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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오-조수혁 존재감, 2위 트라우마 극복한 울산

[2020 ACL] 울산, 8강전서 베이징에 2-0승… 7연승 질주

20.12.11 09:19최종업데이트20.12.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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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니오 울산의 골잡이 주니오가 베이징과의 ACL 8강전서 득점한 이후 세레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준우승 트라우마는 완전히 사라졌다. 울산 현대가 주니오, 조수혁의 활약을 앞세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순조로운 행보를 내딛었다.
 
울산은 10일 오후 7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베이징 궈안을 2-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완벽한 공수 조직력 선보인 울산
 
이날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주니오, 2선은 이근호-이상헌-이청용이 포진했다. 허리는 원두재-윤빛가람, 포백은 박주호-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 골문은 조수혁이 지켰다. 베이징은 알란, 아우구스투, 비에이라, 페르난두 등 유럽에서 활약한 바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포진시켰다. 또, 한국A대표팀 출신 김민재가 포백 라인을 이끌었다.
 
팽팽한 흐름 속에서 두 팀의 몸싸움이 거칠었다. 주니오와 김민재가 얼굴을 부딪치며 고통을 호소했고, 알란은 침투할 때 김태환과 충돌했다.
 
울산은 전반 16분 기회를 잡았다. 원두재의 크로스를 주니오가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김민재의 손에 맞았다.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전반 21분 키커로 나선 주니오가 성공시켰다.
 
이후 베이징의 반격이 매섭게 펼쳐졌다. 33분 조나탄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시도한 슈팅은 조수혁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울산은 베이징이 공격하는 틈을 타 오히려 역습을 통해 한 골을 추가했다. 전반 42분 주니오가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슈팅수 4-8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에서 울산이 압도한 전반전이었다.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인 전반전과 비교해 후반에는 울산의 수비 조직력이 돋보였다. 2골의 리드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 무게 중심을 뒤로 내리면서 수비 숫자를 더 늘리고, 베이징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주력했다.
 
2골이 필요한 베이징은 후반들어 더욱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고비때 울산을 구한 것은 조수혁의 선방쇼였다. 후반 7분 알랑, 후반 9분 아우구스투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후반 19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비에라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가슴철렁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후반 25분 이청용, 이근호 대신 기동력이 좋은 신진호, 설영우를 투입하며 팀을 정비했다. 후반 36분에는 센터백 정승현을 넣으며, 수비진을 5백으로 구성했다. 더욱 견고한 방어막을 형성한 울산은 베이징의 파상공세를 차단했고, 결국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울산, 준우승 트라우마 벗고 정상궤도 진입
 
이번 ACL을 앞두고 울산을 향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K리그, FA컵에서 연거푸 준우승에 그치며 상실감이 매우 컸다. 지난 시즌에도 정상 문턱에서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주고 좌절을 맛본 터라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가 늘 울산을 따라붙었다. 이는 울산에게 상당한 트라우마로 작용했다.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이번 ACL 참가를 위해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는데,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오스트리아 한국 A대표팀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불참했다. 대표팀에 소집됐던 김태환, 정승현, 원두재도 격리 생활 이후 뒤늦게서야 팀 훈련에도 참가하는 등 울산에게 악재가 겹쳤다.

3일 간격으로 짜여진 살인 스케줄도 울산을 괴롭히는 요소였다. 가뜩이나 주전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김도훈 감독은 매경기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며 체력안배에 힘썼다. 그럼에도 울산은 승승장구했다. 조별리그에서 5승 1무로 가볍게 통과한데 이어 16강에서 멜버른 빅토리를 3-0으로 대파했다. 공격에서는 주니오, 김인성 듀오가 시너지를 극대화했으며, 조현우를 대신한 조수혁 골키퍼도 든든하게 골문을 사수했다.
 
이번 베이징전은 ACL 우승으로 가는 최대 고비처였다. 알란, 아우구스투, 비에이라, 페르난두 등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로 구성된 베이징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울산의 저력 앞에 베이징도 속수무책이었다. 공격에서는 주니오가 해결사로 나섰다. 올 시즌 K리그 27경기 26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니오는 김민재가 버티는 베이징 수비진을 완전히 궤멸시키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퍼스 글로리와의 2연전에서 2골을 넣은 이후 FC도쿄, 멜버른 빅토리전에서 침묵하며 우려를 낳았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서 3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특히 전반 42분 주니오의 중거리 슈팅은 왜 자신이 K리그 최고의 골잡이인지를 여실히 증명한 장면이었다.
 
조수혁 골키퍼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조현우에 밀려 리그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설움을 이번 ACL에서 날리고 있다. 이날 베이징은 무려 22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소득을 얻지 못했다. 조수혁 골키퍼는 골문으로 향하는 8개의 유효 슈팅을 신들린 듯한 반사신경으로 선방한 것이다.
 
울산은 이번 ACL에서 가장 안정된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다. 준우승에 그친 트라우마를 완전히 벗어낸 모습이다. 울산은 올 시즌 ACL에서 무려 19득점을 쏟아내고 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재개된 카타르에서만 파죽의 7연승이다. 또, 매 경기 2골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기세라면 2012년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울산은 10승 2무로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ACL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본래의 모습을 되찾음 정상궤도에 진입한 울산이 ACL 우승으로 자존심을 살릴지 주목된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2020년 12월 10일, 카타르 도하 알자누브 스타디움)
울산 현대 2 - 주니오(PK) 21' 주니오 42'
베이징 궈안 0
 
선수명단
울산 4-2-3-1 : 조수혁 - 김태환, 김기희, 불투이스, 박주호 - 원두재, 윤빛가람(81'정승현) - 이청용(70'신진호), 이상헌(40'김인성), 이근호(70'설영우) - 주니오(82'비욘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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