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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사태, 여당과 대통령 이상직에게 모든 책임 물어야"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 14일 자로 대량 정리해고 통보..."이상직 탈당은 꼬리자르기"

등록 2020.10.07 17:17수정 2020.10.0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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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 지부장과 김정남 아시아나KO 지부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여당이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이스타항공 사태를 더이상 방관하지 말고 이상직 의원에게 모든 사태의 책임을 묻고 체불임금과 고용유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

오는 14일 자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 지부장이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인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사무실 앞에서 외친 말이다.

그는 "이상직 의원 탈당을 더불어민주당은 반기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을) 윤리감찰단에 회부하기 위해 조종사노동조합에 찾아와 사태를 해결할 듯 모든 자료를 가져가놓고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셀프 꼬리자르기와 책임회피를 했다"라고 성토했다.

실제로 지난 9월 24일 이상직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가 어찌됐든 임금 미지급 및 정리해고, 기타 저와 제 가족들에 대한 문제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는 말과 함께 탈당을 선언한 후 이 의원에 대한 민주당 차원의 윤리감찰단 조사는 중단됐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23일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당 윤리감찰단이 굉장히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감찰 결과 보고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해) 판단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타항공 사태, 정부와 여당 책임 분명"
 

이낙연 지역사무소 찾아간 이스타항공조종사-아시아나KO 조합원 “정리해고 사태 방관하지 마라” ⓒ 유성호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정부와 여당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긴급운영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자구노력을 심사하는 등 인수합병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면서 "과정에서 악의적인 임금체납과 운항중단을 묵인했고, 부정축재와 세금탈루 혐의 고발, 임금체불 진정, 4대보험료 횡령 고발 등에 대해서도 수사도 처벌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정부 등 주요기관에서) 이스타항공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을 내세워 상황을 호도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2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이날 노조의 발언은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었다.

노조가 공개한 이스타항공 연도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014년 2701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영업이익만 따져도 131억 원에 달했다. 이후 2016년 3797억 원, 2017년 4928억 원, 2018년에는 5664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또 코로나19사태가 발발한 지난 2월에도 운항승무직 스무 명과 일반직 두 명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했던 영업이익은 2019년 794억 원 손해를 본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46억 원이 감소한 5518억 원을 기록했다. 노조는 "매출이 전년 대비 2.6% 감소했을 뿐인데, 마이너스 793억 원의 적자를 보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회계조작의 가능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이상직 의원 일가는) 사법적으로 법을 위반한 게 명명백백해서 고용노동부 등 정부의 힘을 빌려 쉽게 사태가 해결될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수개월이 지난 지금 노동자만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M&A와 손장난으로 수백억 원의 이익을 볼 때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도박판 노름꾼들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낙연 대표를 향해 "왜 노동자들만 이렇게 피해를 봐야 하냐"면서 "이낙연 대표 본인이 이러한 자본가들의 뒷배가 된 것 아니냐. 입만 벌리면 (이스타항공 사태를) 엄중히 지켜본다고 하는데, X소리 하지 말라"라고 비판했다. 

지난 9월 7일 이스타항공 측은 재매각 성사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는 14일자로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스타항공은 M&A 추진 전까지 직원 규모가 1700여 명에 달했던 회사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시아나KO노동조합도 함께 했다. 아시아나KO 노조는 "8월 10일 인천지노위가, 18일에는 서울지노위가 해고노동자 5명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지만 사측은 악의적으로 불복하고 두 달째 복직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 당국은 복직이행 판정을 거부하는 악질 기업에 대해 가능한 행정 조치를 미루고만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KO노동자들은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복직투쟁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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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 지부장과 김정남 아시아나KO 지부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여당이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이상직 #이낙연 #이스타항공 #아시아나 #동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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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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