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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학살 현장서 여성 유해 나왔다... 골령골 발굴 최초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제1집단 희생 추정지서 138구 나와

등록 2020.11.08 16:39수정 2020.11.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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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대전 골령골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은 "발굴한 유해 중 골반뼈(사진 아래)와 팔뼈(사진 위)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 여성 희생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심규상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민간인학살이 이뤄진 대전 골령골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은 대전 골령골 제1집단 희생 추정지(대전 동구 낭월동 13-2번지)에서 8일 현재 138구의 유해를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가운데 골령골에서 처음으로 여성 희생자로 보이는 유해가 발굴됐다.
 

박선주 공동조사단장이 발굴 유해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박선주 공동조사단장 "발굴한 유해 중 한 명은 골반과 팔뼈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 여성 희생자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해가 온전하지 않아 나이 추정까지는 어려운 상태다.

골령골에서 남녀노소가 희생됐다는 증언에 이어, 정부 산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역시 2010년 골령골에서 2명의 여성 희생자를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여성인 정준영의 경우 1950년 희생 당시 21세로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다 골령골에서 희생됐다. 정씨는 전쟁이 터지기 직전 서울 소재 약대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 거주하던 아버지 심부름으로 지인에게 편지를 전달하러 갔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려 진해경찰서로 연행됐다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

이정기(여, 42)는 공주 계룡면에 거주하다 1950년 10월쯤 인민군 점령 시절 여성 맹 위원장을 했다는 이웃의 거짓 고발로 연행돼 공주형무소에 수감됐다. 1951년 1·4후퇴 시기 대전형무소로 이감됐고 곧이어 사망했다고 전해왔다.

골령골 인근 지역 출신인 박성하씨(당시 15세)는 2015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제1집단 희생지 아래쪽에서) 주로 서울에 살다 끌려온 여대생들을 죽였다고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었다.
 

8일,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에서 '경기청년 통일열차 서포터즈'(회장 박범수) 소속 회원 20여 명이 유해발굴 봉사활동을 벌였다. ⓒ 심규상

  

8일, 골령골 유해발굴 현장에 자원봉사를 온 '경기청년 통일열차 서포터즈'(회장 박범수) 소속 회원 20여 명이 점심을 먹으며 박선주 공동조사단장(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심규상

  

8일, 유해발굴 현장에서 '경기청년 통일열차 서포터즈'(회장 박범수) 소속 회원 20여 명이 유해발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이날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경기 청년 통일 열차 서포터즈'(회장 박범수) 소속 회원 20여 명이 유해발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문예련 회원은 "유해발굴 자원봉사단을 모집한다고 해 참여하게 됐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2일부터 40일간 일정으로 유해를 발굴 중인 공동조사단은 이날까지 138구의 유해가 발굴했다. 하지만 추가로 드러난 유해가 30여 구에 달해 발굴 기간 동안 200여 구 가까운 유해가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해발굴은 골령골 평화역사공원 조성을 위해 예정 터 내에서 유해를 수습하고자 시작됐다. 행정안전부는 이곳 골령골에 평화역사공원(진실과 화해의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현재 설계 국제 공모를 진행 중이다.
#골령골 #유해발굴 #여성 희생자 #공동조사단 #대전 동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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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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