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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로 뭉친 수원, 요코하마 제압하고 ACL 8강 진출

[ACL] '김태환-김민우 나란히 1G 1A' 수원, 신구 조화 돋보여

20.12.08 09:42최종업데이트20.12.0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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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11시 카타르 도하에 있는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의 16강 토너먼트에서 득점에 성공한 수원 블루윙즈 한석종 선수가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ACL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오후 11시, 카타르 칼리파 국제 스타디움에서 '2020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수원 삼성(이하 수원)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이하 요코하마)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수원은 펠레 스코어 끝에 요코하마를 제압하고 8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앞서 수원은 타가트, 염기훈, 헨리 등 리그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수원은 지난 1일 칸나바로가 이끄는 광저우 헝다를 제치고 G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4일 매치데이 6 고베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경우의 수'를 완성했다.
 
수원의 16강 상대 요코하마는 H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1위 진출을 조기 확정한 상태였다. 특히 매치데이 5에선 전북을 4-1로 격파하는 등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요코하마는 조별리그 6경기 중 13득점 5실점을 기록하며 공수 밸런스 측면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다.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요코하마와 달리 스쿼드가 얇은 수원은 휴식 없이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수원은 최전방에 임상협, 고승범, 중원에 이기제, 박상혁, 한석종, 김민우, 김태환으로 구성된 5-3-2 포메이션으로 요코하마전에 나섰다. 한편 수원은 붙박이 주전 민상기가 황당한 규정으로 출전 불가됨에 따라 박대원을 긴급 투입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극적 역전승' 수원, 요코하마 3-2 제압하며 8강 진출 성공
 
조별리그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증명한 요코하마는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강한 전방 압박과 측면 발 빠른 윙어의 돌파가 수원을 위협했다. 요코하마의 계속되는 공세 속에 수원은 전반 19분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수원의 위기는 계속됐다. 백3의 특성상 상대의 측면 공격을 막아내기 버거웠고, 역습 역시 상대 중원에게 차단당하며 고전했다. 박건하 감독은 이른 시간 박상혁을 빼고 김건희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무게를 실었다. 수원은 전반전 요코하마에게 수차례 실점 위기를 허용했지만 1골 이상 허용하지 않은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돌입한 수원의 모습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1차 압박 라인을 높게 가져가며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한 수원은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를 이끌었다. 수원의 노력은 머지않아 결실을 맺었다. 후반 12분, 상대 소유권 차단 이후 전개된 공격에서 김민우의 패스가 김태환에게 연결됐다. 김태환은 침착한 스텝 오버 이후 강력한 슈팅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요코하마는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분위기 회복에 나섰지만 되려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36분, 이번에도 상대 소유권 차단 이후 김민우가 김건희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순식간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골키퍼와 1 대 1 상황에서 김민우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울산이 앞서나갔다.
 
수원은 후반 41분, 센터 서클 부근에서 볼을 잡은 한석종이 상대 골키퍼가 방심한 틈을 타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한석종의 슈팅은 골키퍼의 판단 미스로 이어져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2점 차로 달아난 수원은 종료 직전 실점을 허용했지만 끝내 리드를 지키며 3-2 승리를 거뒀다.
 
'신구 조화' 수원,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감동 선사하다
 
조별리그에서 '갑부 구단' 광저우 헝다를 제치고 올라온 수원은 16강에서 '2019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까지 꺾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수원은 올시즌 ACL에 진출한 K리그 클럽들 중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리그에선 2년 연속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으며,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었다.
 
하지만 이날 수원이 보여준 경기력은 수원 서포터들, 더 나아가 K리그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수원은 이른 시간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밀어붙인 끝에 역전해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특히 상대 선수들과의 신경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수원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날카로운 요코하마의 공격을 육탄 방어했다. 승리를 향한 수원의 의지는 지상 볼 경합(45.2% 대 54.8%), 태클 성공률(40% 대 52.9%), 파울 유도(16 대 20) 등 주요 수비 수치로 증명됐다. '끈적한' 수비 축구를 구사하는 수원 앞에 요코하마는 후반전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지 못했다.
 
'베테랑'과 '유망주'의 조화도 돋보였다. 후반전 이른 시간 동점골을 성공시킨 '2000년생' 김태환은 이날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김태환은 득점 이후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를 가리키는 셀러브레이션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베테랑' 김민우 역시 김태환의 선제골 어시스트에 이어 역전골까지 작렬하며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주 포지션 측면이 아닌 중원에 배치된 김민우는 이날 수원의 빌드업을 이끌었다. 염기훈의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김민우는 ACL에서 수원의 새로운 정신적 지주로 거듭나고 있다.
 
베이징, 울산, 고베에 이어 8강에 안착한 수원의 상대는 8일 오후 5시 추첨으로 결졍된다. 울산과 맞붙을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수원이 8강에선 어떤 드라마를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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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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