한 각종 범죄 수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겸임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여러 차례 출연해 우리에게 친숙한 권교수는 최근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KBS <옥탑방 위의 문제아들>, JTBC <배달gayo-신비한 레코드샵> 등 예능 프로에도 얼굴을 비추면서 강력범죄 수사의 뒷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해준 바 있다.   

​이러한 전력에 비춰볼 때 그는 예능 속 범죄 소재 방송에 가장 적합한 출연자였다. 그런데 여기에 한술 더 떠 수려한 입담과 더불어 기존 연예인도 하기 힘든 상황극까지 펼치면서 보는 이들에게 예상 밖 웃음까지 선사한다. 감독관 직함으로 등장한 권교수는 "서장님께서 회생 불가한 팀이 하나 있다면서 특별 요청을 하셨다. 반신반의로 왔는데 (한숨)... 왜 보내셨는지 알겠다"라며 거침없이 대사를 늘어 놓는다. 이에 놀란 유반장은 "상황극이 되세요?"라고 반문할 만큼 당황하는 등 현장은 온통 웃음바다가 되고 만다.

​곧이어 진행된 마피아 게임에서도 권교수의 입담은 유재석 데프콘 등 기존 연예인들도 놀랄 만큼 현장을 지배하기에 이른다. 상대방의 심리 파악을 위해 이뤄진 간단한 놀이를 통해 강력3팀은 다양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서로 본인이 시민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런데 권교수의 마피아 지목은 의외의 허를 찌른다. "티가나서...", "찍었어요"라는 한마디에 촬영 현장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쉴새 없이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전문 연예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날 권교수는 "늦깎이 예능 유망주"급 맹활약을 펼쳐 모든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의외의 시점에 등장한 범죄 추리 수사극​
 

지난 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이번 <놀면 뭐하니?>는 지난 2년 가까이 이뤄진 방송과는 사못 다른 내용으로 흥미를 선사했다. 보통 유재석이 부캐(부캐릭터)로 분해 장기 프로젝트 형식으로 다양한 일(드러머, 가수, 요리사, 매니저)에 도전하는 형식을 취한 것과 달리 이번 '수사반장 유반장'은 '2021 동거동락' 프로젝트 사이에 1회 단발성으로 삽입해 잠시동안의 숨돌리기 같은 역할을 맡아줬다.

​지난해 신박기획 매니저 '정봉원'으로 출연했던 정재형과 <식스센스>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 러블리즈 미주가 강력3팀 새 팀원 자격으로 합류해서 온갖 추리를 동원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추리 수사에 돌입한다. 그리고 지난주 '2021 동거동락'을 위한 유망주 특집에 출연했던 김승혜, 이은지, 신규진 등 개그맨 4명이 이번엔 극중 범죄 내용을 재현하는 인물로 나서면서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비추는 기회를 선사했다. 비록 비중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작은 역할을 부여 받고 한번 TV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은 이들 개그 유망주의 향후 맹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단발성 예능 치곤 비교적 세밀한 범죄현장을 만들어 놓고 몰입도를 키우면서 다양한 방향에서 범인 물색에 나선 이들의 이야기는 추리극에 관심 있는 시청자들로선 모처럼 재미난 볼거리를 접하게 된 것이다. 물론 전문 범죄 드라마나 영화에 견줄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짧은 방송 시간과 가볍게 보는 예능 프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흡인력 있는 이야기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기에 정재형, 미주 등 추가된 출연진들까지 재미난 상황극을 펼치면서 웃음 만들기에 성공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거두게 되었다.

7년전 '무도 탐정사무소'의 아픈 기억​
 

지난 2014년 방영된 '무한도전' 무도 탐정사무소의 한 장면 ⓒ MBC

 
이번 <놀면 뭐하니?>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7년 전(2014년) <무한도전>에서 다뤘던 '무도 탐정사무소' 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그때 무도 멤버들은 프로파일러 표창원 전 국회의원의 지도 속에 살인 현장 속 용의자로 등장해 누가 범인인지를 찾아내는 일을 진행했다. 그런데 2014년 <무한도전> 무도탐정사무소편은 사실 "아픈 손가락" 같은 방영분이기도 하다. 긴 호흡의 프로젝트로도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당시 발생한 멤버 길의 음주운전 사건 및 프로그램 하차로 인해 결국 <무도>는 이미 촬영된 탐정사무소 잔여분을 폐기하고 다른 기획물로 전환해야 했다.

하지만 과거 사연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놀면 뭐하니?> 수사반장 유반장 편은 그때의 못다 이룬 한을 이제서야 푸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질 법도 하다. 이유야 어찌되건 간에 몇주 이상 할애하는 장기 프로젝트 도중 휴식 같은 소재의 방송을 등장시키면서 향후 '강력3팀' 시리즈의 제작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등 이 프로그램의 확장성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JTBC <크라임씬>같은 범죄 추리 소재 프로그램도 등장했지만 시즌3를 끝으로 비슷한 성격의 예능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놀면 뭐하니?>를 계기로 한동안 정체되었던 범죄 추리 예능의 재등장 가능성도 기대해봄직하다. 이번 '수사반장 유반장'은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거두면서 다음주 방영 예정인 '2021 동거동락'로 순조롭게 바톤을 넘겨주며 마무리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유재석 권일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