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부 다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인터뷰] 플러스 사이즈 모델 배교현

등록 2020.11.30 10:47수정 2020.11.30 12:13
7
원고료로 응원
우리는 '모델'의 이미지를 생각할 때 '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모델에도 다양한 체형이 존재한다. 영국 런던의 '옥스퍼드 스트릿 나이키' 매장에 플러스 사이즈 체형의 마네킹이 전시되고, 유명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공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신체 사이즈를 받아들이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보태는 인물이 있다.   

한국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3년째 활동하고 있는 배교현씨 ⓒ 제이스타일

     
한국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 최초로 100벌 챌린지를 진행한 제이스타일 모델 배교현. 당당한 모습으로 다양한 체형의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 그를 지난 20일, 제이스타일 회사 앞 카페에서 만나보았다.

그는 쇼핑몰 제이스타일에서 전략기획부 기획팀 주임으로 일하며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제이스타일 공식 유튜브 '무지개 빅깔'에서 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지개 빅깔'이라는 채널명에 관해 묻자 그녀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색깔들을 무지개 빛깔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말했다. '빅'은 본인들이 빅사이즈이기 때문에 정했다고.
  
도전이자, 전환점이 된 100벌 챌린지

한없이 밝아 보였던 그는 얼마 전, 직업에 대해 권태기가 왔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저도 사람인지라 모델 일을 하지만 주변 시선을 의식 안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많이 했어요. 자존감이 높은 척, 자신감이 있는 척."
  
유튜브 등 SNS 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한 그는 그때부터 본인의 색깔이 아닌 다른 색깔을 쫓아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중의 입맛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결국 그를 직업에 있어서 권태기를 맞이하게 했다. 옷을 입고 보여주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모델 활동이었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다 본인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렸다고 했다.
 

지난 6월, 배교현씨는 100벌 챌린지(디지털 런웨이)를 진행하였다. ⓒ 제이스타일

 
그러나 그는 100벌 챌린지(디지털 런웨이)를 통해, 모델을 하고자 했던 계기를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후 영상에 달린 응원의 댓글을 통해 원동력 또한 얻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컨셉의 플러스 사이즈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도 얼마든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시작한 100벌 챌린지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전하며 동시에 그도 용기를 얻은 것이다.

다시금 열정을 찾은 그에게 나 자신을 사랑할 방법에 대해 묻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봐주고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안 잊으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결국에 제가 좋아했던 것을 잊어서 그런 시절(권태기)이 왔던 거라."

제이스타일에서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라는 의미로 '지금 내가 좋아(I love my self now)' 캠페인을 진행하며 이러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회사 앞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 김민선

 
"이런 사람도 있어요"

그는 모델의 경계가 허물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모델이라는 직업 자체가 예쁘고 말라야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에게 옷을 보여주기 위해 있는 직업이잖아요. 살아있는 마네킹 같은 거잖아요. 사람들은 다양하고 우리는 그중에서 뚱뚱한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 마네킹 같은 거니까 굳이 모델을 둘로 나눠야 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의 소망은 사람들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체형만 다른, 눈·코·입 달린 똑같은 사람일 뿐이라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융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나한테 관심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미숙한 여성들에게 한마디 부탁하자, 그는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배교현씨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20대 초반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보기를 권했다. 친구들에게 예전의 내 모습에 관해 물어도 어차피 기억을 못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좋으면 됐지'라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통해 세상에 당당하게 서고 싶은 여성들에게 응원과 용기를 전한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 색깔들은 각기 빛난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7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소속 김민선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킹메이커들
  2. 2 셀트리온 치료제, 전문가들에게 물었더니... "한국은 다를 수 있다"
  3. 3 중학생 딸 폰에 저장된 연락처 '좀 급한 듯'... 뭔가 봤더니
  4. 4 53세 남자가 보내온 그 사진... "이게 현실, n번방 없어지겠나"
  5. 5 미국을 더 처참하게... 트럼프는 모든 게 준비돼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