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춤'으로도 충분한 하루

등록 2020.11.19 15:15수정 2020.11.19 15:1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눈 맞춤’으로도 충분한 하루 ⓒ 이샛별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 보는 순간에는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어렸을 때부터 듣지 못하는 불편을 더 잘 보는 것으로 해소하곤 했다. 이 습관은 지금의 아들 예준이에게 더없이 좋은 것 같았다.

아들의 이유식 식기를 씻고 있던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말고 예준이가 쪼르르 달려와 내 허리춤을 톡톡 친다. 엄마가 쳐다볼 때까지 어깨를 톡톡 치는 모습이 말하고 있었다.

"나는 엄마의 눈빛이 참 좋아요."
"엄마의 목소리가 나에게 닿지 않아도 괜찮아요."
 

포털사이트에서 우연히 본 글이 생각났다. 사회적 상호 작용의 시작은 바로 눈 맞춤이라는 것을. 갓 태어난 아들 예준이를 품에 안자마자 예준이는 엄마를 향해 눈을 떴고, 이내 엄마의 눈빛을 읽었다. 초롱초롱거리던 예준이의 눈동자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엄마의 초심이었다.

나를 낮출 때 우리가 되는 배려의 '눈 맞춤'은 가족에게 주는 선물과 같았다.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기 위한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기 시작한 예준이의 이야기를 다 읽지 못해도 눈 맞춤으로도 충분했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를 예준이의 표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과학적인 근거 내용도 있었다. "상대방의 혈관에서 사랑의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을 솟구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화시간의 85% 이상을 '눈 맞춤'하라"라는 내용이다. 아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없어 답답했지만 아들의 얼굴 표정과 눈빛을 세심하게 살펴볼수록 아들은 엄마의 눈빛을 읽으며 서로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도 아들의 눈동자가 말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마음으로 대신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킹메이커들
  2. 2 셀트리온 치료제, 전문가들에게 물었더니... "한국은 다를 수 있다"
  3. 3 중학생 딸 폰에 저장된 연락처 '좀 급한 듯'... 뭔가 봤더니
  4. 4 미국을 더 처참하게... 트럼프는 모든 게 준비돼 있다
  5. 5 30여년의 '두 집 살림', 그렇게 키워낸 아이가 수백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