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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의 반격 "결론에 짜맞춘 수사... 표창장은 30분 걸려도 위조 불가"

[33차 공판] 막말 오간 법정... 재판부의 질문 "표창장 제작했다는 사람은 없는 거냐"

등록 2020.10.29 18:42수정 2020.10.2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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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경심 피고인의 재판은 검찰의 전무후무한 공소권 행사였다."

결심 기일을 1주 앞둔 29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서 서증조사를 진행한 정 교수 측은 약 5시간 동안 이전까지의 검찰 논리를 종합해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번주 월요일부터 이날 재판 직전까지 약 70개의 증거자료를 추가 제출하기도 했다. 

시작은 증거 수집과정에서의 위법성에 대한 주장이었다.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정경심 피고인은 조국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날 소환 조사도 받지 않고 공소사실 만료를 이유로 전격 기소됐다"면서 "이 사건 증거 절대 다수는 피고인과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 신상털기 식의 압수수색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이 몇차례 변경된 것을 두고 "결론에 짜맞춘 수사였다"고 꼬집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말과 조민의 표창장만 보고 구체적인 범죄 사실도 조사하지 않은 채 미리 결론 내고 수사했던 것 아닌가. 이후 결론에 짜맞춰 해오다 안 되니까 공소장을 변경했던 것 아닌가. 무리하게 기소하고 수사가 진행돼온 과정에서 일어난 '예고된 참사'라는 게 저희 변호인단 의견이다." 

HWP냐, PDF냐... 이번엔 변호인 측이 표창장 위조를 시연하다

이후 정 교수 측은 주요 혐의인 '동양대 표창장 위조' 부분을 놓고 주장을 펼쳤다. 지난 기일에는 검찰이 표창장 위조를 시연했다면, 이번에는 정 교수 측 변호인이 표창장 위조 가능성을 입증하고자 법정에서 출력 과정을 선보였다. 

정 교수 측은 지난 기일 검찰이 표창장 위조를 시연하며 "30초면 끝난다"고 한 것을 들어, '30초 30분이 걸려도 표창장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문구를 화면에 띄웠다. 이후 정 교수 측은 법정에서 표창장 파일을 출력했는데, 지난 기일에 제출된 검찰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동양대 마크와 총장 이름이 겹치는 등, 정상적인 형태의 상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양측 출력물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서로 출력한 파일 형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교수의 위조 파일을 한글(HWP) 파일로 보고 이를 출력했다. 반면, 변호인은 검찰이 압수한 컴퓨터 속 표창장 PDF 파일을 근거로 제시하고, 막상 해당 파일을 출력해보니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다. 컴퓨터에서 발견된 파일은 표창장 위조 근거가 되지 못 한다는 취지다.

김 변호사는 "조민 표창장 2012-2.PDF 파일의 여백을 조정해서 출력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 PDF 파일은 아래한글 프로그램처럼 여백을 조정해서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관련 증거를 종합해 "2012-2.PDF 파일은 압수된 조민씨 표창장의 원본 파일이 아닌 게 명백하다. (최종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시연 표창장도 반박... "실물과 다르다"

검찰이 표창장 위증을 입증하기 위해 시연한 상장 출력물도 반박했다. 압수된 실제 표창장과 검찰이 시연해 출력한 표창장을 비교했을 때 글자 굵기와 글자 진함 정도에서 명백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관련 증거로 3개의 표창장 사본을 제시했다. 검찰이 시연한 표창장 -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압수한 조씨의 실제 표창장 사본 순서였다. 김 변호사는 "육안으로만 봐도 표창장 본문 글자와 하단 부분에 있는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 글자 부분의 진함 정도가 (압수된 사본과) 현저하게 차이난다"고 말했다.

또한, 압수된 정 교수 컴퓨터에서 발견된 '총장님 직인.JPG' 파일과 검찰이 정 교수 아들 조아무개씨의 상장 부분에서 캡처한 파일에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 이름과 직인 부분만 딴 파일 두개를 비교했을 때, 검찰 파일에 일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스캔해서 자른 파일은 글자 주변이 깔끔한데, (정 교수 PC에서 확인된) '총장님 직인.JPG' 파일은 옆에 번지는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김 변호사는 검찰이 캡처한 파일의 품질값과 압수된 '총장님 직인.JPG' 파일의 품질값이 다른 것도 근거로 언급했다. 검찰이 제출한 파일은 품질값이 100인데 압수된 파일의 품질값은 75라는 것을 들어 "두 개 모두 JPG 형식은 같으나 품질값이 다른, 전혀 다른 파일"이라고 말했다. 

검찰 "문해력 떨어지는 거 아니냐" - 재판장 "그런 표현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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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변호인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안성민 검사는 "PDF 파일이라도 여백을 조정해서 출력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 (방법을)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이 언급한 '품질값'과 관련해서도 "문서 확대 비율만 바꿔도 픽셀값이 달라진다"면서 "픽셀값은 결과값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반박했다.

강일민 검사는 변호인이 지적한 표창장 본문 글자 농도 차이와 관련해 "프린터 상태에 따라 잉크가 분산되는 정도가 다르다"라며 "기본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강 검사는 "지금 변호인이 비교대상으로 제시한 게 부산대 의전원에 가서 복사한 사본이다. 그래서 비교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면서 "비교하고 싶다면, 정경심 피고인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원본 표창장을 가져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인과 검찰의 대립은 더 격화됐다. 검찰은 변호인이 오전 서증조사에서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제출한 분석보고서를 두고 '허위성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을 언급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해당 보고서를 두고 "피고인의 유죄 심증을 전제로 억지로 끼워 맞춘 내용들이 다수 발견된다. (중략)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날짜 또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날짜로 보고서에 담았다"면서 "저희는 이것을 허위공문서작성죄로 보고, 보고서 작성자가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강일민 검사는 본인이 이전 재판에서 날짜 오기된 부분을 정정해서 말했다고 주장했다며, 김 변호사를 향해 "기억력·문해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비난을 가했다.

임정엽 재판장은 곧장 "그런 표현을 쓰지 말라. 주의드린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럼에도 공방이 지속되자 임 재판장은 "양측이 PDF 여백조정을 비롯해 기술적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주장만 내지 말고 객관적 전문가의 확인서를 2주 안에 내달라. 더이상 법정에서 논쟁하지 마라"고 정리했다.

재판부의 두가지 질문

이날 임 재판장은 정 교수 측 변호인단에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질문은 "변호인 측이 굉장히 많은 동양대 관계자들을 만난 것 같은데, 누구도 내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서 이걸 작업했다고 한 사람은 없는 거냐"는 것이었다. 변호인 측은 재판부의 질문에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조민씨 표창장 직인의 모양이 늘어났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에 대한 변호인 측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정엽 재판장은 최종적으로 "검찰은 이것을 두고 직인을 늘린 모양이다, 직인을 직접 찍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변호인 측은 위조된 건지 변형된 건지 모른단 주장이다"라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다음달(11월) 5일 결심공판과 이후 선고 기일에 방청 인원이 다수 몰릴 것을 대비해 추첨 방식으로 방청권을 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증거가 늦게 제출된 점을 고려해 다음달 12일까지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서를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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