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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통영국제음악재단 신임 대표의 포부

[인터뷰]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대표... "2021 통영국제음악제, 코로나 상황 맞게 준비"

등록 2021.02.03 10:21수정 2021.02.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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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 수준을 넘어 아시아 최고를 넘보는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주관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새로운 리더 이용민 대표. 외국인 대표에 이어 직책을 맡은 통영 출신의 제2대 이용민 대표는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그리고 지역의 음악문화예술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을까.

기자는 지난 1월 20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이용민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관할하는 모든 사업의 비전과 방향성을 이 대표의 생생한 목소리로 담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대표 ⓒ 통영국제음악재단

 
더욱 음악축제답게, 그리고 더욱 윤이상이라는 이름답게  


- 통영국제음악제와 재단 역사를 볼 때 2002년 제1회 통영국제음악제부터 통영시민문화회관 시절이 1기, 그리고 2013년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으로 옮긴 뒤가 2기, 그리고 이제 이용민 대표님 체제에서 3기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죠. 장소의 구분이기도 하고 시스템의 변화이기도 한데 2013년까지 구 재단이 1기, 음악당에서 플로리안 림 대표 체제가 2020년 12월 말까지가 2기라고 할 수 있죠. 외국인 대표 체제는 국내 처음으로서 획기적인 시도였죠.

- 외국인 대표 체제가 지역에서 이견들도 있었고, 좋은 점도 있었죠. 플로리안 리임 대표 체제에서 국내 다른 공연장에 비하면 어떤 장점이 있었다고 할까요?

"리임 대표 취임 당시에 저 포함해서 음악제 관련 사람들이 어느 정도 관성에 의해 일해오던 측면이 있었죠. 그래서 리임 대표 체제에서는 통영국제음악제를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발전의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관객인 청소년들에 대한 배려라던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제시했습니다. 조명이라던지 객석이라던지, 디테일에 대한 고려가 신선한 자극이 됐습니다. 외국인 대표가 지역에 이해관계가 없었던 덕분에 선입견 없이 공정하게 일을 만들어나갔다고 봅니다."
  
- 이제 음악재단과 통영국제음악제의 3기를 말하자면 이전 시기를 돌아보고 그 바탕으로 새롭게 발전해나가는 시기로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겠군요.

"통영국제음악제 수준 자체는 상당한 레벨로 올라왔다고 할 수 있는데, 진은숙 선생을 예술감독으로 영입한 가장 큰 이유가, 통영국제음악제 아이덴티티가 현대음악제로서의 DNA에 있거든요. 25개 공식공연 중 절반 가까이는 현대음악제 DNA를 살리도록 차별화해 나가야 하는데, 이 부분을 누가 가장 잘 할 것인가, 그래서 진은숙 감독을 모시게 된 거죠. 여기에 축제의 유희성이랄까 더욱 즐기기 좋은 축제로서의 기획도 필요하죠. 그리고 축제의 공공성도 강화해 나가고."
 

이용민 대표와 진은숙 감독 체제를 맞이하는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 통영국제음악재단


-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을까요?


"윤이상 선생은 작곡가인 만큼, 작곡 콩쿠르도 출발을 해야 할 것이고, 윤이상 선생의 곡에 목관악기 비중이 큰데 목관도 추가해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목관 이렇게 네 부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결국 작곡까지 다섯 부문이 되는 셈이죠. 

콩쿠르 자체의 엄격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축제적인 기획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콩쿠르가 시작되기 몇 주 전부터 음악당 정기 공연을 해당 악기에 집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든지 해서, 콩쿠르 자체를 악기 테마의 음악 축제로 꾸려나가는 거죠."

- 통영국제음악제에 관심이 덜한 분들은 가을에 하는 윤이상콩쿠르를 윤이상음악제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쇼팽 콩쿠르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처럼, 작곡가 기념사업 핵심은 역시 작곡가 이름의 콩쿠르 아니겠습니까.

"역시 윤이상 선생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가장 중요한 세레머니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도 결국 윤이상 기념사업으로서 의미도 있지요. 윤이상 선생에게 존경과 추모의 마음이 있는 분들이라면 콩쿠르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21 통영국제음악제, 코로나 확산에 온라인 콘서트도 염두에

- 2021년 통영국제음악제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해소가 안 됐잖습니까. 올해 준비는 어떻습니까. 

"봄철 통영국제음악제는 기획과 준비를 전년도에 하는데, 2020년 갑작스런 코로나 확산 상황을 예측해서 준비할 수 없었죠. 외국 연주자들이 들어올 수 없게 됐고 방역지침을 준수해서 연기했다가 결국 못하게 됐죠.

이번 봄은 어쨌든 예측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금 수준의 단계 또는 지금보다 낮은 방역 단계라면 어느 정도 공연을 할 수 있는 플랜을 짰습니다. 최악의 경우라면 온라인 콘서트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더욱 음향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대면으로 공연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해도 공연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더라도 공연 단체의 상시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라던지, 베를린 필의 예처럼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음악 팬들도 호응하고 있습니다. 통영은 음악제 컨텐츠와 윤이상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에 대한 비전이 있는지요?

"내년이 통영국제음악제 20주년입니다. 이에 걸맞는 통영국제음악제 아카이브 기획을 추진 중입니다. 영상 자료들이 우리 재단에서 보유한 것도 있고 MBC에서 보유한 부분도 있는데, MBC의 협조를 얻어서 음악제 20주년다운 기획으로 선보이고자 합니다."

윤이상기념관과 통영프린지의 고민, 더욱 생동감 있는 컨텐츠로 
 

윤이상기념공원 또는 윤이상기념관 ⓒ 통영국제음악재단

 
- 윤이상 아카이브의 경우, '윤이상기념관에 가면 윤이상에 대한 모든 것을 모아놓았다' 이런 목표는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2010년 윤이상기념관 개관 당시에 안내 브로슈어에 '박제된 공간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글을 썼더랬는데, 당시나 지금이나 기념관에 대한 생각은 같습니다. 윤이상 관련 모든 자료가 다 모이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연구 기능이 추가되어서 윤이상 관련 연구 논문과 학술행사가 윤이상기념관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통영국제음악제와 함께하는 통영프린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작년에는 개최되지 못했습니다. 통영의 중요한 현재진행형 음악문화 자원인데요. 

"올해는 역시 사회적거리두기로 봄에 통영프린지를 할 수 없는 여건입니다. 그런데 프린지를 2년이나 쉬고 갈 수는 없습니다. 맥이 끊겨서는 안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 올해 하기는 해야 합니다.

통영프린지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입니다. 초심을 돌이켜보면 통영국제음악제 공식 공연의 한계를 보완하고 음악제를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했는데요, 지금은 프린지를 시작했을 때와는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통영프린지만의 메리트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통영프린지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유효한지 고민입니다. 예전처럼 자유참가, '자유롭게 놀아 보세요' 하는 형태로는 이제 힘들다는 거죠. 더욱 디테일한 기획이 들어가야 합니다."
 

2019 통영프린지 기획 '지역대표밴드 교류전'. 인천 밴드 '스트릿건즈' 윤이상기념공원에서 공연. ⓒ 문화마당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사랑받는 예술단체

-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고립되는 상황에서 음악예술의 효용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람들의 내면이 서로 소통하는 매개로서 음악의 기능 말입니다.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음악을 듣는 감상은 모두 다 다르지만, 공연장의 현장성,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서로 공유되는 게 있어요. 콘서트의 감동은 역시 현장이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공감하는 거죠.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었으면 합니다. 음악당과 재단이 다른 기관처럼 경제적인 부를 시민들에게 안겨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적기관으로서 시민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것도 있겠지만, 시민들의 내면에 위로와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거죠."

-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단체, 기관이 되면 나머지는 다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세계 유서 깊은 공연단체 공통점이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시민들의 자부심이 되었다는 점이네요.

"유명한 프로스포츠클럽도 그렇듯이, 세계적인 명성의 베를린필, 빈필도 시민들의 애정과 자부심이 먼저거든요. 그런데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소위 탑다운 방식이죠. 통영은 이제 이 갭을 어떻게 메꾸는가가 과제죠."

- 결국 통영국제음악재단 3기의 화두는 그 부분인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가 내 역할인 것 같고, 시민들이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는 음악예술단체로 시스템을 갖춰 놔야죠. 통영 출신인 제가 이 시기에 대표를 맡게 된 당위랄지 사명이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뿐 아니라 음악팬들에게도, 그러니까 시민애호가분들에게도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게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존재 가치여야겠죠."
 

강석주 통영시장(왼쪽)과 이용민 대표(오른쪽) ⓒ 통영국제음악재단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문화마당에도 실립니다.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통영국제음악당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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