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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심재민, kt 업그레이드시킬 '예비군들'

[KBO리그] 군복무 마치고 스프링캠프 합류해 2021 시즌 1군 복귀 준비

21.01.28 09:13최종업데이트21.01.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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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NC 다이노스였지만 작년 한 해 야구팬들을 가장 놀라게 한 팀은 바로 '막내구단' kt 위즈였다. kt는 작년 47홈런135타점으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를 중심으로 강백호, 황재균, 유한준, 배정대 등 신구가 조화된 타선이 고루 활약하며 정규리그 81승을 따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같은 가을야구 단골들을 제치고 당당히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것이다.

팀 타율(.284)과 팀 득점(813점) 3위, 팀 홈런 2위(163개)의 타선도 훌륭했지만 많은 야구팬들은 kt의 힘을 '강한 선발진'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꾸준함이 돋보이는 윌리엄 쿠에바스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작년 최고의 신인이었던 소형준,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린 배제성이 kt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김민수가 주로 나선 5선발 역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kt의 선발진은 우완 정통파 일색이라는 약점이 있다. 시즌 내내 우완 정통파 투수만 선발로 등판하다 보면 좌타자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상대 타선에게 읽히기 쉽다. 하지만 올 시즌 kt 마운드는 더욱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등장해 기존 선발 투수들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월 1일부터 부산 기장과 울산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군 전역 선수인 사이드암 고영표와 좌완 심재민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우완 일색 kt 선발진에 잠수함 장착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 동성고에 입학했던 고영표는 화순고로 전학을 가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프로지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동국대 진학 후 기량이 급성장한 고영표는 2012년 총재기 우승과 대회 MVP, 2013년 춘계리그 우수투수상을 차지하며 대학야구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영표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전체10순위)로 kt의 선택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고영표는 대학 시절 주로 선발로 활약했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2016년까지 전문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2015년 46경기에 나와 3승4패 평균자책점5.68을 기록한 고영표는 2016년에도 53경기에서 2승4패5홀드5.59의 성적으로 큰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016 시즌이 끝난 후 현역 시절 사이드암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김진욱 감독이 부임하면서 고영표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고영표는 2017년 5선발 후보로 시즌을 시작했고 그 해 4월 6일 두산전에서 6이닝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그렇게 선발 한 자리를 따낸 고영표는 2017 시즌 25경기(24선발)에서 141.2이닝을 던지며 8승12패1홀드5.08의 성적으로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kt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따냈다. 고영표는 2018년 6승에 그쳤지만 142이닝을 소화하면서 kt 토종선발의 자존심을 지켰다.

고영표는 2년 연속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면서 kt의 핵심 선발투수로 성장했지만 대학 졸업 후 프로에서 5년을 보내면서 입대를 미룰 수 없는 나이가 됐고 2019년1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공교롭게도 고영표가 자리를 비운 지난 2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던 kt는 2019년 5할 승률을 달성했고 작년에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고영표의 자리에는 소형준, 배제성 같은 젊고 유능한 투수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전역 후 올해로 한국 나이로 31세가 된 고영표는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노린다. 마침 kt의 선발진에 붙박이 5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은 데다가 사이드암 투수가 들어가면 선발진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도 고영표의 선발진 합류는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과연 고영표는 2년의 공백을 극복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t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kt 암흑기 버텨냈던 좌완, 황금기 주역 될까

kt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시절, 선발 마운드를 지켰던 선수가 고영표라면 심재민은 kt가 어두웠던 시절에 마법사 군단의 불펜을 지켰던 좌완 투수다. 이미 중학시절부터 전국 랭킹1위 좌완 투수로 꼽히던 심재민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가장 뛰어난 좌완 유망주로 불렸다. kt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 구단 특별 지명권 한 장을 주저 없이 심재민에게 사용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너무 많은 공을 던졌던 심재민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으며 첫 시즌을 그대로 날려 버렸다. 2015 시즌 마운드에 복귀한 심재민은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50경기에서 56.1이닝을 던졌고 2016엔년 59경기에서 54.1이닝, 2017년엔 64경기에서 74.2이닝을 소화했다. 심재민은 창단 초기 kt 마운드의 유일한 '좌완 스페셜리스트'였다.

심재민은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44경기 등판에 그친 2018년에도 4승5패2세이브3홀드4.61의 준수한 투구내용을 선보였고 시즌이 끝난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심재민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다시 재활을 마치자마자 4년 동안 217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따라서 kt팬들은 쉼 없이 달려온 심재민이 군복무 기간 동안 어깨와 팔꿈치를 쉴 시간을 얻기를 원했다.

심재민 역시 고영표와 마찬가지로 군복무 기간 동안 팀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과정을 한 발 멀리서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kt는 2년 전과 비교해 크게 강해졌지만 여전히 좌완 투수가 부족하다는 점은 심재민이 있던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년 조현우가 54경기에 등판해 9홀드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조현우는 작년 우타자를 상대로 .308의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kt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박시영과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안영명 등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전력들이 대거 합류했다. 심재민을 전문 불펜투수가 아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용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심재민이 올 시즌 보직에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1군 전력으로 활약해 준다면 올 시즌 kt의 마운드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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