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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산화 50년 만에 1등급 국민훈장 받다

문 대통령, '무궁화장' 추서... "<전태일 평전> 영향 많이 받았다"

등록 2020.11.12 15:21수정 2020.11.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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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태일 열사 유족들에게 열사의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 청와대 제공

 
전태열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라고 요구하면서 산화한 지 50년 만에 국민훈장 1등급 '무궁화장'을 받았다. 노동계 인사가 무궁화장을 받은 것은 전태일 열사가 처음이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태일 열사를 국가 차원에서 예우할 수 있도록 한 '영예수여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전태일 평전>과 '태일피복 사업계획서' 설명 청취

전태일 열사 무궁화장 추서식이 12일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열렸다. 이날 추서식에서는 열사의 동생들인 전태삼·전순옥·전태리씨, 열사와 '삼동회' 활동을 함께 친구들인 최종인·이승철·임현재·김영문씨,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첫째 동생인 전태삼씨에게 무궁화장 훈장증을 수여했다. 이어 인왕실로 인동하던 중 본관 중앙계단을 내려와 로비에 마련된 초판본·최신판 <전태일 평전>과 태일피복 사업계획서 사본을 열람했다.

원제가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인 <전태일 평전>은 고 조영래 변호사가 쓴 최초의 전태일 열사 평전이고, '태일피복'은 열사가 꿈꾸었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모범업체를 가리킨다. 열사는 '바보회' 활동이 좌절되자 지난 1969년 겨울부터 1970년 봄까지 '태일피복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유족들은 문 대통령에게 <전태일 평전>의 내용과 태일피복 사업계획서를 설명하면서 '태일피복'을 "사회적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전태일 열사의 둘째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참 신나는 옷' 대표)은 "(오빠가 태일피복 사업계획서로) 30페이지를 썼고, 이것을 모델로 제가 2009년도에 '참 신나는 옷'을 만들었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주 모범적으로 기업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자들한테 충분한 복지도 (제공)하면서도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계획을 꼼꼼하게 (적어놓았다)"라며 "오늘날 사회적 기업의 모델이 될 뿐 아니라 실제로 '민주택시'라든가 이렇게 실천해본 사례도 꽤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태일 평전> 내용에 관해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저도 저 책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전태일 열사 유족들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전태일 열사 유족들에게 열사의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 청와대 제공

 
청와대 "노동인권 개선 활동의 공로"... 이소선 여사는 '모란장

청와대는 "이번 추서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13일)을 맞아 노동인권 개선 활동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고인의 공로를 되새기고,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실현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라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가 수여받은 무궁화장은 5등급(무궁화-모란-동백-목련-석류)의 국민훈장 가운데 1등급에 해당한다.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분야에서 공적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민주화유공자로서 무궁화장을 수여받은 인사로는 <한겨레>를 창간한 언론인 송건호 전 <한겨레> 사장(2001년), '광주 민주화운동의 대모'로 불리우는 조아라 전 광주 YWCA 명예회장(2003년)이 있었다.

다만 노동계 인사가 무궁화장을 수여받은 것은 전태일 열사가 처음이다. 열사의 어머니인 고 이소선 여사는 지난 6월 국민훈장 2등급인 모란장을 받았다.
 

전태일 열사 산화 50년 만에 수여된 국민훈장 1등급 무궁화장. ⓒ 청와대 제공

#전태일 #국민훈장 무궁화장 #문재인 #전태삼 #전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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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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