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무 전역 후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삼성 강한울 ⓒ 삼성라이온즈
2020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는 8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124경기를 치러 20경기만을 남겨둔 삼성은 5위 두산 베어스에 11.5경기 차로 멀리 뒤처져 있다. 삼성의 시선은 현실적으로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막판 삼성의 위안거리 중 하나는 내야수 강한울의 맹활약이다. 2014년 원광대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그는 2016시즌 종료 뒤 삼성으로 이적했다. FA 자격을 취득한 최형우를 KIA가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서 강한울이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KIA가 대졸 3년 차 시즌을 마친 가운데 병역을 필하지 않은 강한울을 보호 선수 20인에서 제외한 것이다.
KIA에서 3시즌을 보내는 동안 강한울은 매해 100경기 안팎을 소화하며 상당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홈런이 3년 동안 전무한 가운데 타율 0.280과 OPS 0.7 중 하나라도 넘어선 시즌이 없었다.
홈런이 없어 소위 '똑딱이'로 분류되었지만 그렇다고 타격의 정교함을 입증한 것도 아니었다. 매해 실책을 10개 이상 기록해 수비도 확실한 안정감을 심어주지도 못했다. 강한울은 삼성으로 이적해 2시즌을 뛰고 2018시즌 종료 뒤 상무에 입대해 병역을 이행했다.
지난 8월 말 상무를 전역해 삼성에 복귀한 강한울은 곧바로 1군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애당초 상무 전역자 중 즉전감으로 손꼽힌 것은 심창민(삼성)과 양석환(LG)이었다.
▲ 삼성 강한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 삼성 강한울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9월 10일 1군에 합류한 강한울은 21경기에서 타율 0.355 1홈런 7타점 OPS 0.842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9월 25일 잠실 두산전에는 4회초 유희관을 상대로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려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프로 7년 차 1545타석 만의 대포로 KBO리그 역대 타자 중 가장 많은 타석 이후 첫 홈런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되었다.
지난 1일 대구 kt 위즈전에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데뷔 첫 끝내기의 감격도 맛봤다. 이래저래 '최초'가 많은 강한울이 현재 가장 강렬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고 풀이된다. 유격수와 3루수 수비에서도 아직 실책이 없이 안정적이다. 놀랍게도 올해 상무 전역자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심창민도, 양석환도 아닌 강한울이다.
물론 출장 경기 수가 많지 않아 강한울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인플레이 시의 타율을 나타내는 BABIP이 0.429로 매우 높아 현재 그에게 어느정도 행운이 따르고 있음이 드러난다. 향후 BABIP과 함께 타격 지표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내년에 강한울이 주전 유격수를 차지할 것이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풀 타임을 소화할 경우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 삼성 복귀 후 아직 실책이 없는 강한울 ⓒ 삼성라이온즈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 이학주의 심각한 부진 속에서 박계범, 김지찬 등이 유격수로 나섰으나 공수에 걸쳐 신뢰를 심어주지는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한울이 가세해 치열한 내부 경쟁 구도를 만든다면 삼성의 내야진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긍정적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강한울에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단발성 활약에 그치지 않고 시즌 종료 시점까지 강한울이 질주를 이어가 내년 주전 확보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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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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