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미 37만톤 방출? 흉년에 농민 두 번 죽이나"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으로 2021년 1월 이후 진행... 농민들 '납득할 수 없다'

등록 2020.11.30 15:54수정 2020.11.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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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쌀 수급안정을 위해 정부양곡 37만t을 시장에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집중호우와 긴 장마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농업 현장에선 "흉년에 농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양곡을 37만t 범위 내에서 시장에 공급하는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37만t은 추정수요량 대비 부족한 물량을 한참 웃도는 수치다. 지난 12일 기준 통계청이 조사한 올해 쌀 생산량은 전년과 견줘 6.4%(23만t) 줄어든 350만7천t으로, 농식품부가 추정한 수요량(367만1천t)과는 약 16만4천t이 차이난다.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 RPC) 등 산지유통업체의 2019년산 재고가 평년보다 10만~10만4천t 가량 적어 수확기 신곡을 조기에 사용한 점과 도정수율·수요 변화 등에 대비한 여유물량(10만톤)을 감안해 공급물량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공급시기는 가급적 수확기(12월 말까지)가 지난 2021년 1월 이후에 일정량씩 나눠 진행하지만, 수확기 중이라도 수급불안이 있거나 심화될 우려가 있으면 시기를 조정한다고 명시했다.

공급방식은 우선 RPC 등을 통해 공공비축미로 매입하고 있는 산물벼를 수확기 직후 인도하고, 수급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매를 추진한다.

농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한 벼농가는 "뉴스로 소식을 들었다.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3 덜 나왔는데 왜 자꾸 쌀값을 내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미 방출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는 "흉년이 든 해다. 재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쌀값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 그래봤자 농가소득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는데 당장 물가 잡겠다고 비축미를 푸는 것은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안정이 아니라 억누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부 양곡정책은 실패라고 본다. 기후위기로 인한 공급부족에 대비해 일정량을 비축해야 하는데 올해같은 상황이 2021년에도 벌어진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타작물재배지원을 통해 생산량을 감축시켜오다 값이 오르니 쌀을 방출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충남 예산군내 벼 재배면적은 2019년 1만1157㏊→1만1226㏊로 증가한 반면 쌀 생산량은 4.2% 줄은 7만8515t으로 집계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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