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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사이에서 출마 뜻 밝힌 시의원 "서울을 바꾸고 싶어서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700] 권수정 서울시의원

등록 2020.12.31 17:48수정 2020.12.3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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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정 서울시의원 ⓒ 권수정 제공


정치권 시계는 내년 4월에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 맞춰져 있다. 특히 박원순 시장 사망으로 인해 열리는 서울 시장 선거는 전국적 관심을 받고, 출마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대선주자급이다. 그런 가운데 한 '시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바로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이다.

공개적인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출마의사는 밝힌 상태다. 왜 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지난 24일 전화로 여러 서울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권 시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전 정말로 바꾸고 싶어서 나온 사람이에요"

- 의원님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는 밝혔지만, 아직 출마 선언은 하지 않은 거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박원순 시장 사망 이후에 고민이 진짜로 깊거든요. 근데 제가 이력도 짧고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생소하시기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시민들의 삶이 제가 살아왔던 삶의 궤적 그 자체이고, 현재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사는 사람이에요. 가장 당신들을 닮은 사람이 당신들의 말씀을 대신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페이스북을 통해서 당 안팎의 분들께 출마 의사를 밝히긴 했는데 국민들께는 조금 더 구체화하고 조금 더 준비된 자세로 말씀드리는 게 맞을 거 같아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잘 준비해 제대로 출마 선언을 할 겁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 아직 공약 같은 게 준비 안 된 건가요?

"공약 같은 건 거의 구체화 됐어요. 그간 고민해 왔던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준비한 것도 있고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서울이 가지고 있는 생태 위기, 기후 위기와 관련된 내용을 조금 더 담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이 선거가 출발하게 된 시발점이 서울시 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삶과 젠더 문제에서 조금 더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가야 한다고 결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서울시의원으로 일을 하잖아요. 사실 그전에는 현장 노동자로 그리고 노동 운동하고 진보정당 당원으로서 삶 속에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해 왔었어요. 의회에 들어온 뒤에는 입법의 영역에서 또 다른 경험을 쌓아 왔죠. 그 안에서 수많은 서울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다양한 현안들과 정책들을 온몸으로 부딪혔어요. 때로는 다양한 의제들을 담아내기에 몸과 마음이 버겁기도 했지만 그래도 함께 해주시는 분들로 덕분에 눈물과 보람이 쌓이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해요.

이번 서울시 시장 선거에 나가게 된 이유는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까지 이어진 내용을 이제는 바꿔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박원순 시장이 처음 출마할 때 시민후보라는 타이틀로 도전을 해서 당선했죠. 이후에 10년의 시장 생활을 역임했는데, 그 기간에 내용적으로 정말 훌륭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시대상을 담지 못하는 것들이 드러나게 시작했어요. 특히 시의회와 행정 권력이 동일화되다 보니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가지는 폐해가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던 거죠."

- 그럼 어떻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예전부터 사람들을 위해서 개발을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곳에 머무르던 사람들을 둥지에서 내모는 개발이었죠. 그리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지만 더 많은 사회적 약자와 소시민들이 배제되었고 기후위기를 말해 왔지만 속도는 늦추지 않았죠. 이런 서울에 대해서 대안적인 모습들을 제시하고 시민들께 동참을 호소하면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서울을 만들어야 돼요."

- 박원순 시장이 개발 정책을 펴진 않지 않았나요?

"박원순 시장이 뉴타운 식의 대규모 개발 사업은 없앴죠.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제시한 것이 도시재생사업인데, 그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서 도시를 바꿔 나가겠다는 청사진은 그려주었어요. 하지만 세운상가, 청계천 이런 부분에 있던 상인들의 모습을 바꿔나가는 현장을 우리는 적나라하게 봤잖아요. 결과적으로 여전히 속도를 내왔고 거기 있던 상인들은 지금 거기에 없어요. 박원순 시장이 밖에서 볼 땐 개발을 안 했다고 말했지만 다른 방향의 개발을 추진해 여전히 사람들을 둥지에서 내모는 현상을 유지했죠."

- 그럼 박원순 시장이나 오세훈 시장이나 별 차이 없다고 보세요?

"100% 똑같다고 말씀드린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성장, 개발, 1등이라는 철학과 동일시되어 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발 담론과 어떻게 해서든지 서울이 세계 1등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목표를 두는 모습이 이어졌다고 봐요. 저는 속도를 내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삶보다 평범함 속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또 지금은 그런 시대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가장 문제는 코로나 같아요, 서울시가 멈춤 기간을 선포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3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잖아요.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이유 뭐가 보세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죠. 예전에 집단 감염되었던 것과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잖아요. 가족 내 소규모로, 생활 밀접 공간에서 확산되고 있고 무증상자들도 많아서 이게 개인의 노력으로는 확진자 증가 속도를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직면했다고 봐요. 현재 5인 이상 모임도 전면 중단하고, 공공기관도 다 문 닫고, 대부분 상점까지 문을 닫으라고 한 상태잖아요. 근데 일정부분은 계속 열어 놓고 시민 개개인에게만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이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요. 빠르게 대응단계를 격상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정치를 해야 된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어요."

-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면 경제가 회복 불가능하게 될 수 있으니 지금 수준에서 막자는 게 정부 입장인 거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도 수많은 분이 희망고문당하며 희생되고 있죠. 희생당하는 사람을 가만히 살펴보면 하루하루 사람들 대면하고 밥벌이해야 되는 사람들이에요. 근데 대면하지 말라고 하니까 노동자들도 일감이 떨어지고 자영업자들은 대단히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요. 그리고 멈추라고 하니까 결국은 병든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돌봄을 못 받고 있어요. 소득 격차는 더욱 심화했고요. 이 상황이 지속되면 아래 단계부터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경제가 돌지 않는다'는 것은 시민의 삶과는 먼 얘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정말로 국민의 삶의 기층에 대한 고민이 없는 대답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부동산 문제 심각... 사적 소유 제한까지 논의해야"

- 내년 선거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부동산이에요. 서울 부동산 값이 치솟는데, 어떻게 보세요?

"서울시장 선거 쟁점이 부동산에 몰리는 게 안타깝긴 해요. 우리나라, 특히 서울의 부동산값이 정상은 아니죠. 그동안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대책이라고 24개나 내놨는데 역대 정부 중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그리고 풍선효과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어요.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근데 부동산 문제는 아시다시피 세금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고 공급과 수요의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개발정책과 도시정책, 균형 발전의 문제 등 총체적인 문제잖아요. 그래서 단편적으로 '이게 문제라서 이거 이렇게 고치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건 대단히 포퓰리즘적인 발언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분명히 부동산 문제는 심각한 문제고 잡아내야 하는 문제죠. 하지만 저는 이것이 철학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본질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집을 통해서 불로소득은 없다는 인식을 꾸준히 강하게 심어 줘야 돼요. 그다음에 토지보유세 등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과 더불어 집을 소비재가 아니라 가치제로써, 그리고 하나의 선택지로 여길 수 있도록 전면적인 그림을 제시하는 게 대단히 필요해요."

- 정부가 세금을 올리는 데도 집값이 안 잡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제대로 안 했으니까요. 이 정부 들어서 집권 초기에 보유세 인상을 기피했어요. 그래서 그 묻지마 투기 시대를 연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저는 생각해요. 땜질용 대책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죠. 계속 '주택 공급을 더 늘려 가겠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서까지도 거기다가 뭔가를 제공하겠다'... 이건 토건족의 이해관계를 챙기면서 해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집값이 안 잡히죠. 또 이 사람들은 앞으로도 이렇게 갈 것이라는 걸 정확히 보여주지 못했어요. 이런 기조가 역대 최대의 부동산값 상승률과 실패를 낳았다고 보고 있어요."

- 보수 쪽은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르는 거라고 해요. 그래서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데...

"근데 정말 솔직하게 한번 들여다보자고요. 서울에 다주택 가구가 20%에 육박해요.
강남과 서초는 다주택 소유 가구가 20%를 넘었어요. 그리고 아무리 공급 늘리고 재개발해서 아파트를 늘려도 상위 10%가 신규 주택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현실이 바뀌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는 공공 임대 비율을 늘리는 걸 넘어서 서울형 사회주택하고 사적 소유 제한까지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3~4채 이상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정확한 세금을 매기던지 아니면 아예 가지고 있지 못할 만큼의 압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로 야권 단일화?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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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서울시의원. ⓒ 권수정의원 페이스북

 
-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야권으로 불리는 국민의당이나 국민의힘과 저희 사이에는 태평양보다 넓은 강이 흐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끼리 알아서 잘 하실 일이고,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갈 겁니다. 단일화라는 말씀은 보수 야당 단일화 등으로 정정해서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안철수 대표 출마 선언을 제가 잘 들여다봤어요. 근데 거기 내용을 보면 '정권교체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이고 내년 4월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 교체를 위해 7부 능선은 없는 것'이라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하지만 정권 교체를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이전에 실패에 대한 반성 이런 것도 없고요. '정권을 당신들에게 주었을 때 어떤 대한민국, 어떤 서울을 이야기하고 싶은데'라는 내용이 없는 거예요. 오로지 이 서울시장 선거가 자신들의 대선 레이스를 위한 사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아 대단히 화가 났어요.

서울에는 사람이 있어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지금 생활 멈춤으로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고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풀어줘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출마 선언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 시장에 출마하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접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격이 안 돼요."

- 왜 권수정이 서울시장이 돼야 하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시민들의 삶을 가장 닮아서'라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네요. 26억짜리 전세를 살면서 자기가 이사를 몇 번 했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언제 잃을까 고민하면서 성차별적인 노동 현장에서 비위를 맞추면서 일을 해야겠다는 사람, 서울이라는 곳에 올라가서 반지하에서 침수당하고 성폭력적인 상황에 놓여 보기도 하고 여전히 전세를 살면서 2년마다 재계약 고민을 해야 되는 사람, 아이를 낳아도 이 아이가 정말 행복할 것인지 자신이 없는 그런 소시민의 삶을 저는 가장 잘 이해하고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그것을 위해서 지금까지 저희 삶의 궤적에서 열심히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해왔고 후회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전 정말로 서울시를 바꾸고 싶어서 나온 거예요. 그것을 할 준비가 되어있고 철학이 있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거나 이주해 온 사람들이 이 안에서 그냥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사랑하고, 그 수명이 다해서 눈을 감을 수 있는 안전한 서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집 하나를 소유해야만 삶이 안전하다고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서울은 정말 사람의 도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여 드릴게요. 그런 대안적인 삶에 대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러분들한테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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