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학도가 '유기견' 때문에 사업 시작한 까닭

[인터뷰] 기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Wurin-Hada의 윤예지 공동 대표

등록 2020.11.27 18:53수정 2020.11.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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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무용학과에 재학중, 새로운 길을 발견한 그것은 무엇일까. 윤예지씨는 대학교 3학년, 우연히 '팝콘'이라는 유기견을 만났다. 그때부터 유기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때의 관심이 지금까지 이어져 윤씨는 'Wurin-hada'의 대표가 되었다. 그는 매달 번 돈의 일부를 유기견을 위해 기부한다.

윤 대표를 지난 13일,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Wurin-hada' 쇼룸에서 만났다.

"처음이었어요, 누군가가 저한테 감사하다고 하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20살이 되고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사회생활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사실 무용을 하면서 무대위에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저에게 칭찬을 한다면 잘한다, 공연 멋있었다, 움직임이 좋았다 뿐이었거든요. 누군가를 가르쳐준 경험도 없고 그냥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누군가한테 '좋은 일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었던 거죠. 그래서 되게 충격을 받았었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 말 한마디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wurin-hada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 캐릭터입니다. ⓒ 윤예지

  
그녀는 그저 무용을 전공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팝콘'이라는 유기견을 만나서 거리입양제를 나가 임보(임시보호)를 하게 됐다. 그것이 'Wurin-Hada'의 첫 시작, '프로젝트 우린'이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유기견이 너무 많다는 걸 거리입양제를 하다가 알게됐거든요. 제가 너무 늦게 알았지만... 유기견도 너무 많고 생각보다 이 친구들이 조금만 더 사랑받고 관리 받으면 충분히 가정에서 키울 만한 아이들처럼 예뻐질 수 있는데 거기서 유기견 생활을 한다는게 마음이 아파서 제가 정말 즉흥적으로 얘네 도와야겠다. 한번 도와보자 해가지고 제품을 제작했어요. 그것이 프로젝트 우린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그녀는 'Wurin-Hada'를 지을 때 Wurin은 유기견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에 '다르더라도, 부족하더라도 너와나 우린'이라는 생각에서 따왔다. 멋있게 영어이름으로 지을 생각도 없었고 가장 다정한 이름을 생각했다. Hada라는 것은 주체적으로 내가 몸을 움직여서 무엇인가를 이 친구들을 위해 하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지었다. 대학생활 때 단기적으로 한 '프로젝트 우린'이 끝나고 'Wurin-Hada'의 이름을 짓는 순간, 이때부터 그녀는 기부와 봉사에 대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Wurin-Hada'의 첫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매달 빼먹지 않고 기부를 하고있다. 처음 기부의 시작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처음에는 사실 판매가 엄청 이뤄진 것도 아니었고 판매가 이뤄진 제품들의 후원 내역들을 일일이 적으면서 도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유기견보호단체를 이용을 했어요. 유행사라는 곳이 있는데 이태원 노란천막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여는 곳이 있거든요. 거기에 직접 갔는데 거기는 비영리단체여서 그냥 보호소 알려주는 것에 그치더라고요. 제가 개인이어서 보호소랑 컨택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소장님 번호도 모르고 그래서 찾아본 게 '유엄빠' 유기견 엄마아빠라고 해서 이 단체를 통해서 후원이 이뤄졌던 것 같아요."

후원은 매달 30일에 들어가는데 15일부터 어디에 기부를 할지 찾는다고 한다. 시보호소 같은 경우는 후원은 안 하고 봉사만 가고 후원은 개인 사설보호소에 들어간다고 한다. 전국 각지를 가리지 않고 서울, 대구, 부산 등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 후원만 20번이 넘는다고 한다. 2018년도부터 시작해 한 달도 빼지 않고 후원중이다. 한 달에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600만 원가량을 후원하고 있다. 사실 사업을 한다는 것이 수입창출만을 목적으로 할 수 있고, 기부라는 것도 가끔씩밖에 안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꾸준하게 하게 된 이유가 인터뷰를 하면서 궁금해졌다.

"수익금 후원 안 했으면 이 사업 못 했을 것 같아요"

"사실 사업을 하다보면 좀 바빠요. 두 명이서 하다보니까 물건출고라든지 모든걸 저희가 다 하고 있으니까요. 굉장히 바쁜데 그래도 이거는 제가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있고요. 왜냐하면 학생도 똑같겠지만 시험쳤을 때 결과를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매달 후원을 할 때 저희도 엄청 달리다가 결과를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저는 그때 학생이었고 돈을 벌 목적이 없었고 사실 제 전공에 권태가 와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해야겠다 생각한 일이 이거였어요.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 언니도 취업준비생이었는데 앞전의 사업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안 하려고 했거든요. 근데 서로가 막 수익에 대해서 욕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딱 그 시기였던 것 같아요 둘 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게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도 사실은 저희에게 돈 많이 벌고 수익금을 후원 안 해라 했으면 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저한테 오는 타격감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물건이 많이 나갔다해서 행복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 때도 고민을 많이해요. 이 제품 내가 후원하는 브랜드에서 산 건데 그래도 의미있다 이런생각을 하셨으면 좋겠고, 직접적으로 후원을 못하시는 분들에게 저희가 대신 후원을 해주면서 사람들에게 행복감도 주고 싶고,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나 인식변화를 주고 싶어요. 지금이나 예전이나 마음이 똑같아요. 이 브랜드가 시작된 게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게 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드의 시작점이 끝점과 똑같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wurin-hada 대표 윤예지. wurin-hada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는 두 사람이고, 윤 대표는 그중 cs, 홍보, 택배를 맡고 있다. 다른 한 명의 대표는 디자이너이다. ⓒ 박지영

  
이러한 마음 때문인지 실제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한 뒤로 인식이 바뀐 사례들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본인 때문에 유기견 입양을 했다는 사례를 직접 들었다. 강아지가 있는데 둘째를 데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유기견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파트에서 돌아다니는 강아지가 있어서 계속 지켜보다가 주인도 안 찾아오고 그래서 본인이 키우게 됐는데 유기견에 대해 인식이 바뀐 게 사실 이 브랜드 때문이라고 그녀에게 말을 해줬다. 직접적으로 그녀의 주위 사람들도 원래는 펫샵에서 데려오는데 지금은 유기견들을 데리고 온다고 한다. 다들 "입양하려면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라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인식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기부의 뜻이 깊은 그녀에게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한다.

"계속 단체를 이용하다 보니까 1대 1로 바로 직접적으로 전달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제가 나서서 후원을 하는데 생각보다 보호소에 '애니멀 호더'가 많아요. 강아지를 자기 애착물이라고 생각해서 계속 모으는 사람들이죠. 정말 나쁜사람들은 교배를 시키는 것을 봤거든요. 교배실에서 새끼를 계속 빼내는 거죠. 아이들을 계속 모으면서 우리가 연예인들에 빠져서 계속 수집을 하듯이 계속 모으는 건데 그게 뭔가 개체수가 많아지면 봉사단체에서 방문을 하잖아요. 그렇게 관심을 받게되는 거를 즐기는 거죠. 

저는 그런분들은 한 3분 정도 봤어요. 단체 같은 경우는 사설보호소에 있는 아이들을 많이 끄집어내서 입양을 보내려고 해요. 그런 애니멀 호더 같은 소장님이 계시면 못가져게 하죠. 입양 갈 수 있는데 몇백 마리를 책임지지도 못하고 밥도 없으면서 그런 게 좀 충격이었어요. 그때 실제로 단체 봉사하는 언니들이 있는데 애니멀호더인 할아버지 시선을 돌리고 8마리를 빼왔다고 하더라구요 몰래. 왜냐하면 거기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그녀가 이 사업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사회에서 약한 생명체들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유기견 아이들을 무조건 입양을 해라, 강제로 들어야 된다 이게 아니라 인식변화면 될 것 같아요. 유기견 아이들도 사랑 많이 받고 관리해주고 하면 가정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처럼 예뻐질 수 있고 마음 열 수 있고 그렇거든요. 왜냐하면 저희 반려견인 '팝콘'이랑 '밤'이도 처음엔 마음을 안 열었어요. 그러던 친구들이 마음을 열면 정말 충성심 강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되거든요. 그래서 인식변화가 저희 브랜드를 통해서 한 명이라도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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