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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꾸준히 사랑받는 음악의 힘

[리뷰]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

20.11.25 16:38최종업데이트20.11.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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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 사진 ⓒ 컴인컴퍼니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2016년 처음 나타난 '헤르만 버전'의 작품은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도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상승시켰지만 제작사의 사정으로 작품은 금방 다시 만나볼 수 없었고,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새로운 제작사와 기존 크리에이티브팀의 만남은 '블랙메리포핀스'를 그리워하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되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작품은 '요나스 버전'으로 탄생돼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더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 사진 ⓒ 컴인컴퍼니

 
'블랙메리포핀스'는 그라첸 박사 대저택 화재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속 사라져버린 유모 '메리'와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고자 하는 네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시즌 극 중 화자로 나타나는 요나스는 네 남매 중 막내로, 사건 이후 신경쇠약과 언어장애를 앓으며 속으로만 비밀을 감춰온 인물이다. 어렸을 때 꿈이었던 '작가'에 초점이 맞춰지며 어렸을 때 만들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품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간다. 다소 부자연스러울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 전환에서 융화를 도와주는 것은 넘버다. 초연부터 명실상부 '넘버 맛집'으로 불리던 '블랙메리포핀스'는 여전히 음악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각 캐릭터의 테마를 살리고 있는 개인 넘버는 가사를 통해 캐릭터의 속내를 드러낸다. 그러나 이 작품의 백미는 전체배우들의 합창이라고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하나로 모이는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 사진 ⓒ 컴인컴퍼니

 
4연 배우들이 꽤 많이 애정을 가지고 다시 모인 만큼 합이 딱 맞는다.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넷이나 되고, 안무나 노래 외에 동선 등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전부 호흡을 맞추는 극이기 때문에 이 점이 더 탁월하게 느껴진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에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다 보니 사건의 해결은 명확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말미 네 남매는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과 기꺼이 동행하겠다'고 말한다. 마지막 실험자였던 안나가 이 말에 동의할 수 있었던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작품의 각 캐릭터 버전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안나 버전'인 안나의 방에서는 그 이유를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공연 사진 ⓒ 컴인컴퍼니

 
작품은 김도빈, 박민성, 이율, 임준혁, 이해준, 노윤, 임찬민, 강혜인, 이지수, 박정원, 최석진, 오승훈, 신주협, 임강희, 홍륜희가 출연하며 작품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이어 블랙메리포핀스 '안나 버전'인 안나의 방이 2021년 1월부터 이어서 관객을 만난다.
덧붙이는 글 뉴스테이지(newstage.co.kr) 중복게재
블랙메리포핀스 뮤지컬 박정원 김도빈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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