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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주 만에 아이를 싹 바꿔놓은 '오은영 마법'의 비밀

[TV 리뷰]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를 응원하며 시청하는 이유

20.09.17 08:52최종업데이트20.09.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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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 새끼>)는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단비같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시청하며 펜과 노트를 준비하는 시청자들이 많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이 전하는 육아의 팁과 메시지는 무엇일까.
 
<금쪽같은 내 새끼>는 사실 과거 큰 화제를 모았던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비슷한 포맷이다. 아이 대신 개가 등장하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나 KBS 2TV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도 떠오른다. <금쪽같은 내 새끼>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등장하고,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전문가가 아이 행동의 원인을 찾아 알려준다. 이후 아이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맞춤형 처방을 내린다. 부모가 열심히 처방대로 실천을 한다. 2주 뒤, 아이가 달라져 있다!
 
익숙한 포맷이지만, 알면서도 볼 때마다 놀라는 건 소아정신과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처방으로 아이들이 짧은 기간 안에 감쪽같이 달라져서다. 이런저런 정신질환을 앓으며 오랜 기간 병원에서 치료받는 성인 환자들 입장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잘못된 행동이나 사고 패턴으로 긴 세월을 보내지 않은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처방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 박사가 방송에서 내리는 처방은 의학적 치료를 최대한 배제한다. 그렇다고 추상적이거나 말뿐인 위로의 수준에 그치지도 않는다. 아이의 행동 교정을 정조준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처방이 주를 이룬다.
 
울면서 떼를 쓰는 아이를 설득하기 위해 엄마가 아이보다 더 많은 언어로 대화를 시도하다 처음의 갈등이 또 다른 싸움으로 확전되던 가정이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가 열 단어 이내로 짧게 지시하도록 하는 '단호박 지시법'을 처방으로 내린다(2화). 이성적 설득을 위한 엄마의 많은 말들이 아이에게 일종의 '자극'이 되어 자꾸 다른 싸움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정말로 선택권을 부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짧게 지시를 하고 아이와 더 이상의 싸움은 하지 않는다. 2주 뒤, 아이는 떼를 쓰지 않게 되었다.
 
스마트폰 중독 증상을 보이며 스마트폰을 못하게 할 경우 흥분하며 괴성을 지르던 아이에게는 '무브무브대근육운동'을 처방으로 내린다(7화). 짐볼 위에 앉아서 하체와 코어 등 대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최대한 천천히 하는 것이다. 아이가 각성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 자기 몸과 마음을 조절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운동요법으로 자기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고기를 먹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입 자체가 또래에 비해 매우 작고 촉각이 예민한 것을 간파하고 고기를 잘게 잘라서 먹이는 처방을 내린다(3화).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질식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아이가 입이 작고 촉각 기관이 발달한 경우 크고 질긴 고기가 입에 들어올 때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고기를 작게 잘라주자 바로 고기를 맛있게 먹게 되었다.
 
오은영 박사의 이 같은 처방들로 아이들은 2주 뒤 크게 달라졌다. 문제가 되던 행동이 아예 사라졌거나 많이 완화되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부모가 이렇게 조금만 노력해도 금세 바뀐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살아낸 부모들의 습관이다.
 
성인이 자신의 관계 맺기 방식이나 언어 습관을 고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흔히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들 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옛 속담은 육아로 힘든 부모와 그 자녀 모두에게 뼈아픈 말이다.
 
부모가 달라져야 아이도 달라진다
 
하지만 방송 출연을 결심한 부모들의 마음 역시 보통은 아니었을 게다. 어찌 보면 방송에 출연한 것 자체가 전 국민에게 금쪽같은 우리 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선언은 의지를 다지는 힘이 있다.
 
선언에 그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부모들은 카메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제가 아이에게 저렇게 하는지 몰랐어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객관화의 시작이다. 전문가의 처방을 듣기 전에 먼저 자신의 문제를 아프게 깨닫기도 한다.
 
방송에 출연한 이후에도 부모들은 본인이 출연한 방송을 돌려보며 자신의 대화 습관을 점검하고, 전문가의 처방을 복습하며, 풀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방송이 가진 힘이다. 방송에 출연한 부모들의 용기 덕에 방송을 시청하는 우리들 역시 자신과 자기 자녀들을 되돌아볼 수 있다. 이 방송이 가진 미덕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 속 모든 처방의 밑바탕에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따뜻한 사랑이 깔려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깊고 큰 사랑을 먹고 자란다.' '아이는 몸이 크듯 마음도 자라야 한다.'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가 자주 하는 말이다. 부모가 달라져야 아이도 달라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달라지면 우리 사회도 달라질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청하는 이유이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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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 반려견 '라떼'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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