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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피 끓는' 건, 모험 감수 뇌 부위가 먼저 성숙하는 탓

위험 회피와 안정 추구 담당하는 뇌 조직은 뒤늦게 발달해

등록 2020.09.15 10:25수정 2020.09.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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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 스포츠'로 불리는, 부상의 확률이 높은 운동 종목들이 있다. 예를 들면 모터크로스, 익스트림 스키 같은 운동들인데, 위험천만한 이런 스포츠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층이라는 점이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사춘기나 새파랗게 젊은 시절을 두고, 흔히 '피가 끓는' 시기라고들 말한다. 인생 전반을 감안할 때 가장 과감하고 모험을 두려워 하지 않는 성향을 보이는 때인 까닭이다.
 

모터 크로스. 부상 위험이 큰 대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젊은이들이 특히 즐기는 편이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델라웨어 대학 생의공학 연구팀은 최근 의료진단장비인 MRI(자기공명장치)와 유사한 MRE라는 장치를 활용해, 젊은 연령층에서 피가 끓는 현상이 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봤다. MRE는 뇌조직 등이 얼마나 말랑말랑한지 혹은 딱딱한 편이지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다. 

실험 대상 청소년들은 모두 40명으로 이 대학 커티스 존슨 교수팀은 이들의 뇌를 MRE로 스캔했다. 평균 나이는 13.4세인 이들의 뇌가 부위별로 예컨대 만 30세 이상인 성인들과 성숙도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해 보기 위해서였다.

스캔 결과 사춘기 연령층의 뇌는 부위별로 발달 정도가 성인과 다르며, 또 청소년 개개인별로도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뇌의 부위별 발달 정도의 차이가 사춘기 혹은 20대 청년층 등에서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는 '혈기'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윙수트 비행. 날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윙수트를 착용하고 비행기나 절벽 등에서 낙하 비행을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이다. 젊은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경향이 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모험을 추동하는 부위와 위험을 회피하는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가 따로 있는데, 사춘기 연령대에서는 모험을 부추기는 부위가 더 먼저 성숙한다는 것이다. 모험심이 발동하더라도,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이 있는 원숙한 성년들과는 다른 판단을 사춘기나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내리곤 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 청소년들의 모험심 정도를 알아보기 이런저런 과제를 제시했다. 예를 들면 터지지 않을만큼 최대한 풍선을 불게 한다든지, 혹은 컴퓨터 상에서 교통신호등이 노란 불일 때 충돌 위험성을 무릅쓰고 그냥 교차로를 지나치게 차를 모는지 등을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보다 모험적인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일수록 위험을 감수하는 뇌부위가 상대적으로 더 성숙해 있었고, 안정 추구를 담당하는 뇌부위는 덜 발달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마다 뇌 부위별 성숙도는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원숙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사과정학생인 그레이스 맥일베인은 "뇌 부위는 말랑말랑하다가 성숙하면서 서서히 딱딱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젊은층들의 경우 통제력을 담당하는 뇌부위는 여전히 원숙한 성인에 비해 말랑말랑한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자폐증처럼 특이한 뇌 작동 메커니즘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모험심과 통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탄성 정도를 측정,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험 #안정 #뇌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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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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