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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 무산' 전북, 요코하마에 4-1 패하며 16강행 좌절

[ACL] 전북, 요코하마의 속도 쫓아가지 못해... 전력 공백 뼈아파

20.12.02 09:15최종업데이트20.12.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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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요코하마에게 패배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1일 오후 7시, 카타르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2020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요코하마 마리노스(이하 요코하마)와 전북 현대(이하 전북)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전북은 요코하마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며 4-1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전북은 실낱같던 16강 진출의 희망을 잃고 말았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에 이어 ACL 정상을 목표로 했던 전북이지만 ACL에서의 흐름은 매우 좋지 않다. 전북은 상하이, 요코하마에 밀리며 H조 3위(승점 4점)에 놓여있었다. 지난 시드니와의 경기에서 힘겹게 ACL 첫 승을 신고한 전북은 이번 요코하마전과 다가오는 상하이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뒤 경우의 수를 기대해야만 16강 진출을 노릴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2019 J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요코하마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요코하마는 올해 2월에 벌어진 1차전에서 전북에게 2-1 승리를 거뒀으며, 재개된 ACL에서도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북과의 통산전적 또한 2승 1패로 앞서고 있었으며, 무승부만 거둬도 토너먼트 진출 확정이었기에 요코하마는 전북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지난 시드니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백3 라인을 재가동했다. 전북은 백3에 김민혁, 홍정호, 구자룡, 중원에 최철순, 이수빈, 신형민, 김보경, 나성은, 최전방에 바로우와 구스타보를 투입한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유망주' 나성은과 이수빈은 이번 경기에도 선발 출전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기동력'의 요코하마, 전북을 박살 냈다
 
예상대로 요코하마는 강력한 전방 압박과 함께 전반전을 시작했다. 빠른 발의 다카나, 나카가와가 버티는 측면과 함께 최전방의 마르코스 주니오르가 요코하마의 공격을 이끌었다. 요코하마는 높은 수비 라인과 함께 공세를 퍼부었고, 스로인, 프리킥 등을 매우 빠르게 시도하며 전북의 방심을 노렸다. 전북은 초반부터 몰아치는 요코하마의 공격에 쉽사리 전진하지 못했다.
 
요코하마의 압박은 이른 시간 결실을 맺었다. 후반 16분, 김민혁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상황. 전북 수비가 진영을 갖추기 전에 요코하마가 빠르게 공격을 시도했다. 측면에서 볼을 잡은 분마탄이 시도한 강력한 슈팅이 그대로 전북의 골망을 가르며 선제 득점이 터졌다.
 
득점 이후에도 요코하마는 계속해서 압박을 놓지 않았다. 기동력 있는 요코하마의 측면 자원을 전북이 쫓아가지 못하며 수차례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요코하마는 점유율, 슈팅, 패스 정확도 등 주요 지표에서 전북을 크게 압도하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한편 전북은 좌측면 바로우 위주로 공격을 풀어나가려 했으나 상대 압박으로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전북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조규성을 투입하며 답답했던 경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요코하마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후반 6분, 전북의 빌드업을 차단한 요코하마가 역습을 시도한 끝에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전북은 후반 9분, 바로우의 크로스 과정에서 얻은 PK를 구스타보가 성공시키며 추격에 나섰다. 모라이스 감독은 부진했던 공격진을 대신해 무릴로, 한교원, 이시헌까지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요코하마의 압박은 지칠 줄 몰랐고, 전북은 여전히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 바빴다.
 
한번 잡은 주도권을 끝까지 가져간 요코하마는 끝내 후반 26분 나카가와의 추가 득점까지 터뜨리며 스코어는 3-1까지 벌어졌다. 설상가상 후반 37분에는 다이젠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송범근의 등에 맞아 자책골까지 내준 전북이었다. 끝내 전북은 요코하마의 공세를 막아내지도, 자신들의 공격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4-1 대패를 당했다.
 
전북, '선수단 공백' 극복하지 못하며 16강 좌절
 
요코하마전 패배로 전북의 트레블 도전은 막을 내렸다. FA컵 우승 당시 인터뷰에서 트레블 도전의 포부를 밝힌 모라이스 감독이었지만 끝내 전북은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팀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올시즌 더블을 달성한 전북의 원동력은 측면에서의 파괴력이었다. 하지만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보여준 풀백, 빠른 기동력으로 기회를 창출했던 윙어, 심지어 빌드업의 핵심 중앙 미드필더까지 공백이 발생했다. 이주용, 이용, 손준호, 최보경의 이탈과 함께 한교원까지 부상 이후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3일에 한 번꼴로 경기가 치러지는 빠듯한 대회 일정에서 전력 손실은 더욱 뼈아팠다. 시즌 내내 백4 라인을 구사했던 모라이스 감독은 '깜짝 카드'로 백3를 꺼내 들며 극복하고자 했다. 리그에서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던 대체 자원들 역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새로운 전술과 오랜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100% 끌어올릴 순 없었다.
 
이날 요코하마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측면이 강점이었던 전북은 오히려 상대의 측면 공격에 크게 휘둘렸으며, 강팀을 상대로 한 전북의 백3 수비 라인은 조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의 공격을 구사하는 요코하마를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따른 체력 저하 또한 현실로 나타난 모습이었다.
 
전북은 요코하마전 패배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며 좌절했다. 트레블을 향한 전북의 바람은 절실했지만, 얇아진 스쿼드의 한계를 극복할 순 없었다. 전북은 오는 4일, 상하이 상강과의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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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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