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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른 집값, 이제는 통 큰 임대정책이 필요하다

[주장] 주거기능에 충실한 임대주택, 소셜믹스 신도시도 구상해야

등록 2020.11.26 15:02수정 2020.11.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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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0.11.2 ⓒ 연합뉴스

 
연이은 주거대책에도 '집'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대략 2015년을 전후해 오르기 시작한 수도권 집값 상승은 코로나19로 경제전반이 위축된 현재도 꺾이지 않고 있다.

집으로 인한 분열은 매우 가시적이고 직접적이다. 과표 현실화율을 높여가며 재산세를 올리는 정부를 두고는 가진 이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진다. 오르는 집값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인 30~40대들은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사야 하는지 불안하다. 경제활동을 막 시작한 청년들은 집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대책은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실효성이 없는 대책'을 내놓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정략적인 공격이다. 문제가 노정되어 있어 해결해야 한다면 대안을 내고 고민을 하면서 풀어야 한다.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전세, 임대주택은 이제 주거약자로 제한하면 안돼

최근 전세 대책이 발표됐다. 대책 가운데 수도권에 산재한 1만6000호의 공실 임대주택을 소득, 자산 기준을 배제하고 무주택자에게 공공전세로 공급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른바 '공적임대주택'에 대한 정부 당국의 인식변화가 읽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이 주거약자를 위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또 주거약자를 위한 임대주택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임대주택을 주거약자만을 위한 것으로 제한하는 시각을 탈피했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당연히 높이 오른 집값 때문이다. 2020년 11월 초 수도권의 주택 평균가는 KB 부동산 통계로 매매가 5억2200만원, 전세가 3억500만원이며 한국감정원 통계(평균가격)로는 매매가 4억7300만원, 전세가 2억7600만원이다. 서울의 경우는 KB통계에서 매매가 7억6000만원, 전세가 4억600만원이며 감정원 통계로 매매가 6억9900만원, 전세가 3억7600만원이다. 대략 잡아도 서울 집 한채 값은 7억원, 수도권은 5억원쯤 된다는 얘기다.

'비싸다, 안비싸다'의 논란은 상대적인 것이겠지만 통계로 잡히는 소득대비가격(PIR RIR)은 10년을 훌쩍 넘긴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적어도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소득이나 자산을 기준으로 임대주택 수혜자격을 따지는 과거의 틀을 깨고 무주택자에게 어엿한 선택 대안으로 열어 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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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전세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 연합뉴스

 
공적임대주택에 대한 시각, 변해야 한다

임대주택은 예전부터 '없는 사람들의 집'이었다. 그래서 임대주택을 지으면 주변 집 값이 떨어진다고 한다. (반대로 주변 집 값이 오른다는 연구도 꽤 있다.) 또 재개발로 동일단지 내에 지어진 임대주택은 일반분양 주택소유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의 대상이기도 했다. 임대주택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함께 배정되는 것을 꺼린다거나 담장을 설치해 단지내 놀이터 이용을 막거나 진출입로를 구분하기도 한다.

이제 '임대주택은 없는 이들의 집'이라는 인식을 깨야한다. 이같은 인식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공적임대주택을 일반주택처럼 '잘' 짓고, 그 수혜대상을 폭넓게 운영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일이다. 이번 전세대책을 통해 소위 소셜믹스나 임대주택의 시설수준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그래서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얼마나 공급하냐'에 있다. 지난 9년간(2011~2019) 우리나라의 공적임대주택은 102만호에서 166만호로 44만호 증가했다. 그 기간 전체주택에서 공적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5.6%에서 7.9% 정도로 다소 높아졌다. 다소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부족하다. 굳이 유럽내 사회주택을 많이 보급하는 나라와 비교해서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우리의 현실이 이를 반영한다.

없는사람들의 집이라는 인식, 다양한 공급 형태로 없앨 수 있다

공적임대주택은 '없는 이들의 집'이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자산이익으로부터 자유로운 집'이라는 주거기능에 충실한 집이다. 주택시장을 양분하는 매매(임대)주택과 공적임대주택의 구조 안에서 공적임대주택은 매매주택을 대체하는 기능을 분명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집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향유하지 못한다고 해서 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자산차익을 포기하더라도 충분한 주거기능으로만 소비할 수 있는 집은 시장 내에서 일정부분 주택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제 공적임대주택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렇게 전환하자는 것이다.

공적임대주택의 필요성은 국내 인구구조나 가구구조 변화에 대비해서도 필요하다. 고령화와 가구분화(1~2인가구) 속도가 가파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주거수요는 어떤 식으로든 충당을 해야 한다.

현행 제도 아래서 이런 수요를 흡수하기엔 걸림돌이 많은 게 사실이다. 자산, 소득기준은 되더라도 임대료를 못 내거나 임대료는 낼 수 있지만 자산 기준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수계층을 위한 최저수준의 주거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 충분한 공적임대주택을 건설해 사회적 자본으로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 큰 공적임대주택 정책

현재 우리나라의 임대주택의 유형은 민간임대를 포함해서 약 20가지 형태로 나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손질되어 명칭도 다양하지고 민간임대사업을 유도하는 유형도 다양해졌다.

원활한 공급을 하기 위한 핵심은 재원 마련이다. 무엇보다 시중의 많은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정된 일정 수익을 정부가 보장하는 '공적임대주택 건설채권(장기 30년이상 투자형채권)'을 발행해 개인, 연기금, 공제회, 민간법인 등으로부터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필요한 경우 공공주택사업자제도를 정비하여 사업자 범위도 확대하고 사업자와 재원조성이 분리된 연계개발 등의 형태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어디에 짓느냐의 문제는 정책적 결단을 요한다. 미래 주택보급율 120%를 가정하면 주택총량으로 2400~2500만호 정도가 필요하다. 이중 공적임대주택을 장기적으로 15% 정도만이라도 운용할 수 있다면 360만호의 공적임대주택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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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고양 창릉일대 ⓒ 연합뉴스

 
200만호 이상 임대주택 공급, 신도시와 재개발, 리모델링으로 다양화해야

최소한 현재보다 약 200만호 이상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서울도심의 재건축,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그리고 재개발사업에 충분한 인센티브를 주되 공적임대주택 공급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이나, 공적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소셜믹스가 충분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신도시 건설이 최선은 아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현 상황을 고착화 할 수도 있고, 도심쇠퇴가 만성화되어가는 현상을 방치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인구증가 유인이 적고, 경제는 저성장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상한다면 고령화, 1인가구의 변화에 유효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인정해야 한다. 직주근접의 필요성이 줄어든 고령의 은퇴자들이나 1~2인 가구의 주거수요를 땅값이 높은 도심에서 해결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우리는 주택문제로 시름을 겪어왔다. 많은 이들이 공적임대주택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주택의 시장구조 차원에서, 또 사회적 자본 차원에서 공적임대주택 정책을 통 크게 구현해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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