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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국민의힘, 현재로선 미래도 희망도 없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689] "문 대통령 연설 '실망', 북에 더 확고한 입장 취했어야”

등록 2020.10.30 14:28수정 2020.10.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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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돼간다. 국감은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감사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 야당의 무대라고 하기도 한다. 때문에 국감이 마치고 나면 뛰어난 활약을 한 야당 의원은 스타로 발돋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통상 나오던 '스타'도 안 나왔을뿐더러, 정책 국감도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야당에서는 이번 국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지난주 4박 5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29일 만나, 자전거 여행 뒷이야기와 함께 '국감 관전평', 조기 전당대회 이야기가 나오는 당내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지난주 4박 5일 일정으로 서울~부산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는데 어떠셨나요.
"환상적이었어요. 평균적으로 매일 120km씩 탔는데 정말 우리 국토가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고, 또 지금이 가을인데 대한민국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인으로서 자유로운 영혼을 느꼈고 또 자연으로부터 많이 배웠어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이게 인생하고 똑같죠."

- 이번이 처음은 아니시잖아요. 예전과 차이가 있었나요?
"3년 반 전에는 부산에서 서울로 왔는데 그때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이었고 그때는 제가 유승민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했는데 그때는 일행이 있었어요. 그리고 열흘 동안 한 거기 때문에 여유 있게 했는데 이번에는 나 혼자 단독 자전거 여행이었기 때문에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죠."

- 지난 26일까지 21대 첫 국감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국감을 자세히는 못 봤지만, 밤에 그래도 뉴스를 찾아보니까 이런 식의 국감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감이라는 건 입법부인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하는 건데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또 정책 국감도 아니었어요. 결국 여당은 무조건 정부 편만 들고 야당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서 싸움만 하는 거죠. 특히 증인 채택 안 하려고 하는 여당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요. 야당도 정책이나 대안 국감이 아니고 여당에 그냥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모습만 보이는 게 아닌가 해요. 아쉬움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전거 여행 중에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 ⓒ 김영우 제공

 
"이런 식의 국감은 별로... 정부 편만 드는 여당,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야당"

- 증인 채택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이 뭔가를 가지고 증인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게 없이 증인 신청만 한다고 비판하던데요.
"글쎄요.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추미애 장관 아들 복무 문제라든지 그다음에 라임 옵티머스 관련, 여러 증인은 충분히 채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요."

- 이번 국감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의 난타전이 있었는데.
"이건 국가적인 불행한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은 서로 존중하고 협조해야 하는데, 민망할 정도로 드러내 놓고 싸우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요.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아니고 완전히 정치적인, 권력 갈등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고 또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법 정의가 실현될까, 걱정이 되는데 특히 법무부 장관은 여러 가지 감찰권이나 인사권, 지휘권 이런 걸 너무 남발하고 남용하는 거라는 생각이 좀 들죠. 윤석열 검찰총장도 정치를 앞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상당히 묘한 입장인데 지금은 그런 입장에 서면 안 되고 오로지 검찰총장직에만 모든 걸 걸어야 될 시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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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오마이뉴스

 
- 누구의 책임이 크다고 보세요?
"나는 일차적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잘못이 크고 더 나아가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도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대통령이 인사권자인데 가르마를 잘 타 주지 않고, 지금 계속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주 자의적이고 오만한 장관의 행보에 대해서 아무런 제재라든지 경고를 하지 않고 있어요.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도 무거운 책임이 있죠."

- 국감은 야당의 무대라고들 하죠. 그럼 이번 국감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세요?
"국감은 야당의 무대라고 하지만, 실제론 야당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냥 여당에 대해서 증인채택 안 해 준다면서 그냥 여당에  질질 끌려가고 짜증만 내죠. 오히려 야당이 더 좀 준비해서 여당과 정부를 꼼짝 못 하게 하는 날카로운 정책 질의나 이런 게 부족했죠."

-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는 네 번째 국감이잖아요. 아직도 적응을 못 한 건가요?
"한 9년 동안 여당을 해서 그런지 아직 야당으로서 근성과 야당으로서의 내용은 있는데 효과적인 투쟁력을 갖추지는 못 하고 있어요. 오히려 그냥 예전에 해오던 방식대로만 해오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좀 들어요. 안타까워요."

-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야당은 여당을 공격할 때 여러 가지 내용을 가지고 공격을 해야 되죠. 전체적으로 국민의힘이 국민의 지지를 지금 많이 못 받고 있잖아요. 지지율 면에서 굉장히 한계에 부딪힌 거 같은데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에서 이름도 바꾸고 당의 색깔도 바꿨지만 별로 크게 달라진 건 없지 않느냐는 거죠.

왜냐면 의원 간 토론을 통해서 당이 나아갈 바를 깊이 고민하지도 않았고, 그냥 비대위원장이 하는 몇 마디에 다 따라가는 양태로 하고 있죠. 큰 선거를 여러 차례 졌지만, 이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나 성찰보다는 그냥 외부에 용역을 준 느낌이에요.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은 물론 존재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대위체제 5개월? 김종인밖에 안 떠올라... 국민의힘, 현재로선 미래가 없다"

- 국민의힘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자꾸 국민의힘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어요. 그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고요. 대안이라는 건 정책하고 인물인데, 어떻게 하면 정책과 인물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안 하고 계속 '사람이 없다'고만 하면서 스스로 자포자기한 상태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지 5개월인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5개월 동안 딱 두 가지 이미지가 떠올라요. 하나는 그냥 5.18 묘역 앞에 가서 무릎 꿇은 거 그 이미지 하나 하고, 김 비대위원장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계속했어요. 그런데 과연 당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 (생각해야죠). 예를 들면 만약에 내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면 서울에서도 각 당협에서 각자 서울시장 후보를 만들어내는 경선을 다 치러요.

그렇게 해서 49명이 나오면 그 49명이 다시 또 제2차 경선을 치러서 한 20명 되고 또 20명이 10명으로 줄고 10명이 세 명, 또 한 명으로 하죠. 바닥에서부터 민주적인 방식으로, '미스터트롯'이나 옛날 '슈퍼스타K' 방식으로 해야 관심을 끌 수가 있죠. 그다음에 다선 의원도 지역경선에서 신진 정치세력에 떨어질 수도 있단 말이죠. 그런 게 굉장히 당의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어요. 지금처럼 그냥 처음부터 너무 쉽게, 공천 받을 생각을 하든지 아니면 비대위원장 입맛에 맞는 후보만 고르는 방식으로 하면 저희는 앞으로도 백전백패 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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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반문재인 연대로 무소속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던데요.
"그건 좋다고 봐요. 일단 지금은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의 대통합이 좀 필요하고, 능력 있는 분들이 안에 들어와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기를 기대합니다."

- 조기 전당 대회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거는 현실성이 좀 떨어질 겁니다. 왜냐하면 국회에서는 이제 국감 끝나고 또 예산안 처리하고  내년 4월에 결국 보궐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오히려 비대위가 여러 가지 경선룰을 제대로 잘 정해서 개혁과 도전적인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경선 방식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지금 전당대회를 하면 아마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좀 어렵죠. 더군다나 지금 아직도 코로나 시기 아닙니까. 이런 코로나 상황에서 지난여름 민주당도 코로나 상황에서 치른 전당대회가 굉장히 실패했듯, 지금 국민의힘도 의욕만 앞세울 때는 아니에요.."

- '선거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비대위 체제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비대위 시작할 때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내년 4월까지 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고 본인도 내년 4월까지 한다는 걸 조건으로 시작이 됐기 때문에, 지금 계속 비대위 체제가 진행되는 거 같아요. 지금 비대위 체제입니다만 당 운영은  보통의 당 운영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지금은 김종인 비대위원장만 있지 최고위원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제가 볼 때 당은 너무나 지금 정체되고 침체 돼 있어요. 결국 김종인 위원장 혼자만 있다는 생각이 좀 드는데 이거는 미래가 없는 상황이죠. 이렇게 되면 희망이 없죠."

- 내년 서울 시장과 부산 시장 선거가 있잖아요. 부산은 국민의힘이 이길 거란 전망이 많은데 서울은 반반인 거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나는 지금 (서울시장 선거 승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민주당은 후보를 낼 것 같아요. 그런데 국민의힘이 꼭 유리한 것은 아니에요. 왜냐면 지금 국민의힘이 비전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도 그렇고 아직 사람도 그렇고 이것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내가 아까 말한 대로 철저하게 경선방식 그것도 1차 2차 3차에 걸친 경선방식을 통해서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서 후보가 된 사람이 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거예요."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주 탈당했잖아요.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금태섭 전 의원은 여당 내에서 야당 역할을 해온 양심적인 정치인이에요. 그 정도의 소신이라면 앞으로 큰 정치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누구든지 철저하게 경선을 치러야 합니다. 예외가 있어서는 안 돼요. 그래야 경쟁력이 생기고 정치인으로서 맷집이 생깁니다."

"금태섭, 국민의힘 오면 경선 치러야... 문 대통령 시정연설, 실망했다"

- 28일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은 어떻게 보셨어요?
"아주 크게 실망했어요. 왜냐하면 일단 지금 시민들이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문제 전셋값 폭등 문제에 대해서 그냥 '기필코 전셋값 잡겠다', '부동산 문제 해결하겠다'라는 말은 하지만 방법은 전혀 거론되지도 않았죠. 또 대통령은 결국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고의 책임이 있는데 우리 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군한테 피살된 거에 대해서도 그냥 어렴풋하게 사망 사건이란 표현을 쓰면서 북한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이 그냥 평화 체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만 막연하게 했어요.

그것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굉장히 안이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평화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정말 나라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서만큼은 군 통수권자로서 좀 더 확실하고 확고한 그런 입장을 취해 주기를 기대해요. 또 하나는 그제(28일) 청와대 경호원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몸수색까지  했는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법원이 29일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 벌금 170억, 추징금 57억8천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사법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정치보복이라 생각합니다. 이명박 전 전 대통령에게 17년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 아직 최종선고가 남아있지만, 현재로서 20년 징역형인데 이건 너무하잖아요. 법이 살아있고 제대로 된 법치 국가가 되려면 (이전 권력자보다는) 살아있는 권력 실세들에게 가혹해야 하는데 그건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합니다. 주로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유난히 가혹해요. 그럼 누가 대한민국은 법을 잘 지키는 깨끗한 나라라고 할까요? 그냥 정권이 바뀌면 정치보복 하는 나라라고 생각하죠. 안타깝습니다."
#김영우 #국민의힘 #국감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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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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