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화산 폭발이 연상되는... 동해안의 숨은 비경

포항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와 향토 음식 '모리국수'

등록 2020.12.15 17:57수정 2020.12.15 20:30
0
원고료로 응원
우리나라에는 예술적인 조각품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크고 작은 주상절리가 많다. 그중에서 학술적, 관상적인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주상절리도 몇 군데 있다. 대표적인 주상절리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제주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광주 무등산 주상절리대를 꼽을 수 있다.
 

포항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천연기념물은 아니더라도 울산 강동 화암 주상절리 같은 지자체에서 지정한 기념물 등도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기념물로 지정은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주상절리가 있다. 바로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이다.

다양한 형태의 돌기둥이 혼재된 주상절리


동해안 해안 도로 주변으로는 그동안 군사작전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그러나 2009년부터 하나둘씩 해제되면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연장 770km의 장거리 해파랑길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물이 빠져나간 썰물 때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해변길과 숲길 그리고 마을 길 등이 이어지며 베일에 싸여있던 주상절리가 여기저기에서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영일만을 비롯한 포항의 호미반도권 해안 둘레길에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낸 여러 형태의 주상절리가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북쪽으로 삼정리 해수욕장과 남쪽으로는 구룡포 해수욕장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해안 도로와 접해 있는 숨은 비경으로 최근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 주변의 또 다른 명소로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잘못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구룡포항을 지나 호미곶 방면으로 가다가 일출로 삼정리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가다 보면 구룡포 해수욕장이 보인다. 여기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가 위치해 있다. 구룡포항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면 5분여에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이다.
  

다양한 돌기둥 모양이 혼재된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포항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주상절리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포항시에서 목재 데크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입구에는 동산처럼 보이는 소공원을 조성하여 해안 비경과 함께 주상절리를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여기는 갯바위들이 많아 관광보다는 낚시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소공원에는 벤치도 설치되어 있어 멀리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절리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뜨거운 용암이 지상으로 흘러나와 대기와 만나면 급격하게 식으면서 균열이 생기고, 물과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인하여 단면의 형태가 사각형 또는 육각형의 다면체 돌기둥 같은 모양이 생기게 된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드러누운 주상절리, 직각을 이룬 주상절리, 돌기둥을 세워둔 듯한 주상절리 등 다양한 형태를 이루며 혼재해 있다.
  

예술작품 같은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 모습 ⓒ 한정환

 
해안가에 설치된 목재 데크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모습을 드러낸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다른 곳과 다르게 화산이 폭발하는 모양을 연상할 수 있는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화산이 폭발할 때 사선으로 용암이 분출하면서 형성된 용암 분출 장면이 그대로 멈추어 있는 듯이 느껴진다.
  

포항 구룡포 삼정리 해변가 모습 ⓒ 한정환

 
다양한 모습의 주상절리 중 일부는 밀물 때 물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가 되면 모습을 드러내어 오후 시간에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 동해안은 물이 맑아 바닷물 속에 잠긴 주상절리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구룡포항의 별미 '모리국수'


구룡포항 주변으로 거닐다 보면 '모리국수'라고 적힌 간판을 많이 본다.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에는 몇 집 건너 한 군데가 있을 정도로 구룡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별미 음식 중 하나이다.

모리국수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구룡포에 거주하는 어부들이 먹던 향토 음식이다. 먹거리가 귀할 때 어부들은 먼바다에 나가 잡아온 값비싼 생선들은 전부 팔고, 나머지 최하급 생선들을 모아 칼국수와 함께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던 음식에서 유래한다.
  

포항 구룡포 향토 음식 '모리국수' ⓒ 한정환

 
모리국수는 생선과 해산물 등을 한데 모아 넣고, 식구들과 친척들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먹는다고 '모아국수'로 불리다가 자연스럽게 '모리국수'로 음식 이름이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다.

요즘 구룡포에서 판매하는 모리국수는 아구, 홍게, 미역초 등 갓 잡은 생선과 해산물, 고춧가루, 마늘, 콩나물과 양념장을 넣고 걸쭉하게 먼저 끊인다. 마무리로 칼국수를 넣어 다시 한 번 더 끓여 내놓는다. 식성에 따라 얼큰하게 주문을 하면 주인장이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잔치국수와 칼국수도 판매를 한다.

모리국수는 2인분이 기본이다. 1인분은 깊은 맛을 낼 수가 없어 주문을 받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구룡포 여행의 기회가 다시 찾아온다면, 얼큰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모리국수를 한 번 더 찾아 별미를 즐길 것 같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출로 14번지 주변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내비에는 나오지 않음)
- 주차료 및 입장료 : 없음
#포항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 #구룡포 향토 음식 모리국수 #구룡포 삼정리 해변 #구룡포 해수욕장 #구룡포 삼정리 해수욕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