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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뛰려면 일단 잘 걷기부터... 나가서 걸으세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701] 첫 에세이집 '아낌없이 살아 보는 중입니다' 출간한 임현주 MBC 아나운서

등록 2021.01.02 14:57수정 2021.01.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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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MBC <뉴스투데이> 앵커가 안경을 쓰고 나와 국내는 물론 외신에서까지 화제가 되었던 임현주 아나운서가 최근 자신의 첫 에세이집인 <아낌없이 살아 보는 중입니다>를 출간했다.

점집에 갔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아낌없이 살아 보는 중입니다>에는 방송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임 아나운서가 생활하며 겪은 일이나 생각을 솔직 담백하게 담았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 지난 15일 임 아나운서를 전화로 만나보았다. 다음은 임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4일 첫 에세이집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를 출간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책 출간이 처음이다 보니까 여러 감정을 느끼는데 물론 많이 설레고요. 올해 제가 방송하고 다른 일 하는 외의 시간에는 모든 시간을 책을 쓰는 데 시간을 쏟았어요. 그러면서 느낀 게 그냥 글 한 편을 쓰는 거와 책을 한 권으로 완성한다는 거 참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앞으로 누군가의 시작과 도전을 더 정말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 처음에 책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제 책이 보라색 표지예요. 원래 저는 파란색을 좋아해요. 그러나 겨울이라서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보라색을 선택했는데 책이 따뜻함을 주더라고요. 그리고 책 표지에 있는 일러스트 그림도 제 모습 변화의 과정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림들이 또 잘 표현이 된 거 같아서 만족스러웠어요. 집에 서재가 있는데 서재 안에 제 책을 보면 좀 실감이 안 나요."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표지 ⓒ 유영

 
-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는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어떤 책이냐면 제목이 '아낌없이 살아 보는 중입니다'잖아요. 제목은 여러 몇 개 후보가 있었는데 제 지인들이 이 제목을 압도적으로 제일 많이 골라 줬어요. 그 이유가 '정말 너한테 딱 맞는 제목이다. 넌 진짜 아낌없이 살고 있어'라고 말해줬거든요.

근데 몇 년간 일만 하며 살았고 올해는 그냥 하루도 허투루 살았던 적이 없다고 책에도 썼는데 진짜 그랬어요. 하루의 1시간도 진짜 많은 것들을 하면서 살았는데 제가 어떻게 아낌없이 살아가게 되었는가에 대한 과정이 담겨 있어요. 처음부터 제가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하며 살았던 게 아니라 몇 년 전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책에 썼잖아요.

제가 열심히 살아서 아나운서가 됐고 그러면 내가 뭔가를 굉장히 능동적으로 선택하며 살 줄 알았는데 어느 때보다 수동적으로 살아가고 있고, 내가 선택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그런 약간의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어요. 근데 그 생각을 깨고 나올 수 있었던 계기들이 책에 적혀 있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 어떻게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하면서 살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예전에는 '내가 해도 되나? 남들 다 안 하는데' 하고 넘겼던 것들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으로 저 자신에게 던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없는 거예요. 그때부터는 나중에 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하고 싶은 걸 가볍게 해본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방송 일도 하고 강연도 하고 글도 쓰고 칼럼도 쓰고 북튜브 크리에이터로서 활동도 하고 다양한 일을 하게 된 거죠."
 

임현주 MBC 아나운서 ⓒ 임현주 제공

 
- 책은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제가 글쓰기를 시작한 게 한 4, 5년 전 즈음 부터예요. 너무 마음이 힘들 때가 있었어요. 굉장히 적극적으로 살아왔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되게 수동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 좌절감을 느꼈죠. 내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너무 마음이 힘든데, 이런 고민을 누구에게 털어놔야 될지 모르겠어서 약간 도피하는 마음으로 혼자 여행을 좀 많이 다녔어요.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면서 속마음을 많이 털어놓고 스스로 많이 치유됐어요. 내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죠. 출간 제안도 몇 번 왔어요. 근데 그 당시에는 내가 아직 책을 쓸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제 생각이 아직 완전히 정리된 게 아니고 변화하는 과정이고 조금 더 제 생각을 소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작년 말 내년에는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쓰기 시작했어요."

-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구성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주제별로 장을 나눴는데요. 제 첫 책이다 보니까 저를 설명하는 걸 빼놓을 수가 없죠. 그래서 아나운서로서 저의 이야기도 담겨 있고 어떻게 아나운서를 꿈꾸게 되었고 어떤 한계를 느꼈고 그래서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요. 또 어떤 장에는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라오스로 혼자 떠나는 이야기, 너무 힘들었을 때 떠난 여행의 순간들 그리고 다시 주체성을 갖고 일을 해나갔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어요. 또 하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파트인데 할머니, 엄마에 관한 이야기도 썼어요. 그리고 올해 이슈가 됐던 여성주의에 관한 생각과 이야기도 있고요."

- 점 보는 얘기로 시작하셨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제가 그걸 첫 장으로 내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나중에 그거 좀 빼려고 했어요. 근데 이걸 먼저 본 사람들이 너무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거예요. 책을 펼쳤을 때 점집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는데 그게 오히려 너무 뻔하지 않아 재밌었다는 반응이 있어서 굳이 바꾸지 않았어요. 점 보는 이야기에 정말 많은 분이 공감하더라고요."

- 점 보는 걸 좋아하시나요?
"예전에 힘든 시기에는 어디서라도 좀 긍정적인 희망을 찾고 싶었어요. 그냥 '그래 좀만 참으면 다 잘 될 거야'라는 이야기가 너무 듣고 싶었고 그래서 정말 좀 살기 위해 갔어요. 좋아해서 간 게 아니라 정말 너무 힘들어서 간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점집을 안 가게 됐는데 가끔 또 어딘가에서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찾아가요. 그냥 왠지 힘을 더 얻고 싶을 때 또 찾아가죠."

- 어쩌면 위로 받은 게 아닐까요?
"맞아요. 저 진짜 점집에서 위안을 많이 받아요. 점집에서 진짜 많이 하는 대화는 위로예요. '그래 이 시간이 지나면 조금 다시 나에게 또 다른 희망이 찾아오겠지'라는 위안을 받는 거죠. 가까운 사람에겐 하지 못할 내 고민, 내 심정을 점집에서는 '여기는 점집이니까' 하면서 내 이야기를 술술 하게 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 아나운서를 운명이라고 생각하시나 봐요?
"그렇죠. 제가 책에도 썼지만, 어릴 때부터 말을 참 잘하고 실전 무대에 강하고 항상 그런 힘이 있다는 걸 순간순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제가 아나운서가 될 거라고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생각을 못 했어요. 과도 공대 산업공학과를 전공했고 동아리도 다 경영학 동아리 하거나 그리고 주미한국대사관 인턴십 하거나 이런 식으로 아나운서와 무관한 일을 했거든요.

그런데 졸업반 되고 미국에 잠깐 갔을 때 혼자 있게 되니까 '내가 진짜 뭘 좋아했지'라는 생각을 떠올리니까 갑자기 아나운서가 떠오르더라고요. 진짜 여러 가지 경험을 다 거쳐서 결국에는 내가 나를 좀 많이 알게 되면서 저의 성향과 아나운서가 잘 맞는구나를 그때 깨달았던 거 같아요. 시험에 한 번에 붙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 운명처럼 아나운서를 하게 된 거 같아요."

- 책에 안경 이야기와 넥타이 이야기도 나오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잖아요.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궁금해요.
"제가 뭔가를 일부러 차별화 되겠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어떤 일을 하다가 의문이 들어왔을 때 '어, 이거는 이렇게 왜 안 하는 거지? 이렇게 안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을 해 보면 그렇게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때 그냥 했던 건데 그런 것들이 화제가 된 거죠. 그래서 단편적인 기사들만 접하면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튀지? 왜 이렇게 남들과 다른 거 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 얘기들과 변화의 과정들이 책에 쓰여 있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그래서 이 사람이 그때 이런 걸 했구나'라고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제 삶의 제일 중요한 가치는 선택하는 삶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존중하는 삶인 것 같아요. 각자의 인생이 다 특별하고 각자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되게 안전한 길만 혹은 그냥 다 하는 걸 하게 되는 게 많아요. 그런데 진짜 뭔가 의문을 놓지 않고 살면 좋겠어요."

- 그러려면 주위 사람도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아나운서님이 그런 생각을 가졌다 해도 주위에서 반대하면 어려울 것 같아요. 주변에서 괜찮다고 하니 한 거 아닌가요?
"맞아요. 주변에서 제가 '이거를 해 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먼저 의견을 구했거든요. 그때마다 대부분 '다 응원한다. 하면 되지. 그러고 보니까 안 했었네'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뭔가를 도전하고 시작하는 사람들한테 무작정 다 하라는 건 아니겠지만 굳이 뭔가 '그거 하지마 그거를 왜 하는 거야'라고 하지 않는 것도 되게 필요한 거 같아요. 왜냐면 그런 것들이 용기를 꺾어버리거든요. 그래서 그런 역할이 저에겐 감사했죠. 주변 사람들이 항상 용기를 북돋아 줬고 덕분에 제가 계속 용기를 잃지 않았던 거 같아요."
 

임현주 MBC 아나운서 ⓒ 임현주 제공

 
- 새로운 데 도전하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그냥 이게 좋은 사람인 거예요. 물론 어떤 걸 도전해서 결과가 좋으면 너무 좋죠. 하지만 결과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에요. 결과는 실망스러운 결과도 많고 근데 결과가 무조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하기가 힘들어요. '이거 했을 때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이거 했을 때 망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게 너무 크면 시작 못 해요.

근데 저는 그게 별로 없어요. 어떤 결과에 대한 거는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고 내가 지금 이거 하고 싶은 이유가 있으면 거기에 좀 끌려서 하는 사람인 거예요. 재밌게 어떻게 해 볼까 그런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낌없이 살아보는 과정적인 거고 그래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거 같아요. '이걸 이때 해 볼 걸 왜 지나갔을까'라는 생각은 그래서 많이 안 하는 거죠. 저는 책도 쓴 내용이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라고 이야기를 해요. 우리가 잘 뛰려면 일단 잘 걷는 거부터 시작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뛸까를 고민하기 전에 일단 나가서 걷자고 저는 말을 하는 거죠."

-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요?
"더 도전하고 싶은 거는 글쎄요. 저는 먼 미래의 계획을 다 세우지 않아요. 그리고 올해 진짜 진짜 많은 도전을 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이 지금 당장 떠오르지 않는 거 같아요. 오히려 지금은 내 옆에 있는 일상을 조금 잘 챙기자는 마음을 갖고 있고요. 그런데 책을 시작했으니까 아마 내년에도 계속해서 글을 쓸 테고 계속해서 어떤 내가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설렘이 있는 거 같아요. 앞으로 또 어떤 글을 쓰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그런 기대감이 있어요. 지금 당장 뭘 하고 싶어 하는 것보다 그런 기대감이요."

- 이 책으로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제 책 첫 장의 제목이 '잘 버텼어'라는 말이에요. 올해 정말 다들 너무너무 힘든 한해였잖아요. 진짜 다들 잘 버티는 한 해를 보냈는데 근데 사실 돌이켜 보면 올해만 버틴 게 아니에요. 올해 유난히 힘들긴 했지만 늘 버팀의 연속이 삶인 거 같아요. 저도 오늘 지금 행복해라고 했다가도 내일은 또 다음 날은 진짜 너무 힘들다고 버티면서 하루를 보내기도 해요.

그렇게 흔들리는 게 우리 삶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라면 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를 도전하고 싶고 시작하고 싶고 나의 색깔을 다시 찾고 싶고 다시 나의 주체성을 찾아가고 싶은  분들에게는 계기나 용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봐주신다면 너무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임현주 (지은이),
유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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