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할 때마다 건강함에 감사... 100회 넘어 200회가 목표"

30년간 사람 살리는 헌혈 이어가고 있는 이재철 교사

등록 2020.10.22 17:52수정 2020.10.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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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출신 이재철 교사는 30년 가까이 헌혈을 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장기화된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헌혈자들이 줄어들면서 혈액 수급도 어려워졌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혈액보유량은 4.0일분이다. 이는 혈액수급위기단계 중 관심 단계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30년 가까이 한결같이 헌혈에 동참한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학생 때부터 쉰을 앞둔 지금까지 헌혈을 해온 용인 이동읍 출신 중학교 21년차 이재철(49) 교사다. 이 교사는 꾸준하게 헌혈에 참여해 72번째 헌혈을 앞두고 있다. 헌혈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건강함이 뒷받침 돼야 하고 당일 최상의 몸 상태여야 한다.


이 교사는 30여 년 전 태성고등학교 재학중 처음으로 헌혈하러 갔다가 저혈압 때문에 퇴짜 맞은 경험이 있단다. 건강 염려도 들었지만,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 교사는 대학생이 된 이후 다시 헌혈의 집을 찾았고, 그때 첫 헌혈에 성공했다. 

"대학시절부터 정상적인 헌혈이 가능하게 됐어요. 그 이후부터 건강관리 겸 건강함에 대한 감사함으로 꾸준하게 헌혈을 한 것 같아요."

우연찮게 시작한 헌혈은 71회까지 하게 됐고 그 가운데, 20대 때 처음 한 성분헌혈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는 이 교사. 일반적인 헌혈은 전혈로 2개월 후에나 다시 할 수 있다. 하지만 혈액 가운데 일부 성분만을 분리해 채혈하는 성분헌혈은 2주 후에 다시 할 수 있고, 방식도 전혈과 다르단다. 혈장이나 혈소판을 빼고 나머지 혈액을 몸속으로 되돌려 줄 때의 기분이 독특했다고 그는 떠올렸다.

"기계에서 필요한 성분을 빼내고, 나머지 성분을 다시 몸속으로 집어넣는다는 게 신기했어요. 할 때 기분도 좀 이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주 후에 다시 할 수 있어서 몸에 덜 무리가 간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헌혈 인증 팔찌를 차고 있는 이재철 교사 ⓒ 용인시민신문


첫 헌혈엔 실패했지만, 이후 꾸준하게 헌혈한 그는 할 때마다 건강한 몸 상태가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단다. 이와 함께 기념품으로 받은 영화표로 아이들과 함께 영화 관람을 하러 갈 때 뿌듯함은 배가 됐다.

"아이들한테 '헌혈로 받은 영화표'라고 말해주면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져요. 그럴 때 헌혈하길 잘했다고 느껴요."


수십 년간 헌혈에 동참한 그는 점점 줄어드는 헌혈자 소식이 안타깝기만 하다. 헌혈 장려를 위해서는 헌혈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개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헌혈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만들어 설명하고, 헌혈 수량이 얼마나 되고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몇 해 전에 '헌혈자의 혈액을 저렴한 기념품으로 사들여 제약회사에 비싸게 팔아넘긴다'는 기사를 보고 저도 몇 년간 헌혈을 중단하기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헌혈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는 게 헌혈자를 늘리는 방법 중 하나일 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헌혈도 예약이 필수다. 이에 주로 주말에 헌혈 하러 간다는 이 교사는 지난달 26일에도 헌혈에 동참했다.

"791번째로 '헌혈 명예의 전당'에 오른 최다 헌혈자분은 존경 그 자체죠. 전 그저 건강하게 100회를 넘기고 가능하다면 200회를 넘기길 바랄 뿐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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