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듯 아름다운 청춘을 응원합니다

등록 2020.12.17 09:53수정 2020.12.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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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그린 그림. 이 그림이 거실에 걸려 있다. 걸려 있는 그림과 딸아이의 마음을 상상하여 글을 지어봤다. ⓒ 고수미

 
눈이 내린 포근한 오후
지는 하루의 끝. 서쪽 하늘에 해가 기울고 있다.
새하얀 대지에 꿈꾸듯 아름다운 노을은 사람의 마음까지 물들이고 있다.

집 거실에 있는 그림으로 며칠 전에 딸이 그려서 걸어 놓았다.
거실은 딸의 그림으로 따뜻하고 화사해졌다.
며칠 전에 가만히 앉아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딸의 모습이 그림과 겹쳐졌고
그림에 딸의 마음이 반영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심란해졌다.

딸아이는 연기를 하고 싶어 공연 연기과에 입학하였고 올해가 마지막 학기로 내년 초에 졸업을 한다. 학기 중에 공연도 활발히 했고 나름 재미있고 보람된 시간들이 많았는데 졸업 작품도 무산되고 현직에 있는 선배들과의 교류도 끊어졌단다.

딸은 작은 배역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고 이제는 자신이 연기를 좋아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한다. 또한 활발히 취업 준비도 하고 여러 사람들도 만나서 정보도 교환하고 자신의 앞날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하는데, 코로나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졌단다. 불안해서 나갈 수도 없고 그냥 다시 고향집으로 돌아올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마음이 그림에 반영이 된 것 같다.
현실은 차가운 겨울로 꽁꽁 얼어붙어 있고
하지만 이상은 지는 해지만 멋지게 포장되어 있다.
겨울이라는 현실과 이상이라는 괴리감은 너무 멀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코로나가 만든 또 다른 일상이 되어버렸다.
또한 나무는 미술에서 자아상을 의미한다.
딸의 나무는 앙상하고 차가운 눈에 뒤덮여 있다.
자신은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지만 답답함이 혼재되어 있고
눈 덮인 들판에 홀로 서 있다.
이제는 부모의 품을 진짜 떠나 홀로 서야 한다.
꿈꾸듯 미래를 향하여 열심히 달리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는 성인이 된 딸을 아이처럼 다그치기도 어렵다.
그냥 인정하고 딸이 원하고 바라는 삶이 되도록 지켜봐 줘야겠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설령 돌아가더라도. 선택은 본인이 할 수 있도록.
그래야 진짜 홀로 설 수 있다.

부모이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또한 답답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청춘은 딸의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며
봄을 오기를 버티고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르게 보면 지금 해가 떠오르기 직전 얼어붙은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아침이 오고 있을지 모르겠다.

어렵고 불안한 지금 잠시 꿈꾸듯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딸은 나의 미래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이 내 거실에 걸려 있다고 해도 그림을 그린 사람은 딸이다.
잠시 딸의 불안을 내 것 인양 착각했다.

지금은 불안하지만 아이의 미래가 그림처럼 그 일상의 해가 아름답게 떠올라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해본다. 홀로 가야 할 인생길에 단단한 나무가 되어 수없이 많은 계절들이 찾아와  맞닥뜨릴때 그 끝은 성장이라는 눈부시게 쨍한 날이 올 것이다.

딸아 너의 미래를 응원할게. 네가 가지고 있는 뜨거운 열정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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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꽃부터 사랑스런 아이들,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배우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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