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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유해 송환,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밀양경찰서 폭탄의거 100주년 학술회의 열려

등록 2020.11.11 14:09수정 2020.11.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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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독립운동사 학술회의 밀양독립운동사 공훈선양 학술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 이윤옥


"자유는 우리의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남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의열단장 김원봉)

그렇다. 우리가 갈망했던 것은 자유였다. 그 자유는 힘과 피로 쟁취해서라도 얻어야 할 우리 겨레의 영원한 목표요, 드높은 이상이었다. '의열(義烈)의 고장 밀양'에서 10일 '최수봉 의사 밀양경찰서 투탄 의거 100주년 기념, 밀양독립운동사 공훈선양 학술회의(아래 학술회의)'가 열렸다.
   
(사)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 국가보훈처, 초산김상윤선생기념사업회 등의 후원으로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낮 2시에 시작해 6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1부는 윤일선(사단법인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의 대회사와 박일호 밀양시장의 축사가 간략하게 있었고 곧바로 학술회의가 시작되었다. 대부분 이런 행사의 경우 '1부 축사'가 장황하고 길어져 맥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학술회의는 '2부 학술회의' 위주로 진행되어 발표자들의 충분한 발표와 토론 그리고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1) 밀양지역 일제탄압기구와 투탄 의거(전성현, 동아대학교 교수), 2) 의열단 창단과정과 김상윤 의사의 반일투쟁(이태룡,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 3) 의열투쟁과 그 계승을 위하여(이준설, 학예연구사)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전성현 교수의 발표 핵심은, 최수봉(崔壽鳳 1894~1921) 의사의 투탄 의거 대상지가 왜 밀양경찰서였는지를 밝히면서 이를 일본의 조선 진출과 침략을 위한 탄압기구의 설치 및 탄압양상에 초점(의병과 3.1운동)에 맞췄다.

이어 이태룡 소장의 '의열단 창단과정과 김상윤 의사의 반일투쟁'에 관한 상세한 발표가 있었다. 이태룡 소장은 김상윤(金相潤, 1897~ 1927) 의사가 의열단 간부 4명 곧 김원봉(미서훈), 한봉근(독립장,1980), 김상윤(애족장,1990), 이종암(독립장,1962)에 속할 만큼 중심간부였음에도 그동안 공적이 저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의열단 간부 4인 불령선인 거괴(巨魁) 10인 속의 김상윤 의사(왼쪽자료), 의열단 간부 4인(오른쪽자료), 여기에 김원봉, 한봉근, 김상윤, 이종암 이름이 보인다. 두 자료 모두 조선총독부 경무국 자료이며 이번 학술회의 자료 78쪽과 80쪽, 이태룡 소장 논문 인용. ⓒ 이윤옥

  
그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 펴낸 <독립운동사>, <독립운동사재료집> 등의 기록 속에 의열단 창단구성원으로 활약한 김상윤 의사가 빠져있는 데다가 김옥(金玉)이라는 이명을 쓰던 김상윤 의사의 공적이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김상옥(金相玉)으로 잘못 기록되어있는 등 기록 자체의 부실이 여러 곳임을 지적했다.

이날 이태룡 소장은 일제의 기밀문서인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시찰인명부'를 언급하며 김구, 박은식, 노백린 등 56명의 요시찰 인물 속에 의열단원으로 김상윤, 김원봉, 이봉암, 한봉근 의사가 속해 있음을 밝혔다. 또한, 조선총독부 경무국에서 작성한 '재상해 불령선인의 근정'(1925.2.13.)에서 일망타진해야 할 조선인 10명 곧, 김구, 윤자영, 임득산, 김명현, 김원봉, 한봉근, 이종암, 김상윤, 김두봉, 김재덕에 속할 만큼 김상윤 의사의 활약이 두드러졌음을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준설 학예사는 "의열투쟁이 아무리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해도 다양한 형태로 계승, 발전시키지 않으면 차츰 그 의미가 퇴색되고 소멸해 갈 것"이라며 의열투쟁과 그 계승을 위하여 우리시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대구대 김영범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열렸고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끝으로 학술회의가 끝났다. 마무리하기에 앞서 유족 대표로 김상윤 의사의 후손인 김기봉(74세, 광복회 대의원) 선생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김기봉 초산 김상윤 의사 손자인 김기봉 선생, 밀양시 의열기념관에서 ⓒ 이윤옥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저의 조부님(김상윤 의사)과 관련된 의열단 관련 학술회의를 지켜보면서 회의 내내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조부님이 의열단 간부 4명에 속했으면서도 그간 공적이 저평가되고 서훈조차 다른 의열단원에 견주어 가장 낮은 등급인 애족장에 그치고 있는 것도 가슴 아프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조부님의 죽음과 그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일입니다.

당시 조부님과 함께 활동했던 김원봉 선생이 1945년 귀향하여 저의 조부님께서 당신(김원봉)과 함께 의열단을 창단하여 활동하다 1927년 중국 복건성 천주에서 밀정에게 습격당해 3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알려주었지만, 아직도 조부님의 죽음에 관련한 자세한 사항과 묻힌 곳은 알 수 없습니다.

저의 조부님께서 '31세에 중국 복건성 천주시 설봉사에서 순국하셨다'라고 국가보훈처에서 기록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물론 조부님의 행적을 찾기 위해 중국에도 여러 번 갔습니다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저의 평생소원은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조부님이 돌아가셨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이 소원이 풀리고 조부님의 유해를 고국에 모시고 올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김상윤 의사 관련 기록 2020년 11월 11일 현재,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독립유공자 공적조서, 김상윤 의사 관련 기록에는 김상윤 의사 묘비가 중국 복건성에 있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유족들이 여러차례 복건성 일대를 다 뒤졌으나 묘비는 커녕 아무런 흔적도 없어 해당 지역의 흙 한 줌만 가지고 돌아온 상태라고 한다. ⓒ 이윤옥

   

의열기념관 벽면 이날 학술회의(2시부터) 참석 전에 밀양의열기념관에 들려 밀양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을 되새겼다. 사진은 의열기념관 벽면으로 윗줄 네분은 김원봉, 윤세주,김상윤,한봉근 의사다. ⓒ 이윤옥

   
그렇게 말하는 노신사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했다. 누가 소박한 이 소원을 들어줄 것인가? 학술회의를 통해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독립운동 사실을 밝혀내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 잡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족의 힘으로만은 할 수 없는 유해 찾기와 송환 문제에도 국가가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밀양의열기념관 2 밀양의열기념관 모습 1 ⓒ 이윤옥

   

의열기념탑 의열기념탑, 밀양의열기념관 모습 2 ⓒ 이윤옥

   

김상윤 의사 의열투쟁기념비 초산 김상윤 의사 의열투쟁기념비(2005), 경남 밀양시 상남면 기산리에 있으며 이곳은 김상윤 의사의 탄생지이다. ⓒ 이윤옥

   

독립포럼 회원들 학술회의에 참석차 서울에서 내려간 독립포럼(대표 최용규) 회원들과 초산 김상윤 의사 후손들이 의열투쟁기념비 앞에서 초산 김상윤 의사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다. ⓒ 이윤옥

   
"밀양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행사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의열단장이던 김원봉 선생도 이 지역 출신인 데다가 밀양에는 포상받은 독립운동가가 90명에 이릅니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의열단 4인방이셨던 김상윤 의사의 삶을 자세히 알게 되어 기쁩니다. 의열활동 등 독립운동에 뛰어든 독립투사를 많이 배출한 밀양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조민숙(54, 밀양시 내이동)씨는 이번 학술회의 참석 소감을 그렇게 말했다.

올해(2020.11.10.)로 밀양경찰서 투탄의거 100년을 맞는다. 지난 100년 동안 독립운동 당사자의 공적도 공적이지만 '유족의 한'에 대해 귀 기울이는 기관과 사람들이 없었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래도 희망이 남아있는 것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밀양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고 선양하면서 이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밀양시민과 독립운동사연구소가 있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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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시집《사쿠라 불나방》,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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