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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통방송 필요없다? 경기방송 PD가 말하는 오해와 진실

[사상 초유의 자진폐업, 경기방송 해직 근로자들의 투쟁기⑤]

등록 2021.01.05 11:55수정 2021.01.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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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전경 ⓒ 경기도청

  
최근 경기도에서 경기교통방송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경기도는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의 방송사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타당성 조사는 경기도가 경기도의회에 제안했다. 지난 2020년 6월 조사가 시작됐으며, 경기도민 설문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같은 해 12월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에도 지금 시대에 교통방송이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과 경기도 중심의 지역방송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에 대한 생각은 분분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와 경기방송 노동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경기지역 FM99.9사업자 공모를 서둘러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

 
오해 1. 경기도 교통방송을 제공하는 곳은 많다? 
진실 1. 경기도 전역에 들리는 교통방송은 없다!


경기도는 전 국토의 10.2%를 차지하고, 1341만 명이 사는 전국 최대의 지자체다. 2015년 기준으로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로 향하는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113만 명, 서울에서 경기도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50만 명이다. 그만큼 교통 밀집지역으로 교통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기도는 경기도 전역을 아우르는 교통방송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일부 경기도에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을 살펴보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FM과 도로교통공단의 TBN경인교통방송, 경인방송(iTVFM) 등이 있다. 그러나 이는 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만 청취할 수 있고, 그마저도 서울 중심의 교통정보로 제한되어 방송된다. 

따라서, 현재 경기도 전역에서 들을 수 있는 경기도만의 교통방송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도민의 정보 접근성과 방송 청취권은 박탈된 상태다.
 

경기방송 애청자들이 경기도청에 모여 경기도형 공영방송을 설립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

  
오해 2. 요즘 시대에 교통정보 누가 듣나?
진실 2. 교통정보와 교통방송은 다르다.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교통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라디오로 제공되는 교통정보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통방송은 단순 교통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뉴스, 오락, 생활정보 등을 다채롭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교통방송=교통정보'라는 등식은 성립할 수 없으며, 이는 라디오를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공감이나 위로 등 무형의 가치를 배제한 계산법이다. 


더욱이 2019년 11월 경기방송이 의뢰한 한국리서치 청취율 조사에 따르면, 라디오 청취자의 76%가 교통정보를 유용하다고 답했고, TBS의 교통정보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비춰보았을 때 교통방송에 대한 수요층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그 만족도 역시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2020년 3월, 경기방송이 방송권을 자진 반납하면서 경기도민의 청취권이 박탈된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경기도 유일의 종합편성 라디오가 사라졌음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 사업자 공모 계획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간 경기방송 노동조합은 경기지역의 건강한 방송사를 설립하기위해 시민사회단체, 애청자들과 함께 수요집회를 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이제 막 가시화되기 시작한 경기도형 공영방송은 아직 어떤 모습이 정해지지 않은 미지수의 상태다. 지역방송으로써 공공성과 지역성을 구체화하려면 앞으로 도내 시군, 관계기관, 도민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이어가야 할 테지만, 지난해 공적책무를 등한시하고 일방적인 폐업을 단행한 경기방송의 경우를 반면교사 삼아 경기도형 공영방송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이상적인 방송사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장이자 경기방송 PD입니다.
#경기방송 #경기도 #FM99.9 #이재명 #방송통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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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업한 경기방송 PD입니다. 경기시민단체와 새로운999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건강한 경기지역의 방송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99.9를 도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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