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책상용 칸막이' 재활용되나?

등록 2020.11.30 14:45수정 2020.11.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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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나흘 앞둔 29일 오후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오산고등학교를 방문, 수험생 자리에 직접 앉아 시험장 칸막이 이격 거리를 살펴보는 등 방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고한 당신, 붙어라." 덕담도 듣고, 엿이며 찹쌀떡 등을 선물로 받아들지만, 단 하루 시험으로 당락이 갈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험생은 긴장감을 감추기 어렵다.
  
긴장감을 더하는 것 중 하나가 책상마다 설치된 수험생 책상용 칸막이다. 가로 60cm, 세로 45cm 규격의 반투명 가림막을 앞에 두고 시험지를 넘겨 가며 문제를 풀어야 한다니 낯설 만도 하다.

고3 담임으로서 고사실을 꾸미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수능이 끝나고 나면 이 가림막은 어디로 갈까? 1개당 만원이 넘는다고 하던데, 설마 그냥 폐기 처분하진 않겠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먼저 가림막 구입 예산을 살펴보았다.

대전시교육청 누리집에 접속해 입찰 결과를 찾아보았다. 대전은 A업체와 계약했는데, 총 2억2백여만 원에 낙찰되었다. 올해 대전의 수험생은 1만 6888명으로 가림막 단가는 약 1만 2천 원 정도다. 이 계산식을 전국의 수험생 49만 3천여 명에 적용하고 별도 시험실 등을 고려하면 약 60억 원에 이른다.

대전시교육청 담당 장학사에게 수능 이후 반투명 가림막의 처리 계획을 물어보았다. 장학사는 "현재 교육부가 환경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종안이 나오진 않았으나, 각 지역별 수요를 파악해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이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하여 철저한 재활용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책상용 가림막을 내년 이맘때 재사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사용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테니,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만에 하나 2021년 이맘때 또다시 수능시험장 방역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 그땐 반투명 가림막은 고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림막은 책상 간 거리가 1m 정도밖에 안 되는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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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호수돈여고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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