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CY 부지 개발' 사업자 입장 부각한 보도, 아쉽네요

[부산 지역언론 톺아보기] 첫 사전협상제 추진사업... 난개발 등 우려 목소리는 어디로

등록 2021.01.22 17:46수정 2021.01.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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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이하 한진CY) 부지 개발 계획'에 대한 3차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회의를 앞두고 국제신문, 부산일보 두 신문은 사업자 입장을 부각한 기사를 실어 눈에 띄었습니다.

한진CY 부지 개발사업은 부산시와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제로 추진하는 첫 사업인데요, 사전협상제란 공공 기여를 조건으로 도심의 대규모 유휴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를 통해 지자체가 도시계획을 변경해 주는 겁니다. 난개발과 특혜시비를 차단하고 도심의 체계적, 효율적 개발과 공공성 강화, 개발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도입한 제도입니다.

한진CY 부지 개발사업은 준공업지역인 해당 부지를 사업자인 삼미디앤씨가 부산시에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사업계획안을 제안하면서 사전협상이 진행됐습니다. 사업자측은 아파트, 레지던스 등을 짓는 대신 공공기여금 1100억 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사전협상 추진 과정에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사업자를 위한 특혜 사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고, 인근 주민들도 교통난, 교육난, 일조권 침해 등을 우려했는데요. 주민 의견 수렴도 부족했다며 투명하게 추진하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계획은 지난해 11월, 12월 2차례 열린 부산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상업시설 부족' '교육시설 미비' 등의 사유로 부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18일 재심의 계획과 함께 사업자측의 변경된 사업계획을 밝힌건데요. 지역신문은 제목에서 '기여금 3500억'을 부각하며 이를 전했습니다.

먼저 국제신문은 1월 19일 4면 <한진CY 개발안 3수 도전…기여금 3500억대 달할 듯> 에서 재심의 일정을 전하면서 재심의 요인 중 하나였던 학교 증·개축 문제는 사업시행사인 삼미디앤씨측과 부산시교육청이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애초 최고 69층 아파트 4개동과 레지던스 3개동, 판매시설 7개 동 등 3071세대를 짓는 계획에서 아파트를 빼고 레지던스 6개동과 업무 및 상업시설을 건립하는 것으로 선회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준공업지역에 건축이 가능한 오피스텔이나 아파트형 공장으로 개발할 수 있지만 센텀시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재송·반여동의 발전과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공공성을 강화한 상업지역으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사업자 측 입장을 실었습니다.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제안하면서 그에 걸맞는 '상업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는 심의위 지적에 따른 사업계획 변경에 대해 '공공성 강화'를 위한 사업변경이라는 사업자 측 입장을 부각한 셈입니다. 또 사업자가 지급할 공공기여금이 2018년 110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증가했고 미집행 도로개설, 학교 증축 등 추가기여금도 900억 이상 된다며 해운대구 한해 예산의 55%에 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신문 1월 19일 4면 ⓒ 국제신문

 
부산일보도 19일 8면 <'공공기여금 3500억'·옛 한진CY 개발 사업, 본궤도 오를까>에서 학교시설 포화 문제 등 부결요인은 최근 해운대교육청과 주변 초·중고등학교의 증축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원만히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사업자 기여금도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뛰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산일보는 옛 한진CY 부지 협상이 2018년 6월 접수 이후 협상조정협의회 8회,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3회, 시민토론회 2회 등을 거쳐 확정됐음에도 도시건축동동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을 내림으로서 사전협상제 취지가 퇴색됐다고 비판했습니다.
 

1월 19일 부산일보 8면 ⓒ 부산일보


또 두 신문 모두 이번 심의가 부결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요, 부산일보는 '사업자측이 사업추진이 장기화 될 경우 용도 변경을 포기할 가능성 있다'며 지역 건설업계의 입을 빌려 "사전협상제가 무산돼 오피스텔 건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시는 막대한 예산 확보와 상업·관광시설 확충 기여도 놓치고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국제신문도 부동산업계 관계자 입을 빌려 "사전협상을 도출된 계획을 두 번이나 반려한 것은 사전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면 사업 부지가 방치되거나 용도에 따른 난개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애초 사전협상제 합의에서 주거시설 위주 개발로 공공성 확보가 부실했고 공공기여금이 낮게 책정된 점, 개발이익에 따른 추가 수익 환원은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15일 열린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이순영 의원의 민간사업자 이득 챙겨주는 개발로 진행됐다고 비판한 점이나 부산참여연대의 사전협상제 과정에 대한 감사 청구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지역신문은 부산시가 발표한 3차 심의계획 및 사업자, 부동산업계 입장을 충실히 전한 반면 특혜·난개발을 비롯한 각종 문제를 우려하는 주민, 시민사회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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